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일=요근래 계속 떡볶이가 당겼다. 배달을 통해 먹자니 1만 원은커녕 1만 5000원은 주문해야 배달을 해준댄다. 아니 1인분에 2000원도 안하는 떡볶이를 얼마나 먹어야 배달을 해준다는 것인가? 이 가격은 100% 거품이 껴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요즘 떡볶이 전문점을 보면 2명이 먹으면 2만 원을 훌쩍 넘긴다. 그냥 포장마차에서 먹으면 1만 원이면 충분히 먹을 것 같은데….이 생각에 주말 동안 그냥 떡볶이 생각만 하며 딱히 먹진 않았다. 오늘 먹으려고. 집 근처에 즉석 떡볶이집이 있는데 라면사리에 이것저것 추가해도 2명이서
▲2019년 2월 28일=사흘의 연휴다. 앞으로의 4월까진 연휴는커녕 공휴일이 없다.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로 쉬는 날이 생기긴 하겠지만 임시 공휴일에 불과하고 연휴는 아니다. 즉 오늘은 제대로 술 마실 날이란 뜻이다.한국인에게 술을 한잔 하자고 하면 공식 룰은 소주와 삼겹살이다. 한국인의 소주와 삼겹살 사랑은 정말 크다. 개인적으로 소주와 삼겹살이 일심동체가 됐다고 믿는 가설 중 하나는 소주가격 하락설이다. 1960년대에 소주 가격이 하락하고 더 많이 마실 수 있게 되자 그에 맞는 안주가 필요했고 당시 유행하기 시작한 값싼 돼지고기
▲2월 27일=적적하게 비가 내린다. 봄을 맞이하는 봄비인 듯 싶다.2019년이 된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두 달이 거의 다 갔다. 뭘 이룬 것도 없이 세월만 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비도 오면서 더욱 적적하다.혼자 포장마차에 앉아 빗소리 들으며 뜨끈한 우동에 소주라도 하고 싶은 날이다.
▲2월 26일=친구가 피자집을 하는데 저번에 밥이라도 사먹을 겸해서 피자랑 스파게티를 시킨 적이 있었다. 분명 불고기크림스파게티를 시켰는데 나온 나폴리탄스파게티였다.본사에 클레임을 걸까 했지만 결혼한지 얼마 안 된 녀석이 이런 걸로 스트레스 받을까 그만두고 주인인 친구녀석에게 살짝 이야기했다.그러더니 미안하다며 오늘 제대로 모신다고 연락이 왔다. 오늘 하는 꼴 보고 본사에 클레임을 넣을지 심각하게 고민해야겠다.
▲2월 25일=당직의 날이 왔다. 이날 만큼은 점심에 이어 저녁을 고민한다.당직날마다 먹던 돈가스가 지겨워져 다양한 국밥 등으로 저녁을 해결하길 어언 한 달. 그러나 국밥으론 좀처럼 허전한 마음은 가시지 않았다. 왜일까. 왜 그렇게 지겨워하던 음식을 피하고자 다양한 음식을 먹었건만 마음 한켠은 늘 비어있는 듯 했는가? 그리고 오늘 동기가 무심코 던진 한 마디가 마음 속 빈자리를 채웠다.“돈가스나 먹자.”그렇다. 나의 빈자리는 돈가스였던 것이다. 남자는 외도를 해도 돌아온다고 했던가. 남자들이라면 그렇게 좋아하는 돈가스가 간절히 생각
▲2019년 2월 21일=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에 그렇게 술을 마시고 고생했는데 또 술을 마시러 간다.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했던가…. 늘 같은 실수를 한다는데 느낌이 쎄한 게 오늘도 적당히를 넘길 것 같다.순댓국이 메뉴인데 최대한 블랙아웃을 당하지 않도록 1잔 1국물로 음주와 해장을 동시에 해결하겠다!
▲2019년 2월 19일=20대엔 지나친 음주도 끄떡없었다. 그러나 30대를 넘어 절반을 돈 시점이 되니 체력이 부족하고 간이 약해진 걸 뼈저리게 느낀다.점심엔 해장으로 국밥을 먹었지만 밥이 잘 넘어가지 않아 많이 남겼다. 그래서 지금 엄청 배고프다. 식사도 제대로 안 먹으니 지금 이시간까지 숙취의 기운이 남았다.점심 때보단 확실히 나아졌으니 저녁엔 확실한 해장으로 속을 달래야 한다.집에 가자마자가 아니라 퇴근 직전에 짬뽕을 미리 주문해야겠다.
▲2019년 2월 19일=짧은 사이에 부서에 결원이 생겨 오늘 충원됐다. 신입 직원과 조촐(?)한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같이 가는 상사 중 한 분이 분식을 그렇게 좋아하신다.뭐 분식이야 먹으면 가볍고 맛도 좋아서 선호하는데 문제는 그 자리에 술이 함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분식에 소주의 조합이 약간 어색해 보이지만 칼칼한 떡볶이와 얼큰한 어묵국물이 오히려 술을 불러 일으킨다. 여기에 찹쌀순대로 배까지 채우면 이만한 안주도 없다.개인적으론 분식에 술이란 조합을 좋아하는데 신입직원이 우리 회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는 걱정이
▲2019년 2월 14일=밸런타인데이지만 역시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조용히 집에 들어갈 뻔 했지만 후배녀석이 오늘 마지막 출근이어서 축하(?)주를 사기로 했다. 절대 초콜릿을 받지 못해 술을 마시는 건 아니다.우리끼리의 위로주가 아닌 축하주다.근처에 갈비집이 있어 그리로 가기로 했는데 오늘따라 술이 쓸 것 같다.
▲2019년 2월 13일=한 살을 더 먹어서인지 퇴근만 하면 그렇게 잠이 쏟아지더라. 체력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아침잠이 조금 줄어서인지는 모르겠다.어제도 집에 와서 빈둥거리다 따뜻한 전기매트를 이기지 못하고 일찍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카레가 있었다. 어제 어머니가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오늘 분명히 늦으신다고 하셔서 밥 안 먹을 아들녀석이 걱정됐나보다. 밥 차리기 귀찮으면 시켜먹는 게 대부분이었는데 워낙 못마땅하셨나보다.반찬은 김치만 있으면 되니 오늘 저녁은 좀 편할 것 같다.
▲2019년 2월12일=월요일부터 과음을 하다보니 점심을 제대로 먹지도 않았다. 한술 뜨는데 잘 넘어가지 않아 엄청 남겼다. 술도 슬슬 깨고 정신이 돌아오니 아까 남긴 국밥이 생각났다."아… 다 먹을 걸…."정신이야 돌아오긴 했는데 술자리에서 누구한테 맞았나 몸도 찌뿌둥하다. 집에 가면 딱히 먹을 것도 없는데 도시락이나 하나 사가야지.
▲2019년 2월 11일=그 어느 때보다 조촐한 설을 보냈다. 전도 부치지 않아서 지인들이 명절음식을 갖다 줄 정도로 말이다.남들은 조촐하게 보낸 사실에 걱정을 하지만 뭐 평소에 잘 먹고 다니니 크게 개의치 않는다.그렇지 않아도 오늘 소고기를 먹기에 더욱 그렇다. 다만 소고기를 크게 좋아하지 않기에 오늘 저녁은 숟가락을 뜨는둥 마는둥 할 것 같다. 술을 많이 마시겠지….
▲2019년 2월 1일=연휴를 앞둔 출근은 정말 싫다. 시간이 너무 안가서다. 마음은 벌써 집인데 몸은 여기 갇혀있으니 짜증난다. 특히 회사 자리를 바꿔야 해서 열심히 힘도 썼는데 바로 녹초가 됐다. 그냥 얼른 저녁이나 먹고 집에 갔으면 좋겠다.설 되면 앞으로 느끼한 음식 많이 먹을텐데 오늘 저녁은 미리 매콤한 떡볶이라도 먹고 들어가야지.
▲2019년 1월 31일=설을 앞두고 어머니가 고기를 많이 사오셨다. 그런데 그렇게 기대가 되지 않는다. 큰마음 먹고 요리하는 건 꼭 맛이 없었기 때문이다.어머니도 염두에 두었는지 미리 연습할 거라며 우선 고추장목살을 하신다고 했다. 이 역시 기대가 안 된다. 이런 날은 꼭 약속이 없더라….그냥 적당히 맛있는 척을 해야 할지, 아니면 사실대로 말씀을 드려야 할지 고민해야겠다.
▲2019년 1월 30일=오랜만에 부서 회식이 있는 날이다. 부서 회식은 내가 사는 게 아니니 많이 먹어둬야 한다. 누군가는 이런 마음가짐이 미련한 것이라곤 하지만 우리의 DNA는 굶주림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굉장히 타당하다고 믿는다.생각해봐라. 우리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였을 때 먹이를 두고 경쟁하는 이들은 거대한 호랑이와 곰 등이다. 그들과 당시의 우리가 경쟁한다고 했을 때 이들에게서 먹이를 지킬 힘이 있었는가?털도 없고 지능도 낮았던 당시의 인류가 내세울 것이라곤 무리생활을 통한 머릿수였지만 단체생활을 하는 포식자들과의 경
▲2019년 1월 29일=월말에 설이 다가와 조금 바빠지기 시작했다. 마감이 4시 30분인데 어제는 5시가 돼도 쉽게 일을 끝내지 못했다. 오늘은 간신히 마감시간을 지키긴 했지만 또 일거리가 있어 정시퇴근은 힘들 것 같다.아무래도 혼자 남아 야근을 해야 할 것 같은데 회사가 계약한 식당은 이제 싫다…. 그래도 다행인 건 회사 근처가 제법, 아니 큰 번화가라 먹을 거리는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햄버거 가게가 바로 뒷편에 있다는 게 너무 좋다.햄버거 세트 하나로 부족해 평상시엔 두 개를 먹
▲2019년 1월 24일=사흘 연속으로 술을 마시니 아침에 일어날 때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숙취는 없는 것 같지만 괜히 힘도 없고 몸도 으슬으슬한 게 체력이 다 됐나 보다.해장을 했어야 했는데 점심엔 약속이 있어 제대로 속을 달래지 못 했다. 집에 가면 어제 귀가할 때 못 혼난 거 혼나야 한다.그 전에 정신이라도 차릴 겸 해장을 하고 혼나야지. 사실 집에서 해장할 것이라곤 라면밖에 없지만 후딱 끓여먹고 반성의 기미를 보이는 표정 연습이나 해야겠다.
▲2019년 1월 23일=새해들어 가장 크게 느끼는 건 신체의 변화다. 지난해엔 이틀 연속으로 술을 마셔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지만 올해는 너무 피곤하다. 술을 마신 다음날엔 너무 졸려 일을 못하겠다.오늘은 어떻게든 꾸역꾸역 버티긴 했지만 저녁에 또 약속이 있어 내일은 진짜 일을 못할 수도 있겠다 싶더라. 그래도 지난해 11월부터 계속 미룬 탓에 후딱 헤치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오늘 만남이 결국 성사됐다.어제는 삶은 돼지고기라면 오늘은 구운 돼지고기다!
▲2019년 1월 22일=내포신도시로 발령이 나서 3년을 지낸 적이 있다. 그곳에서 점심을 먹을 때 유난히 찾던 음식이 있다. 바로 칼국수와 수육이다.대전에 있을 땐 칼국수와 수육이 굉장히 흔했지만 내포신도시로 가니 관련 식당을 찾는 게 일이었다. 그러나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기 마련이다. 6개월 뒤부터 칼국수와 수육 집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고 점심은 열에 아홉은 그걸 먹었다.대전으로 오고나서 한동안 먹질 않았다. 그저 마음 속 향수로 남아있었다. 그런데 오늘 동기 녀석이 저녁을 먹자 하더이 칼국수에 수육이나 먹자고 했다. 내포
▲1월 21일=사촌의 결혼식이 있어 주말에 서울을 갔다오느라 몸이 너무 피곤하다. 가뜩이나 월요병에 걸리면 답도 없는데 주말의 피곤이 가시지 않은 채 한 주를 맞으니 사실 그냥 회사 때려치고 싶다.저녁도 먹지 않고 얼른 퇴근하고 싶지만 오늘 당직이라 정시퇴근은 불가하다. 그래도 회사가 주는 밥이라도 먹어야지. 어떻게든 밥맛이 없더라도 먹어야 한다. 피곤한 나를 어쩔 수 없이 일하게 만드는 회사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나름의 복수다.그래봤자 분식이라 복수를 한다해도 회사 입장에선 큰 타격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