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지역대표예술단체 육성지원사업이 난기류를 만났다. 선정된 단체에 최대 20억 원이 지원되는 이점이 있음에도 현장의 호응을 충분히 끌어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여기에다 지자체는 공모 기한이 촉박해 예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문체부는 오는 24일까지 전국의 광역·기초지자체에 기반을 둔 예술단체를 대상으로 지역대표예술단체 육성지원사업을 공모한다. 순수예술 분야 클래식 음악(오페라 포함)·전통·무용·연극 등 4개 부문에 걸쳐 10개 안팎의 예술단체를 선정, 지방비와 1대1 매칭을 통해 최대 20억 원을 지원하는
=청년들의 폭넓은 문화예술 경험을 촉진하고자 도입된 문화예술패스에 대한 호응이 시원스럽지 않다. 충청권에선 1만 8000여 명이 대상자로 분류됐는데 예산 소진 시까지 선착순임에도 발급률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달부터 전국 19세(2005년생) 청년 16만여 명에게 문화예술패스가 발급되기 시작했다. 문화예술패스는 소득과 관계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데 선정되면 영화와 대중가수 콘서트를 제외한 연극과 뮤지컬, 클래식, 오페라, 발레, 무용, 국악, 전시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제도 자
청년들의 문화예술 경험 통로가 넓어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달부터 문화예술패스를 시행, 청년층의 문화 소비를 촉진하기로 하면서다. 지역 문화예술현장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다만 제도 안착을 위한 세밀한 설계가 돼 있다는 전제 하에서다. ▶관련기사 12면지난해 문체부가 실시한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15~19세 등 10대의 문화예술 관람 의향은 89.6%로 높은 수치를 보였지만 높은 비용(31.3%)은 이를 실현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다. 문체부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오는 28일부터 전국의 19세(2005년생
시력(詩歷) 58년, 왕성한 창작의욕과 높은 작품성을 구현하며 대전문단의 거목으로 굳건했던 백강(白崗) 조남익 시인이 먼 여행을 떠났다. 반 세기 지역 문학의 밭을 새로이 일구고자 누구보다 혼신을 다한 그였기에 남은 이들의 어깨가 한없이 무겁다.백강 조남익 시인이 지난 11일 향년 89세로 별세했다. 1935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고인은 현 고려대학교인 국학대학 문학부 국문학과 졸업한 뒤 시와 평론을 쓰기 시작해 1966년 ‘현대문학’에서 ‘수고리’, ‘북촌리 타령’ 등으로 추천받아 문단에 데뷔했다.교사와 교장까지 교육자로서 후학
삶은 끊임없는 시험의 연속이다. 어떤 선택지를 고르느냐에 따라 향후 행보와 결과는 삶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노래에 죽고, 노래에 사는 32명의 젊음이 시험대에 올랐다. 21일 콘서트 오페라 ‘라 보엠(La Boheme)’ 주·조역 선발을 위한 오디션이 펼쳐진 대전예술의전당을 찾았다.1546석 대전예당 아트홀 관객석이 텅 비었다. 오후 2시가 되자 단 세 사람만이 객석에 앉았다. 매의 눈으로 작품에 함께 동행할 주·조역을 가릴 심사위원들이다. 평소 같으면 무대의 장막이 오르길 기다리는 관객들의 설렘과 기대로 가득해야 할 아트홀은
무형문화유산은 전통문화인 동시에 살아있는 문화다. 무형문화유산은 공동체와 집단이 자신들의 환경·자연·역사의 상호 작용에 따라 끊임없이 재창해온 각종 지식과 기술·공연예술·문화적 표현을 아우른다. 그동안 우리의 문화재 정책은 유형문화유산에만 치중해 왔다. 무형문화유산은 간신히 명맥만 유지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이를 탈피해야 한다. 더불어 우리의 문화 정책이 올바른 방향을 잡고 관련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한 나라의 국력은 문화로 표출되기에 더욱 그렇다. 지역에선 대전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대전전통나래관
내년 상반기 개관을 앞둔 제2대전문학관이 제 역할을 찾기 위해선 제1문학관과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분한 콘텐츠 없인 앞서 운영 실적 문제로 도마 위에 오른 제1문학관과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지난해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정례회에서는 제1문학관 운영 실적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대전문학관에 따르면 제1문학관이 하루 평균 관람객 약 35명, 교육프로그램 수료율은 126명 중 104인데 이를 다소 저조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조성 중인 제2문학관에도 썩 긍정적일 수
우리 사회엔 독특한 개성과 감성으로 창작 작품을 생산해 사회에 기여하는 장애예술인들이 많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사회의 보답은 여전히 형편없다. 내년 지역 공연장과 전시장에서 장애예술인 공연과 전시의 의무화를 앞두고 그 관심이 ‘반짝’에 그쳐선 안 될 이유다.문화체육관광부가 장애예술인 공연·전시 등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내용을 담은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이후 이행 세부기준을 마련해 문화예술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국·공립 공연장, 전시장 등에선 매년 1회 이상 장애예술인의 공연과 전
지난해 충청권의 문화예술활동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상당 부분 회복하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부분의 문화예술활동이 규모가 작은 도시보다 큰 도시에서 더 많이 이뤄져 문화 격차 해소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지난 1일 2022년 문화예술활동현황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화예술활동 대부분이 서울 등 수도권과 광역시에 집중된 점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전체 4만 532건의 문화예술활동 중 1만 5377건이 서울에서 열렸다. 서울 다음으로는 경기(4274건), 부산(2926건
영화 ‘서울의봄’이 극장가를 붐비게 하고 있다. 한국현대사의 어두운 그늘을 그린 작품인 탓에 흥행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지만 그 시대를 겪지 못한 청년세대까지 극장으로 유인하면서 화나는 영화지만 볼 수밖에 없다는 입소문을 제대로 탔다.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서거 뒤 전두환을 비롯한 하나회 등 신군부가 정권 찬탈에 나섰다. 그해 12월 12일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군사반란은 그 정점이었다. 군권과 정치권을 손아귀에 넣은 전두환은 이듬해인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며 정권 장악에 성공했고
대전예술의전당이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아 준비한 제작 오페라가 공연을 하루 앞두고 돌연 취소됐다. 입찰을 통해 선정한 무대 세트 제작 업체가 셋업 일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으면서 공연이 불가능하게 되면서인데 대전예당은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대전예당이 8일부터 11일까지 아트홀에서 선보일 예정이던 제작 오페라 ‘운명의 힘’ 공연이 무산됐다. 대전예당은 지난 7일 오후 공식 홈페이지와 SNS에 긴급 공지글을 올려 공연 취소를 안내했다. 대전예당은 공지를 통해 ‘무대 세트 제작 업체의 제작 미흡 및 납품 일정 미준수로 셋업 일정이
=국가보훈부가 고(故) 백선엽 장군의 국립대전현충원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문구를 없앴다. 백선엽 장군 유족들이 해당 문구가 국립묘지법에 위배되고 사자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삭제를 요청한 걸 수용한 것이다. 보훈부는 24일 대전현충원 홈페이지 안장자 검색 및 온라인참배란에 게재된 백선엽 장군의 ‘친일반민족행위자’ 문구가 법적 근거 없이 기재된 점을 들어 삭제했다.다른 안장자의 경우 범죄 경력 등 안장자격과 관련 없는 정보는 기재하지 않고 명예훼손 여지가 있음에도 유족 의견을
반호(盤湖) 윤광안(尹光顔). 낯설고 생소한 인물이다. 역사의 전면에 화려하게 등장했으나 그 역사에 의해 가려진 이가 윤광안이기 때문이다. 당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집권 세력의 집중 공격을 받느라 그가 남긴 자료도 세상에 드러난 게 거의 없다. 사후 200년을 훌쩍 넘긴 오늘에 와서 윤광안을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윤광안은 조선후기 충청도 노성(오늘날 논산)에서 대대로 살던 파평윤씨(노성윤씨) 가문이 배출한 인물이다. 그는 정조가 탕평을 기치로 당색에 물들지 않은 37세 이하 젊은 인재를 모아 규장각에서 교육과 연구에 전념하도
언제부턴가 대전에는 항상 ‘노잼도시’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재미가 없는 도시라는 뜻이다. 정확한 연원은 알 수 없다. 대전에선 딱히 할 게 없다는 대중의 인식이 노잼도시의 딱지가 붙은 원인이라 추측할 뿐이었는데 최근 이를 기반으로 한 연구 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끈다.뭇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전은 즐길 게 없단다. 지인이 대전에 온다고 하면 일단 대전복합터미널이나 대전역에서 픽업한 후 가까운 중구 은행동이나 대흥동, 아니면 서구 둔산동에서 식사하고 성심당에 들러 빵 한 상자 사들려 보내는 것, 그 이상은 무리라는 게 많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최근 지역 민간 공연장에서의 불법공연 근절을 위한 계도에 나섰다가 눈총을 받고 있다. 통상적인 공문을 통한 협조 요청이 아니라 내용증명의 방법을 택하면서다.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저작권협회가 법적인 책임을 너무 과도하게 해석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최근 저작권협회가 전국 민간 공연장에 발송한 내용증명 한 통이 현장 관계자들의 입방아 대상이 됐다. 저작권협회는 ‘불법공연 근절을 위한 협조 요청 및 위반 시 법적 조치 경고’라는 제목의 내용증명을 민간 공연장마다 일괄 통지했다.내용증명은 저작권협회가 신탁
일제강점기 여성들의 독립운동은 음성적으로 이뤄져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 돼 왔다. 제대로 기록되지 않아서 그렇지 사실 독립운동에 모든 것을 바친 여성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다.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원이 최근 조사를 통해 8명의 충청지역 출신 여성독립운동가를 발굴한 성과는 그래서 의미가 깊다.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원이 지난해 11월부터 충남 공주시 위탁을 받아 올 3월까지 실시한 일제강점기 공주 및 충청지역 독립운동가 및 여성독립운동가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원 연구조사팀은 일제강점기 공주형무소에 수
첼로, 바이올린, 비올라 등 기악을 전공한 지역 청년 50명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이제 이들의 잠자고 있던 끼와 음악 잠재성은 대전 곳곳을 돌며 빛 발할 일만 남았다.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대전시민교향악단이 돛을 올린 지난 2일 창단식 현장을 찾았다.39세 미만의 젊은 지역 음악가들이 뭉쳤다. 시민교향악단의 공식적인 출발을 알리는 날을 축복하듯 하늘도 쾌청함으로 반긴다. 창단식이 열리는 대전예술의전당 컨벤션홀은 시작 전부터 기대감이 넓은 공간에 가득이다.오케스트라는 수많은 연주자들의 협동 작업인 만큼 하나처럼 움직
적어도 부부가 닮으려면 몇십 년을 살아야 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1959년 돼지띠 동갑내기 김영록·안은숙(65) 씨 부부의 분위기는 서로를 참 많이도 닮았다. 치열하게 사랑하고 싸우며 살았던 지난날 세월의 흔적 때문이겠지만 확실한 건 25년 전 두 사람 사이에 놓였던 그림 속 깊은 진심을 잊지 않았기 때문일 게다.‘해로동혈(偕老同穴)’이라는 말이 있다. 함께 늙고 한 무덤에 묻힌다는 뜻이다. 잉꼬부부에게나 어울리는 이 단어는 두 부부의 오랜 꿈이기도 하다. 노년에 접어든 보통의 부부들은 이맘때면 이날만 기다렸다는 듯 서로에게 상처
백춘희 대전문화재단 제8대 대표이사가 2일 취임해 업무에 돌입한다. 시는 정무부시장을 역임한 백 신임 대표이사가 정무부시장 시절 문화체육관광국, 보건복지여성국 소관 사무를 관장하며 문화재단 이사장직을 겸직한 점으로 미뤄 문화예술 전문성을 갖췄다는 설명이지만 현장 반응은 예상대로다.문화재단을 이끌 백 신임 대표이사는 충북 청주 출신으로 배재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대전시장애인체육회 자문위원, 대전시생활체육회 자원봉사단장을 거쳐 지난 2014년 권선택 대전시장 재임 시절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이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역
대전문화재단 정상화 과제를 마주한 대전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구체적인 혁신 작업은 새 대표이사 선임 후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만 이에 앞서 시는 문화재단의 각종 사업 심의 권한을 회수하고 기능을 재편하는 등 선행 작업에 착수한 분위기다.시가 조직 내에서 크고 작은 갈등이 반복되는 문화재단 진로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설립해 올해로 14년이 흘렀지만 그간 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중도에 낙마하기 일쑤였고, 내부에서 노사(勞使)·노노(勞勞) 갈등이 증폭되며 더는 웬만한 대책으론 시민으로부터 상실한 공공기관으로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