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멈춘다’는 처서가 지났지만, 장맛비와 무더위 속에서도 돈암서원(遯巖書院) 곳곳은 100일 동안 꽃이 피고 지는 배롱나무꽃 분홍빛이 지천이다. 입덕문(入德門)을 통해 서원 안으로 들어가자 오른쪽 배롱나무가 제일 먼저 나를 반겨 준다. 서원의 예스러운 한옥과 배롱나무꽃이 어우러져 그림같은 풍경을 선물한다. 이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해 이른 시각부터 사진 애호가는 물론 관람객을 불러 모은다. 배롱나무는 나무껍질이 매끈하기 때문에 청렴결백한 선비를 상징한다고 해서 옛부터 서원이나 정자 옆에 심었다고 한다.돈암서원은 본래 현
그는 시를 맛깔나게 쓴다. 젊은 시절 노동운동에도 발을 들여놓았었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잘 꿰고 있다. 거기에다 웃음이 많다. 현역기간을 최대한 늘리려 노력하고 있다. 더 높이 오르기보다는 오랜 기간 지금과 같은 일을 계속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그는 웃음이 많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하하표’ 남자다. 웃음을 보여주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는 특히 ‘3ㅁ’을 좋아한다. ‘만나서, 말하고, 먹고 마시고’를 좋아한다. 노래도 잘 한다. 몸의 유연성도 좋다. 늘 웃는 얼굴이다. 같이 자리하다 보면 배꼽
교육부가 올해 도입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 사업이 1학기에 대상학교 선정을 마치고 관련 교사들의 연수를 거쳐 2학기 들어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디지털 선도학교로 지정된 학교는 모두 351개교에 이르며, 학교를 이끌어갈 터치 교사단도 지난달 말 출범식을 가졌다. 이들 학교와 교사단은 앞으로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맞춤 교육을 구현하고, 학생들과의 인간적인 연결을 통해 성장을 이끄는 활동한다.디지털 선도학교는 학교별로 특성에 맞게 사업을 진행하게 되는데, 2학기부터 인공지능(AI) 코스웨어를 활용한 교
최근에 양식 있는 지성인들은 분열과 패망을 걱정하는 편이다.무뢰한 정치인들은 눈앞의 이해관계로 끊임없는 반목과 분열 그리고 소모적인 논쟁으로 일삼고 있지만, 국가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는 크나큰 근심거리이다.몇 년 전, BBC에서 ‘국가별 분열에 대한 인식’에 대해 조사한 것이 있었다. 유럽국가들은 대부분 ‘현지인과 이민자의 갈등’ 때문인 것으로 나타나고 중국, 일본, 한국은 ‘빈부격차’를 분열의 원인들로 꼽고 있었다.이 조사에서 관용성 측면을 묻는 질문으로 “다른 배경, 문화, 견해에 대해 얼마나 관용적이냐”에 대해 20%만 ‘매우
노인들은 남루하게 늙지 않기를 소원한다. 낡아지지 않고, 익어가기를 원한다. 낡는다는 것은 부패(腐敗)요, 익어간다는 것은 발효(醱酵)다. 이런 시가 있다. “아름답게 늙어간다는 것/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욕망의 가지를/ 피를 토하는 아픔으로 잘라내는 일/ 혈관의 동파에도 안으로 조용히 수습하여/ 갈라진 우리들의 마른 강물에/ 봄비가 되어 주는 일// 그리하여 너 혹은 나의 처진 어깨를 펴주고/ 가끔은 나를 벌려 우리를 사랑하는 일이다./ 추하지 않게 주름을 보태어 가는 일/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모르고 지난 날들이/ 다만 슬펐을 뿐”
며칠 전 뜻밖의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대전을 특별자치시로 바꾸려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뉴스였다. 그것도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한다는 것이다. 갑자기 특별자치시로 바꾸려는 이유가 “말뿐인 과학수도를 넘어 진정한 과학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생뚱맞은 소식에 어찌 된 것인지 꼼꼼히 살펴보니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주동
‘인 더 더스트’재난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미세먼지로 인해 불어닥친 환경에 인간이 어떻게 극복하는지 그 과정을 그린 프랑스 영화로 차오르는 미세먼지를 피해 높은 곳으로 도주하는 장면이 나온다. ‘미세먼지가 정말로 세상을 덮치는 날이 올 수도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먼 훗날의 얘기라고 답할 것이다. 영화가 현실을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이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경고일 수 있다. 최근 지구촌 곳곳에서는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대형 산불과 강력한 토네이도, 홍수와 태풍, 지진 등 메가톤급 자연재해들로 인해
우리 선조들은 예로부터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어야 함을 뜻하는 청렴을 기본 덕목으로 강조해 왔다.정약용의 목민심서에도 나와 있듯이 청렴은 관리의 본분이요, 갖가지 선행의 원천이요, 모든 덕행의 근본이니 청렴하지 않고서 목민관이 될 수 없다면서 목민관이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으로 강조되었음을 알 수 있다.특히, 국민에게 연금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국민의 생활 안정과 복지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국민연금공단 임직원에게 있어 청렴은 가장 기본적으로 실천해야 할 마음 가짐인 것이다.국민연금공단 동대전지사는 청렴한
대전은 도시의 역사성 때문에 내세울 만한 인물이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서포 김만중은 우리 대전의 자부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분이다. 그는 지난 1637년 병자호란 중 선상 위에서 태어나 1692년에 유배지인 남해에서 생을 마칠 수밖에 없었던 시대의 아픔을 겪은 인물이기도 하다. 조선 시대 예학으로 유명한 거유 사계 김장생의 손자이던 아버지 김익겸이, 난리 중에 강화도에서 순절한 탓에 선친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유복자로 태어난다.우리는 그를 한글 소설 ‘구운몽’과 ‘사씨남정기’의 저자인 국문학의 태두로 흠모하고 있고 어머니 파평
지금으로부터 꼭 100년 전 1923년 9월 1일 오전 11시 58분에 일본 사가미만(相模灣)을 진원으로 한 7.9도의 큰 지진이 일어났다. 도쿄 주변에 막대한 피해가 있었다. 그 때 사망자와 행방불명자가 약 10만 5000여 명 된단다. 점심을 준비할 시간에 지진이 일어났기에 큰 화재로 번져 3일간 계속되었다. 그 당시 도쿄시의 60%가 불에 탔다. 이 때 군부. 경찰. 일반 사람들에 의하여 그 지역에 살던 조선인 중 6000여 명, 중국인 700여 명이 학살당했단다. 그 일이 일어난 100년이 되는 지금 희생자를 추모하고 반성하
충남 아산 출신의 변경섭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다시 사람에게 묻다’를 출간했다. 시인은 오랫동안 서울에서 살다 몇 년 전 강원도 평창의 깊은 산골에 정착했다. 지금껏 세상에서 배워온 배움이 욕망의 갈증을 가시게 하는 생수가 되지 못해 늘 ‘허기진 삶’을 살아온 자신이 하도 애달프고 공허하여, 숲에 들어와 ‘돌멩이와 나무와 바람’에 배우고 나서야 비로소 영적 존재인 자신을 찾기 시작했다. 산골 마을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니까, 비로소 잡다한 소음과 번뇌로 퇴화하고 마비됐던 감각과 정신이 되살아난 것이다. 시인은 그간의 자연과 분리된
몇몇 SF 영화나 드라마에는 오랜 세월 동면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1993년에 만들어진 ‘데몰리션맨’이라는 영화에서는 사람을 급랭시켜 가둬두는 미래형 냉동 감옥이 등장해 흥미를 유발한다. 2030년대의 미래를 무대로 강력계 형사 실베스터 스탤론과 같은 시기 활동하던 흉악범이 냉동 감옥에서 깨어나 벌이는 사투를 그렸다.냉동 인간 아이디어는 1960년대 미국의 로버트 에팅어라는 물리학자가 처음 제안했다. 불치병에 걸려 현대의학으로 생존이 불가능한 사람들을 미래 의학 기술로 고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 일종의 인간 수명 연장의 해법으
대전0시축제가 7일간의 성대한 원도심 지축을 울리고 종료됐다. 한마디로 이렇게 평가한다. ‘대박’이다.축제는 본질적으로 문화적인 면을 집중하는데 이번 0시축제의 포커스는 문화와 경제를 포괄적으로 얻어냈다고 평가하고 싶다. 불경기속 이번축제는 원도심 8000여 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역시 축제는 경제’라는 유행어를 탄생하게 했다.특히 대전은 연예인에 굶주려있다. 메이저급의 출연진들을 불러 운영했다는 것은 실로 그 효과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혹자는 “30억 투자해 뭘 얻었나”라고 말하지만 30억이 500억 원의 결과물로 나온다면
올해 여름은 일어나지 않아야 할 안타까운 엄청난 재해(災害)가 일어났다. 긴 장마와 예측하기 어려운 극한 호우, 가마솥 찜통 무더위, 연속 잠 못 이루는 열대야. 여름은 힘들었다. 그래도 세월은 흘러 백중이 코앞이다. 8월 30일 곧 음력 7월 15일이다. 이 무렵에도 경계해야 할 태풍과 폭우가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한다. 1년 중 바닷물의 수위가 가장 높아지는 백중사리 기간이기 때문이다.예전에는 백중이 되면 각 가정에서 여러 가지 익은 과일을 따서 천신(薦新) 차례를 지냈다. 여름내 바빴던 사람들이 장에 나가 술도 마시고 음식을 사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한다. 학교도 당연히 바람 잘 날 없는 곳이다. 그래도 그 안엔 규칙과 질서가 있다. 그 규칙과 질서가 오랜 세월 학교를 유지해 오고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규칙과 질서가 흩뜨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결국 서이초 교사 사망까지 왔다.지난 월요일 학교운영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운영위원회 개최 목적은 9월 4일 공교육 멈추의 날 재량휴업일 지정에 관한 회의였다. 회의자료를 살펴보니 재량휴업 찬성 학부모들이 83%가 넘었고 공교육 멈춤의 날 참여를 원하는 교사들도 75%가 넘었다. 데이터를
나는 언제나 철이 들 것인가! 철이 없는 사람을 ‘철부지’라고 부른다. 철부지는 원래 ‘철不知’라고 쓴다. ‘철을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철이란 무엇인가? 사시사철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를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이 철부지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때’를 모른다는 말이다.꿈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꿈꾸는 사람을 가혹하게 다룬다. 꿈을 꾼다는 것은 죽을 각오를 한다는 것이다. 꿈은 생명만큼이나 소중하다. 삶은 꿈의 아름다움을 믿고 내일을 향해 질주하는 사람의 것이다.봄이 오면 밭을 갈아 씨를 뿌리고, 여름에는 땀을
고대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Seneca)는 우리가 받은 인생이 짧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렇게 만든다고 했다. 시간이 모자라는 것이 아니라 실은 낭비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래를 바라볼 때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지만, 과거를 돌아보면 짧게 느껴진다. 어릴 적 다양한 꿈을 꾸면서 아득히 많은 시간을 넉넉한 미소로 바라보았다면, 이제 돌아보니 짧은 시간이었다는 생각에 우울해진다.결코 낭비하고 싶지 않아 열심히 바쁘게 살았다. 그런데 환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일상에서 방황했을 뿐 뭔가를 이뤄낸 기억이 별로 없다. 시간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흥행성공’, ‘역대급’, ‘지역단일행사 중 최다’. 우려와 달리 대전0시축제는 대전엑스포 이후 최대관중 110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는 성과를 품고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축제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행복한 표정 속에서도 축제의 성공이 읽혔다.연중 가장 뜨겁다는 8월 개최와 그것도 1주일간 도심중심부를 막고 행사를 개최한다는 불편한 우려, 최근 벌어진 안전사고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 예산만 낭비하는 축제라는 여론까지 불식시키며 대전을 대표하는 축제로 발전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다만 도시대전의 상징적인
올해는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출범한 지 50주년 되는 해다. 대덕특구는 지난 1973년 대덕연구학원도시로 출발했다. 2005년 ‘대덕연구개발특구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공포되면서 대덕특구로 불리고 있다. 대덕특구에는 1978년 한국표준연구소를 시작으로 30여 개의 정부출연 연구원이 입주 중이다. 그동안 대덕특구 과학기술인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세상을 바꾸는 우수한 기술들이 개발됐다. 우리 손으로 만든 첫 번째 디지털컴퓨터 세종1호, 자주국방의 기틀을 마련한 백곰 지대지 미사일, 반도체 기술개발의 시발점 4M DRAM, 우주시대 개척
노무사로서 20여 년간의 노동자문과 노동사건을 경험을 바탕으로 평소 노동정책과 노동법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첫째, 근로계약서 및 취업규칙에 관한 내용이다. 직원을 채용하기 전에는 반드시 근로계약서 작성해야 하고, 직원 10인 이상인 경우 취업규칙을 노동청에 신고해야 한다. 근로계약서 미작성하거나 취업규칙 미작성, 미신고 시 벌금이나 과태료가 내려질 수 있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사실상 더욱 중요한 것은 근로계약서와 취업규칙 미작성 등으로 인한 각 사업장의 노사 간 분쟁과 앙금이다.흔히들 근로계약서와 취업규칙 작성을 각 사업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