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시대 노르망디 지역을 두고 영국과 프랑스 간 복잡한 사건들을 거쳐 특히 15세기 백년전쟁 이래 두 나라는 도버 해협을 사이에 두고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지만 앵글로 색슨과 라틴 계열의 차이만큼 감성과 의식의 편차는 컸다. 세계대전 중에는 같은 연합국 동맹이었고 유럽연합 결성과정에서도 주역으로 나섰으나 본질적으로 경쟁관계, 민족 자존심이 두드러지게 노정되는 그런 처지로 지내고 있다. 얼마 전 개봉한 영국 영화 ‘나폴레옹’은 영국인이 프랑스 국민 영웅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관점을 보여준다. 프랑스인들이 크게 반발했다는데 시나
온 국민이 근검절약을 미덕으로 여기고 살던 때가 있다. 아끼고 모아서 풍요로운 내일을 위한 자산을 마련해야 한다고 굳게 믿었다. 모든 물자가 부족한 시절이었지만, 그 와중에도 소비를 줄여 최대한 아끼고 모았다. 불과 한 세대 전인 30년 전의 상황이다. 당시의 상황은 정부가 절약을 강조한 것도 맞지만, 빈곤 속에 살아가던 국민이 자발적으로 절약에 나섰다. 풍요롭지 못했으니 마음껏 소비할 수 없었고, 아끼는 게 당연했다. 절약은 미덕이었고, 모두의 생활 속에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불과 30년 사이 세상은 너무도 변했다. 모든 게 풍족
교육부가 추진 중인 학교폭력 근절 대책 중 비교적 근자에 도입한 ‘학교폭력 책임 규약’이 조용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는 보도다. 지난 9월 학교폭력 예방 선도학교 200곳을 대상으로 시행에 들어갔는데 벌써 303곳으로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고 한다. 어찌 보면 캠페인에 불과하지만, 학생, 학부모, 학교라는 교육 3주체가 상호 존중의 신뢰를 바탕으로 학교폭력에 대응한다니 선언적 의미 그 이상의 효과를 기대해봄 직하다.학교폭력 책임 규약은 미국 LA 교육구의 ‘학교폭력 책임 계약제’가 모델이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교육 3주체 간 책임
2022년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뇌혈관질환은 우리나라 10대 사망원인에 속한다. 하지만 대부분 쓰러지고 나서야 병세를 알게 된다. 이처럼 뇌혈관질환이 무서운 점은 어느 날 갑자기 증상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미 증상이 나타난 뒤에는 치료가 어려우며, 치료를 해도 심각한 후유증이 남게 된다. 따라서 뇌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뇌질환 검진을 1~2년에 한 번은 받아 보는 것이 좋다.뇌혈관은 다른 혈관에 비해 근육층이 얇고 결함이 잘 생긴다. 약한 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뇌출혈’과 반대로 혈관이
세계적 경기 불황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의 소용돌이 송세 중국과 미국의 경제전쟁 등 경기 불황 요인이 너무나도 많다.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겪었던 때보다도 지금이 더 좋지 않은, ‘경제심정지’ 상태에 놓여있다. 금붙이를 내놓던 시기를 곱씹어봐도 모자랄 마당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갈 길을 잃고, 배가 산으로 가는 것 같은 현 상황에 국민은 대노하고 있다.민생물가는 한없이 국민을 농락하고 임금은 제자리며 고환율·고금리로 경기는 바닥이다. 쓸 여력이 없는 국민은 결국 돌려
북극발 최강 한파가 기습하며 전국 대부분에 한파 특보가 발효됐다. 특히 충청권은 충남 서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눈까지 내려 곳곳이 빙판길이라 시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즉각적인 제설 작업 덕분에 큰 도로는 문제없이 기능을 하더라도 이면도로와 주택가 골목길 등엔 손길이 미치지 않다 보니 낙상 사고 위험 등이 도사리는 게 일상적인 풍경이다. 이럴 때 요긴한 게 미끄럼을 방지하는 제설함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설함이지만 어떻게 관리하느냐와 얼마나 사용하느냐에 따라 활용도는 천차만별이다.염화칼슘과 모래 등 제설제와 삽, 바
12월도 어느덧 마지막 주에 다다르고 있다. 많은 학교에서는 겨울방학에 들어갈 채비를 마쳤을 것이고, 학생들은 들뜬 마음으로 축제 준비를 하거나 가족들, 친구들과 함께할 방학 계획을 세우느라 고심하고 있을 순간이라 여겨진다. 지난 칼럼에서 수능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시작을 잘하기 위해서는 그 시작의 시작이 중요하다. 수능을 치른 고3 학생들뿐 아니라 신학기를 향해 달려가는 재학생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시기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이번에는 예비 고1, 고2 학생들이 겨울방학을 알차게 보낼 방법에 대해서 몇 가
연말이 다가온다. 아쉬움과 허탈함 그리고 빠른 세월의 무상함이 설핏설핏 스치는데 날씨는 이상기후가 되어 때아니게 웬 겨울비가 여름 호우처럼 주룩주룩 내렸다. ‘지구 온난화’ 큰 문제다. 그러더니 갑자기 급랭하여 눈이 쏟아지고 맹추위가 기승이다. 비상한 재난대비가 필요하다.요즘은 동짓달. 동지가 오면, 팥죽! 동지팥죽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음식이 팥죽인데 이 절식은 팥을 고아 죽을 만들고 거기에 쫀득쫀득한 새알심을 넣어 끓인 것이다. 예전에는 각 방과 장독 등 집안 여러 곳에 놓아 제액하고, 식구들과 이웃, 친지들이 모여 함께 나눠
우리나라 해안 해수면 상승이 심상치 않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이 21개 연안 조위관측소의 해수면 높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1989년부터 2022년까지 34년간 10.3㎝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평균 3.03㎜씩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바닷물이 육지를 계속해서 잠식해오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더 큰 문제는 최근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10년(2013~2022년)간 평균 해수면 상승률은 연 4.51㎜로 지난 30년(1993~2022년)간 평균 해수면 상승률 연 3.41㎜보다 1.3배
아름다운 그림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화랑에서는 연일 유명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화랑만이 아니다. 서너 살 아기 아장아장 걸음마 배우는 골목길이 그렇고, 할아버지 할머니들 세월 낚는 경로당이 그렇다. 나는 가끔 화랑에 들른다. 전시장에 들어서서 동양화 몇 편 감상하다 보면 금세 고향에 와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자연의 천연 색상이 기술과 합작하여 만들어낸 새로운 세계다. 관람자의 입에서는 탄성이 절로 튀어나온다. 아름다운 장면들을 보고 감탄하지 못함은 정서상 문제가 있다.나는 오늘 민족의 영산인 태백산을 향하고 있다.
어느덧 한 해가 마무리되는 2023년 12월에 접어들면서 송년회 등 술자리가 많아지는 시기다. 적당한 음주는 친목 도모에 있어 도움이 되지만 지나친 음주는 개인 건강을 해침은 물론 음주운전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본인 음주량을 알고 건강을 지키는 음주 습관과 문화가 필요하다.경찰청은 송년 모임 등 각종 술자리가 늘어나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음주운전을 집중단속 한다고 밝혔다. 이에 음주운전 위험지역을 중심으로 단속 시간과 장소를 수시로 변경해 음주운전을 집중단속 할 예정
우리나라 국민의 정신건강 상태는 매우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특히 청소년 정신건강은 더욱 심각하다. 한창 미래를 꿈꾸고 설계해야 할 청소년들이 마음에 상처를 입으면서 방황하고 있다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1020세대의 정신건강은 통계를 보면 심각성을 드러낸다. 이 연령대의 사망 원인 중 1위는 자살이다. 우울증·조울증·강박증 등의 정신질환 환자군에서 청년층의 비중은 해가 갈수록 증가추세다.질병관리청의 자료를 보면 전체 자해·자살 시도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46.2%를 1020이 차지하고 있다. 20대는 10년 전인 201
인터넷 중고서점에서 책을 한 권 샀다. 낸시 벤뱅가가 쓰고 문종원이 옮긴 ‘학대받는 아이에서 학대하는 어른으로’라는 책이다. 책은 잘 팔리지 않으면 얼마 못 가 품절되거나 절판된다. 좋은 책인데도 구하려다 보면 그런 경우가 있어 안타까울 때가 있다. 이 책도 그런 책이다.‘폭력의 대물림’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널리 퍼져 있다. 책 제목대로 학대를 받고 자란 아이가 나중에 커서 학대하는 어른이 된다고 한다. 그럴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일곱 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내가 여기서 이야기하려는 것은 이 책의 내용이 아니라 책
프랑스 최대 항구도시 마르세유에서 3.5㎞, 배로 15분 거리 작은 섬에 세워진 이프 성(城)은 마르세유를 방어하기 위한 초소로 1531년 축조되었는데 그 후 감옥으로 사용되었다. 두꺼운 벽을 비롯하여 복잡한 구조로 탈옥이 어려워 정치범 수용소로 쓰였다고 한다. 악명 높은 무시무시한 감옥이었지만 이곳에서도 계급과 권력, 부유함에 따라 차등대우가 이루어져서 힘 있는 죄수들은 햇볕이 잘 들고 벽난로가 있는 공간에 수용되었다고 한다. 알렉상드르 뒤마(1802∼1870)의 대표작 ‘몬테 크리스토 백작’의 배경이 된 이곳은 소설 속 이야기에
언어는 습관이다. 사회화 과정에서 어떤 언어 습관에 길들어지느냐는 그 사람의 인격과 품격을 보여주는 바코드가 된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교육이 고운 말을 구사하도록 인도하는 데 애쓰는 이유다. 그렇다고 해도 친근감의 표시로써 또래 집단에서의 욕설과 비속어는 치기로 용인된 면이 없지 않다. 비단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닌 학생들의 욕설과 비속어 문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건 자신들끼리도 용납할 수 없는 폭력 수단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세상에 멋진 욕은 없다.언어폭력의 심각성은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이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
교권 회복에 대통령까지 나서면서 교육부의 학생생활지도 고시안이 급히 제정되고 학교는 이를 바탕으로 학교 실정에 맞는 학생생활지도 규칙을 마련하여 2024학년도 시행을 앞두고 있다.그동안도 학교에는 학생생활지도를 규정한 학생 생활 규정이 있었다. 이번 교육부의 고시안에는 학생들의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하고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위해 교원의 학생에 대한 조언, 상담, 주의, 훈육, 훈계, 보상 등을 통해 조치를 더욱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구체화했다. 때에 따라서는 수업 중 학생의 분리 조치도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그동안도 학교에 학
어느새 돌아보고 생각하며 바라보게 되는 연말이다. 나이의 기준이 해가 아니라 생일로 바뀌었으니 먹고 싶지 않은 나이야 셈하지 않아도 되지만 해를 보내는 마음은 편하지 않다. 사회가 혼란한 탓일까 자주 하늘을 보게 된다. 매스컴에서는 연신 경제불황을 예고하고, 총선을 앞둔 정치는 공천과 당선 가능성에 따라 극심한 정치 지형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지금의 혼란한 상황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자기 이익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양보와 타협이 실종된 것은 손해 볼 수 없기 때문이고, 협력과 대안을 찾기 어
“정치를 치정으로, 정부를 부정으로. (중략) 거꾸로 읽다보면 하루를 물구나무섰다는 생각이 든다. 내 속에 나도 모를 비명이 있는 거다. (중략) 거꾸로 읽을 때마다 나는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 나도 문득 어느 시인처럼 자유롭게 궤도를 이탈하고 싶었다.”시인은 세상이 거꾸로 돌아갈 때 무슨 말이든 거꾸로 읽는 버릇이 있다고 했다. 거꾸로 된 세상을 거꾸로 보면 직성이 풀려야 하지만, 그렇지 않는 게 작금이다.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질 않아 포기했을 때 오히려 자유로울 수 있다는 역설적 아픔이 느껴진다.“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 하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지 일주일이 다 되어가는 가운데 고3 교실은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른바 킬러문항을 없애 사교육을 줄여보자 했던 정부의 의도와는 반대로 킬러문항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는가 하면 결과적으로는 공교육만으로는 풀 수 없는 한계만 보여주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킬러문항의 존재 여부에 대해 교육부는 출제 과정부터 철저히 배제했기 때문에 이번 수능에서 킬러문항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수능 채점 결과 브리핑에서 “일차적으로 킬
겨울철에 자동차 시동을 걸어놓고 담배를 피우는 운전자를 볼 때마다 엔진예열 방법을 잘 모르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번에는 연료절감은 물론 온실가스 및 교통사고 감소효과까지 검증된 에코드라이브 실천요령 중에 효과적인 자동차의 엔진예열 방법을 살펴보자.현재의 자동차 기술은 과거와 달리 엔진예열을 오래 하지 않아도 차에 크게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발전되어, 시동 후 천천히 출발하기 시작하면 엔진의 분당 회전수(RPM)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엔진 시동 초기에 배출가스가 가장 많이 배출되고, 주행 중에 배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