최근 연거푸 두어 권의 심리학 관련 책을 읽었다. 하나같은 주제는 ‘누구나 겪는 어린 시절의 상처가 무의식중에 기억에 남아 인격 형성에 영향을 주고, 성인이 된 후의 심리에 영향을 끼친다.’라는 내용이었다. 심리학의 최고봉으로 지목되는 프로이트의 이론을 기반으로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공감과 깨달음을 경험했다. 우선은 나를 주인공으로 두고 그 이론에 대입해 보고 과연 타당하다고 생각했다.책을 집필한 심리학자들은 어린 시절에 경험해 마음 깊이 묻어둔 상처를 찾아내 치유해야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고, 앞으로 삶
2000년대 이후 늘어나기만 하던 골프 인구가 2023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 현상을 놓고 스포츠 레저 연구자는 그 관점에서 해석을 내놓고, 사회학자나 경제학자는 그 분야의 관점으로 무슨 의미가 있고, 어떤 시사점이 있는지 분석한다. 심리학자도 심리학적으로 어떤 해석이 가능한지 의견을 제시한다. 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고 타당하다.레저산업 연구자는 최근 수년간 신규 골프장 개장이 없고, 회원제 골프장 일부가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하는 등의 시장변화에서 원인을 찾아냈다. 경제학자와 사회학자는 국민 1인당 GDP 2만 달러에
사회는 늘 사회문제를 안고 있다. 사회문제란 개인이 풀 수 없어,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합심해서 풀어야 할 과제이다. 시대에 따라 양상은 바뀌지만, 사회문제가 없던 때는 없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도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갖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사회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특징을 갖는다. 그래서 인내심을 갖고 중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해결에 나서야 한다.지금 우리가 직면한 사회문제는 무수히 많다. 그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인구절벽이다. 세계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저출생과 그로 인한 인구감소
온 국민이 근검절약을 미덕으로 여기고 살던 때가 있다. 아끼고 모아서 풍요로운 내일을 위한 자산을 마련해야 한다고 굳게 믿었다. 모든 물자가 부족한 시절이었지만, 그 와중에도 소비를 줄여 최대한 아끼고 모았다. 불과 한 세대 전인 30년 전의 상황이다. 당시의 상황은 정부가 절약을 강조한 것도 맞지만, 빈곤 속에 살아가던 국민이 자발적으로 절약에 나섰다. 풍요롭지 못했으니 마음껏 소비할 수 없었고, 아끼는 게 당연했다. 절약은 미덕이었고, 모두의 생활 속에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불과 30년 사이 세상은 너무도 변했다. 모든 게 풍족
대전의 가장 상징적 공간 중 한 곳이 대전역이다. 대전은 경부선 철도가 개통하면서 생겨난 도시로 대한민국 철도의 중심이다. 그 영향으로 전국 5대 도시가 되었다. 대전을 방문하는 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대전역이다. 그래서 대전역은 단순한 역 이상의 가치가 있다.그런 대전역의 간판이 너무 초라하다. 규모가 너무 작고 역사(驛舍)의 중심에서 벗어나 좌측 구석에 있다. 어쩌다 지금의 위치에 자리 잡게 됐는지 알 수 없으나 대단히 부적절하다. 왜 역사의 중심부에 돋보이게 만들지 않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왜 그렇게 작게 만들었는지도
한국인의 급한 성격은 세계에 소문이 났다. 웬만한 외국인은 ‘빨리빨리’라는 한국어를 알고 있을 정도다. 무언가를 서두르고 신속하게 처리하려는 성향은 한국인의 국민성으로 굳어진 듯하다. 외국에 가보면 우리가 얼마나 빨리빨리 문화에 젖어있는지 실감하게 된다. 이런 한국인의 속도문화는 행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문제 해결에 관한 판단에서도 나타난다.사회 전체가 놀랄 큰 사건이 발생하면 온 국민이 들끓는다. 그러면서 성급히 법과 제도를 바꾸고, 양형을 강화해 문제점을 없애야 한다는 여론을 형성한다. 하지만 한 번만 더 곱씹어 생각해보면
나는 얼마나 자주적인 사람인가 생각해보았다. 내가 얼마나 내 가치관에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점검해보았다. 과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 내가 가치를 두는 일에 매진하고 있는지 평가해보았다. 남들이 인정해줄지 몰라도 스스로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었다.적어도 내 의지대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주위에서 지켜본 사람들과 견줄 때 비교적 내 의지에 충실할 뿐 근본적으로는 나 역시 세상의 굴레와 억압을 과감히 집어 던지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음을 인정한다. 그것은 생각같이 쉬운 일이
중국인이 5000년 역사를 통틀어 가장 존경하는 황제와 가장 혐오하는 황제가 일치한다. 같은 황제지만 가장 존경받기도 하고 가장 원망받기도 한다. 그는 춘추전국시대의 종말을 고하고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제 영정(嬴政)이다. 현재의 중국은 국토면적이 유럽대륙 전체면적과 비슷하고, 인구는 2배에 달한다. 그래서 중국을 그냥 중국이라고 하기보다는 ‘중국 대륙’이라고 칭한다. 하나의 국가지만, 대륙급 국토와 인구를 보유했기 때문이다.진시황제가 혼란의 전국시대를 통일하기 이전 중국은 수십 개의 나라로 쪼개져 있었다. 지금의 유럽과 같이
중고생 시절 세계사를 배우면서 ‘시민혁명’을 접했다. 시민계급이 형성되면서 그들이 주도하여 왕정을 무너뜨리고 시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를 이루어냈다고 들었다. 처음 ‘시민’이란 말을 접했을 때는 의문을 가졌다.수업의 맥락상 그저 ‘행정구역이 광역시나 일반시인 시(市)에 사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님을 느꼈다. 뭔가 다른 뜻이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굳이 질문하지 않았다.꼭 꼬집어 무슨 의미라고 규정하지는 못하겠지만, 대충 어떤 뜻을 가진 용어라는 생각은 했다. 단순히 군에 사는 군민, 구에 사는 구민의 상대개념으로 ‘시에 사는 사람
트로트 오디션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만나는 사람들 상당수가 오디션 프로그램을 주제로 이야기를 꺼낸다. 하나같이 그 매력과 재미에 푹 빠져 있음을 실감한다. 그 인기 높은 프로그램을 제대로 시청하지 않았더니, 이야기에 끼어들 수가 없다.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 취급을 당한다. 가히 신드롬이라고 할만하다.오디션 프로그램이 폭발적 인기를 누린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꽤 오래전에도 신인가수를 선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몇 차례 있었고, 그때마다 폭발적 인기몰이했다. 하지만 최근 트로트를 주제로 진행된 오디션은 이전의 어떤 프로그램과
현 정부 들어 부쩍 ‘자유’를 강조한다. 특히 대통령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늘 자유를 수호하겠다고 힘주어 말한다. 민주주의를 말할 때도 늘 앞에 ‘자유’를 붙여 ‘자유민주주의’라고 말한다. 굳이 민주주의를 말하며 꼬박 자유라는 말을 붙여 강조하는 이유가 무얼까. 처음에는 무심코 듣다가 워낙 자주 ‘자유’를 운운하니 그 의미가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처음에는 ‘신체적 자유’, 또는 ‘정치적 자유’를 떠올렸다. 그렇게 해석하려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뭔가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없었다. 적어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신체적, 정치적 자유를
대한민국의 ‘교육열’은 세계 최고라고 이미 만방에 소문이 났다. 우린 최단기간에 가난을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이루어내 세계 모든 나라가 부러워하는 국가가 되었다. 이 모두가 교육의 덕이라고 우리는 굳게 믿고 있다. 그래서 한국인의 교육에 대한 신념은 다른 어느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견고하다. 이런 구조 속에 대한민국에서 세계 최초로 ‘교육열’이란 말이 생겨났다.그러나 ‘교육열’이란 용어의 뜻을 살펴보면 교육에 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참으로 많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교육열은 대단히 긍정적인 말처럼 느껴질지 모르나,
코로나 대유행은 우리 삶에 엄청난 변화를 안겨 주었다. 생활이 바뀌면서 문화가 바뀌었다고 보면 된다. 꼬박 3년이란 긴 세월을 코로나와 함께 보내며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다. 처음 변화가 시작되면 불편하고 어색해서 견디기 어렵지만, 이내 익숙해지고 적응하면 오히려 새로운 것이 편하다고 느낀다. 코로나 속에 살아온 지난 3년은 아주 오랜 세월 굳어진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켰다. 부지불식 간에 우리의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반드시 얼굴을 맞대고 한자리에 모여야 가능하다고 여겼던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될 때 교사와 학생 모두
인간이 생활 속에 만들어 내는 것을 문화라고 한다. 그러니 인간이 하는 짓 중에서 문화가 아닌 것이 없다. 문화란 말은 인간의 행위를 일컫는 어느 말 뒤에 붙여도 자연스럽다. 밥을 먹는 것은 식문화이고, 집에서 사는 것은 주거문화이고, 옷을 입는 것은 의류문화이다. 노는 것은 놀이문화고, 일하는 것은 노동문화다. 술을 마시는 것도 당연히 문화여서 이를 음주문화라고 말한다.음주문화는 유행을 탄다.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2차, 3차 몰려다니며 새벽까지 술을 마시는 일이 다반사였지만, 그런 문화는 시나브로 사라졌다. 술을 마시고 나면
학생이 교사를 대상으로 폭언 또는 폭행을 행사하거나 수업을 방해하는 행동을 하여 이것이 언론에 노출되면 온 나라가 들끓고 온 국민이 분노한다. 그러면서 ‘교권침해’의 심각성을 지적하는 보도가 이어진다.이 언론 보도를 접한 국민은 혀를 차며 “어쩌다 세상이 이 지경이 됐느냐?”고 한탄한다. 대개의 뉴스에서는 “학생 인권 때문에 교권이 무너지고 있다.”라고 말하는 교사나 교원단체 관계자의 인터뷰가 나온다.이 같은 뉴스를 시청하면서 나도 남들과 똑같이 분노한다. 하지만 일반 대중과는 조금 다른 나만의 시각으로 상황을 바라본다. 우선은 이
우리 사회 내 모든 조직은 구성원에게 끊임없이 혁신을 요구한다. 그러다 보니 하루가 멀다고 듣는 말이 ‘혁신’이다. 비슷한 말로 ‘개혁’이 있지만, 양자 간의 분명한 차이는 있다. 개혁이 구조의 변화를 지칭하는 것이라면, 혁신은 질적 변화를 일컫는다.굳이 구분하자면, 개혁은 표면적이고 혁신은 내면적이라 할 수 있다. 혁신은 정신을 뜯어고치는 것이니 개혁보다 본질적인 변화이다.변화를 말하면서 반드시 한자 ‘가죽 혁(革)’을 사용한다. 가죽을 의미하는 혁(革)은 털이 나 있는 짐승의 껍질에서 털을 벗겨내고 무두질이란 가공 과정을 거쳐
모여 앉으면 대통령 타령이다. 나무라고, 흉보고, 쌍욕도 마다하지 않는다. 대통령 욕하고 나무라는 것은 시간 불문, 장소 불문이다. 사상 최악의 지지율을 보이는 현 윤석열 대통령만 유난히 욕을 먹는 것은 아니다. 이전 대통령들도 욕먹기는 마찬가지였다. 문재인 집권기에는 문재인을 욕하고, 박근혜, 이명박 집권기에는 그들을 욕했다. 인터넷을 통해 개인방송을
‘~뽕’은 뭔가에 홀리게 하는 강한 힘을 의미하는 속어다. 대표 마약인 필로폰을 일본어 발음으로 ‘히로뽕’이라 하는 데서 기원을 찾는다. ‘~뽕’은 마약 같은 환각성 또는 중독성에 빠져든 상황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뭔가에 깊이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더 깊은 수렁으로 빨려 들어갈 때 ‘~뽕에 빠졌다’고 표현한다. 환각과 중독에 빠지면 이성적 판단을 못 하는 무비판적이고 맹목적인 상황에 이르게 된다. 그러니 빠져들기 전에 경계를 늦추지 말고,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마약의 환각성과 중독성이 무서운 것은 일정 단계까지 이르면 돌이킬
꿈이라고만 여겼던 국민 1인당 GDP 3만 달러 시대를 살고 있다. 국제기구 IMF(국제통화기금)가 인정한 선진국이다. 3만 달러 시대에 앞서 1만 달러나 2만 달러를 달성했을 때도 기적이라고 자축하며 감탄했다. 이제는 4만 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환율과 국제경기 등 변수가 많지만, 수년 후면 1인당 GDP가 4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본다. G7 국가가 3만 달러에서 4만 달러 시대를 맞는 데 대략 5년가량이 걸렸다. 물론 가만히 앉아있다고 다가올 4만 달러 시대가 아니다. 사회적 변고가 없는 가운데 각고의 노력 뒤에 이룰
한 친구가 10년 넘게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음식점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일을 하다가 음식업계에 관한 관심을 두더니 급기야 본인이 직접 음식점을 차렸다. 처음 시작한 회덮밥 전문점에서 호되게 손해를 경험했다. 수년에 걸쳐 고생하며 온 힘을 다해 운영했는데도, 적자가 누적돼 빚만 잔뜩 안는 결과를 안았다. 그러나 그 손해를 복구하는 방법은 그래도 음식점 경영이 가장 빠를 거라고 판단해 아귀찜·해물찜 전문점으로 다시 도전했다. 전보다 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새로 차린 음식점도 그리 신통치는 않았다.두 번째 식당을 몇 해 운영하면서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