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7일=내일만 지나면 주말이다. 주말은 눈깜짝 할 새 지나간다고 하는데 원래 맞는 말이다. 평일은 5일, 주말은 2일이니 빨리 지나가는 게 당연하다. 짧은 주말의 분위기를 어떻게든 더 놀아보고자 불금이란 게 있는 것이다.요즘은 불목이란다. 목요일부터 거세게 불탈 정도로 놀자는 건데 사실 한 해 지나고 나이를 먹으니 이 마저 쉽지 않다. 불목은 우리에게 언감생싱이다. 목요일엔 그저 조용히 집에 들어가 가족과 함께 곧 있을 주말을 준비하는 날이다.오늘은 엄마가 차려주시는 집밥이나 먹으며 내일을 불태우리.
▲2018년 1월 16일=오랜만에 남자 넷이 만나 저녁을 먹기로 했다. 메뉴를 선택하려는데 워낙 국밥을 좋아하는 녀석이 “국밥 아니면 아무 거나 먹어. 남자끼리인데 주는대로 먹으면 되지….”라고 했다. 국밥 먹는 걸로 순위를 정하면 넌 장관급이다. 국밥부장관.‘남자끼리니까 아무 거나 먹어도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다니…. 안된다. 맛있는 건 남자끼리든, 여자끼리든 먹기만 하면 맛있다. 남자끼리 있으면 왜 국밥을 먹어야 하는가? 국밥에 왜 꼭 소주만 마시려고 하는가? 남자끼리 밥을 다먹으면 왜 꼭 당구장이나 PC방을 가야 하는가? 그리
▲2018년 4월 16일=작년에 이어 어머니가 또 다치셨다. 작년엔 왼쪽 무릎 인대가, 올해는 왼쪽 발목 인대가 늘어났다. 동생들이 출가했고 집에 있는 새끼라곤 나와 강아지 밖에 없어 내가 어머니의 수발이 돼야 한다.그래서 일찍 퇴근해 저녁 차려드리고 설거지하고 빨래는 널고 걔는 게 어제밤의 일상이었다. 하루만 해보니 어머니가 힘들어하시던 이유를 알겠더라.아들의 효심을 시험해보는 것인지 이를 이용해 부쩍 어머니가 드시고 싶단 음식이 많아졌다. 소고기, 해물탕, 참치회, 한정식…. 다 비싸다.그래도 부담이 덜 한 해물탕을 사드린다고
▲2019년 1월 14일=한 주가 시작인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생각하는 건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았을까?’였다. 그래야 회사를 안 갈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런 바람은 오늘 이뤄졌다. 미세먼지가 심하다는 것이었다.회사에 전화해서 “기관지가 좋지 않아 오늘은 회사를 쉬겠습니다”라고 하고 싶지만 그러면 시말서를 쓰라고 할 것 같았다. 미세먼지는 이제 더 이상 재해가 아닐 정도로 평범해져서인가 보다.어쩔 수 없이 출근하긴 했지만 목이 따끔거려 오늘은 적당히 일해야 한다고 마음먹었고 다행히 돈 받는 만큼 적당히 일했다.
▲2018년 1월 10일=사회인에게 가장 큰 연말회식은 회사에서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부서원이 모두 바빠 연말회식을 신년회식으로 바꿨다.다들 술을 엄청 마시는 편이라 음식값보다 술값이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식사 자체를 얼마 먹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조금 비싸지만 고급진 곳을 골랐다.동네에서 제법 맛있기로 유명하지만 나름 비싸기로 소문나기도 한 곳이다.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어차피 내가 내는 것 아니니 오늘 저녁은 누구보다 빠르게… 누구보다 열심히 먹어야 한다.
▲2018년 1월 9일=사람이 살다 보면 끼니를 거를 때도 있다. 대개 주말에 노느라, 혹은 자느라….평일엔 어떻게든 끼니를 챙겨먹는 편인데 요즘 들어선 밥 먹는 것 자체에 대한 회의감이 가끔 든다.오늘 역시 일을 하다 갑자기 ‘굳이 저녁을 먹어야 하나’란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왜 매끼니를 먹어야 하는가… 지구상 모든 생명체는 배고플 때 먹고, 졸릴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지만 유독 인간만이 시간이란 개념을 갖고 행동하는가? 세상 모든 일들이 하찮게 보이면서 인간의 존재 자체에 대한 고뇌에 빠져본다.그러나 이런 고뇌는
▲2018년 1월 8일=연말을 지나 신년이 되니 술자리가 절반 이상 줄었다.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라 주에 1~2회 정돈 술자리가 있지만 연말에 비해 충분히 소화가 가능하다.그러나 섭취하는 알콜 총량은 비슷하다. 자리가 절반으로 줄었지만 마시는 양은 더욱 늘었다. 가령 12월에 10의 알콜을 20자리 동안 마셨다면 지금은 20의 알콜을 10자리 동안 마신다.간이 버티질 못하는지 쉽게 피로해진다. 어제의 술기운이 조금 가시지 않아 정시퇴근은 하려 한다. 점심에 나름의 해장을 하긴 했지만 신체가 1살 더 먹어서인지 점심 때 한 번으로만
▲2019년 1월 7일=새해가 되고 한 살 더 먹으며 연차가 또 쌓였다. 언제나 막내일 줄 알았는데 타의로 인해 어느덧 차석의 자리까지 올랐다.마음에 안 드는 녀석이 있으면 이젠 확실히 조져놔도 괜찮은 짬밥이지만 이면으론 이젠 내가 술을 사줘야 할 후배들이 늘었단 뜻이다. 안그래도 오늘 후배들을 데리고 저녁을 사야하는 자리가 있는데 시원하게 쏘기로 했다.이 녀석들에겐 어차피 음식값이 문제가 아니다. 술값이 문제다. 술을 엄청 마셔대니 말이다. 그래도 최대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조금은 저렴하지만 그래도 나름 유명한 대패삼겹살집을 알아
▲2019년 1월 3일=연말 모임이 잦았던 탓에 음주 후 귀가를 위해 자주 걸어다녔다. 특히나 연말엔 택시는 물론 대리운전도 잘 안 오니말이다. 술을 많이 마시면 몸이 후끈해지고 두껍게 입던 코트를 벗고 걸었더니 목감기가 결국 찾아왔다.하루이틀이면 낫겠지하는 생각에 약도 안먹었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날 때 가슴이 먹먹한 느낌이 들더라. 샤워하면서 기침을 하고 나름의 목정리(?)도 하니 좀 나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약을 먹어야 하나보다.어렸을 적 엄마 손 잡고 병원 갔다 약국을 들릴 때 항상 엄마가 동네 분식집에서 이것저것 사주던 게
▲2019년 1월 2일=어제부로 공식적으로 한 살 더 먹었지만 아직은 한 살 더 먹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아직 떡국을 먹지 않아서다.그러나 이 같은 핑계는 오늘 저녁부터 대면 안된다. 저녁에 떡국을 먹는다고 일찍들어오라는 어머님의 명령이 있었다. 떡국을 먹으면 한 살 더 먹는다는 느낌은 둘째 치고 그렇게 맛있다고 느끼지 않아 좋아하진 않는다.그래서 오늘 저녁은 떡국에 만두도 많이 소고기도 많이 넣어주신다고 했다. 조금은 맛을 기대해 보자.
▲12월 28일=연말도 거의 다갔다. 한 달 동안 집에 일찍 들어간 날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늦은 귀가 때마다 어머니에게 혼났는데 오늘만큼은 집에 일찍 들어갈 수 있다. 조용히 집밥을 먹으려 연말을 마무리해야겠다.안그래도 오늘 어머니가 당직이라 밥을 못챙겨준다고 김치찌개를 끓였으니 일찍 들어오라고 하신다. 매일 늦어도 언제나 어머니는 자식 생각만 하시나보다.나였으면 집에 늦게 들어오는 자식 보기 싫어서라 밥 안챙겨줬을 것 같은데….
▲2018년 12월 27일=한해의 마무리를 하는 술자리가 드디어 오늘이 마지막이다. 마지막인 만큼 분명 엄청 마셔댈 것 같다.올 한해도 열심히 일한 간이지만 마지막 남은 간즙을 모두 쥐어 짜서 마무리를 해주길 바란다. 그러나 간의 과부하가 올 수도 있기에 매뉴의 선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기는 너무 평범하고 회는 다음날 100% 숙취가 온다. 그래서 결정한 게 중국음식이다. 매콤한 짬뽕에 기름진 탕수육이 함께라면 내일 아침 일어날 나는 조금은 가볍지 않을까?
▲12월 26일=크리스마스가 유야무야 지나가고 연말도 끝을 향해 다가가지만 이놈의 술자리는 좀처럼 사라지질 않는다. 이젠 신년회라는 명목으로 나의 간을 늘 괴롭히려 한다.이런 걱정은 우리나라의 모든 사회인이라면 겪는 것이지만 해가 바뀔 수록 체력이 부족해서인지 점점 힘들다. 이번 주에도 주말을 제외하고 모두 술을 마셔야 하지만 오늘만큼은 집에 갈 수 있다.한동안 열심히 일한 간을 달래야 한다. 그래야 내일과 모레도 달릴 수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쉬는 것도 다음 일정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간단한 안주와 촉촉할 정도의 알콜
▲2018년 12월 24일=나이를 먹어서인지, 아니면 경기가 어려워서인지 해마다 크리스마스 기분을 느끼기 어렵다. 가끔 TV라도 보면 크리스마스가 다가옴을 인지하긴 하지만 밖을 나가면 그냥 추운 겨울 중 하나일 뿐이다.30살도 가뿐히 넘긴 만큼 선물을 바라지는 않지만 그래도 기분이라도 내보려 매년 이 때엔 친구들과 만나 좋은 음식이라도 먹으며 보냈다. 올해 역시 좋은 음식을 먹음으로써 나름의 기분을 내려하는데 유독 의견이 잘 맞지 않다.나이를 먹으니 서로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는 꼰대가 돼버렸다. 우선 가장 큰 의견은 소고기다. 날도
▲2018년 12월 20일=저녁에 회식이 있는데 아직까지 어떤 걸 먹는지를 알려주지 않는다. 아무래도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음식인가보다.그렇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소고기다. 사실 예전엔 소고기를 좋아했지만 사회생활을 한 뒤엔 별로 먹질 못하겠다. 동행하는 분 중 한 분이 소고기를 좋아하는 것을 미뤄볼 때 이는 아주 합리적인 의심이라 단언할 수 있다.제발 소고기가 아니길 바란다…,
▲2018년 12월 19일=늦은 새벽까지 게임을 하는 일이 잦아졌다. 컴퓨터를 새로 바꿨으니 돈값은 해야겠다는 생각에 오자마자 저녁도 먹지 않고 자정을 넘기는 게 이젠 일상이다.저녁을 늦게, 야식이라 할 정도의 시간에 먹다보니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도 붓더라. 원래 부은 것일지도… 오늘 저녁 만큼은 제시간에 간단히 먹을 생각에 얼마 전 연두부를 주문했다. 만능간장까지 사은품으로 주기 때문에 바로 결제하긴 했다.이걸로 오늘 자정까지 열심히 게임할 수 있을까?
▲2018년 12월 18일=어제 밤 10시경 어머니가 갑자기 장을 보러 가신다고 했다. ‘갑자기 이 시간에?’라고 생각했지만 그 시간에 가야 떨이제품이 나온다고 하셨다.과자라도 살까하는 마음에 따라갔고 어머니는 웬 채소만 그렇게 바구니에 담으셨다. 뭘 드시고 싶으신 건지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곤 마지막에 라이스페이퍼를 고르셨다. 월남쌈이 드시고 싶은 거였구나….오늘 저녁은 당연히 월남쌈인데 사실 먹는 게 굉장히 귀찮아 선호하진 않는다. 라이스페이퍼를 뜨거운 물에 살 짝 불리고 채소 얹고 둘둘 감싼 다음에 소스를 찍어 먹는 게 엄
▲2018년 12월 17일=겨울 되면 현금을 많이 들고 다니라고 했다. 겨울에만 먹을 수 있는 길거리 간식이 많아서다. 최근엔 오코노미야끼나 닭꼬치, 달걀빵이 강세이지만 그래도 전통적인 강자는 물어묵과 붕어빵이다.특히 붕어빵은 기존 팥은 물론 슈크림, 고구마 등 다양해 지고 있어 선택권이 넓어졌다. 그런데 신용카드론 결제가 안되니 현금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언제 만날 지 모르는 붕어빵을 위해 짤랑거리는 동전을 들고 다니는 게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어제 집에 가다 붕어빵을 파는 걸 봤다. 현금도 뽑아놨다. 요즘 노상도 나름 자영업이
▲2018년 12월 13일=날이 춥다는 이유로 고기를 너무 먹은 것 같다. 열량을 내 추위를 이겨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신념이 겨울과 만나 몸이 둔해지는 느낌을 받는다.영양적인 측면에서 비타민도 열심히 챙겨먹어야 하지만 비타민제로는 한계가 있나보다. 안그래도 큰 덩치가 둔해지니 계속 게을러진다. 아침이면 일어나기 힘들고 사무실 온풍기에 잠이 오는 게 좋은 징조는 아닌 것 같다. 당분간 고기를 적게 먹고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하나보다.그렇지 않아도 연말이라 잦은 약속으로 해장재료로 콩나물을 많이 사다놨는데 이걸로 밥이나 짓자.
▲12월 13일=아침, 점심, 저녁 세끼를 챙겨 먹는 게 가끔 귀찮을 때도 있다. 그래서 집에 가면 가끔 저녁을 거른다. 저녁을 거르면 밤 10시가 됐을 때 많이 후회한다. 그 시간이면 어머니가 주방문을 닫고 방에 들어가시기 때문에 뭘 좀 해먹으려 하면 나오셔서 잔소리하신다.오늘 점심을 거하게 먹었기에 저녁은 패스하려 한다. 그러나 분명 밤 10시 쯤 배가 고프겠지. 분명 배달하는 햄버거로 끼니를 떼울 것 같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