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봄이 보이고, 가을이면 가을이 보이는 사람의 가슴은 따스하다. 감사는 정해놓은 계절도 시간도 없다. 감사는 어느 곳에서든 캐낼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선물이다. 햇살은 고운 물감을 풀어 산수화를 그린다. 사랑은 주는 자만이 받는 법이라 하던가. 감사는 물드는 그리움을 풍경 속에 담고 있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삶의 빈 들판이 가을처럼 부유해진다. 그런 따끈따끈한 감정을 주고받으면 바로 가족이 된듯한 느낌을 받는다.어느 때든 어느 곳에서든 감사를 캐내면 감사가 나오고, 불평을 캐내면 불평이 나온다. 감사는 주어진 조건이 아니라
요즘 기분 어떠세요? 지난 3월 ‘기분만 좋으면 된다’라는 에세이를 발간한 후 회사생활 중 틈틈이 강연을 다니면서 청중들에게 가장 먼저 묻는 말이다. 사는 게 재미있으세요? 행복하세요? 등의 말을 놔두고 기분을 먼저 묻는 이유는 기분 속에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기분은 먼저 몸 상태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감기 증세나 염증 질환으로 열이 나고 콧물이 흐르거나 근육통 등의 통증이 있으면 기분이 나빠진다. 위장질환이 됐든 뼈나 근육 등에 이상이 생기든 어떤 질병에도 기분은 몸 상태 그대로 반응한다. 특히 소화불량이나 편
주한미군 공여구역.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대전에서는 주한미군을 눈 씻고 찾아도 볼 수 없으니 말이다.그러나 주한미군은 과거 1956년부터 대전에서 철수하는 1992년까지 약 40년간 대전에 주둔했다. 그 기간 미군 부대 주변지역은 규제 등으로 개발이 제한돼 지역 발전이 정체됐고 해당 지역 주민은 많은 불편을 겪었다. 이러한 지역 편차 해결을 위해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낙후된 공여구역 주변지역의 균형 발전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는데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사업이다.대전에서 미군이 철수하고 남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말한 파스칼이 만약 2016년 3월에 이세돌 기사와의 바둑대결에서 승리한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진화를 보면 뭐라 했을까? 지난해 11월 미국 오픈AI사가 생성AI 챗GPT를 소개한 후 금년 3월에 개선된 챗GPT4는 텍스트는 물론 이미지 입력까지 처리하며 (18년 GPT1와 비교해도)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첨단 융복합 기술이 전반적인 삶에 영향을 미치는 대전환기에 교통(안전)분야도 명운을 거는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지난 칼럼에서 언급한 교통사고 감소를 위한 빅데이터 활용기반 확충도 AI의
노동법상 직장 내 괴롭힘 방지제도가 도입된 지 만 4년이 되어간다. 그동안 동 제도를 두고 각 사업장에서 많은 혼란과 어려움이 있었다. 직장 내 괴롭힘 문제의 가장 큰 문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고 상호간 앙금이 남기에 예방이 중요하다는 것에 모두 공감한다. 괴롭힘에 대한 예방으로 괴롭힘 행위자에게 나의 불편함을 말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각자 모든 일에 대해 다른 생각과 언행을 갖기에 괴롭힘 사건을 예방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최근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단순히 구세대와 신세대 간의 인식의 차이로만 치부하는 경향이 있는
대전의 극단 새벽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 공연축제 바벨페스티벌(Babel F.A.S.T)에 초청받아 유럽관객들에게 김호연재의 삶을 다룬 연극 ‘환생’을 공연했다. 바벨페스티벌은 세계 공연예술인들의 축제로 명성을 얻고 있으며 6월 3일부터 11일까지 9일간 루마니아의 트루고비슈테시에서 열렸다. 프랑스, 독일, 헝가리 등 26개국이 참가한 바벨페스티벌의 이름은 성서에 나온 바벨탑을 모티브한 것으로 우주의 진리와 완벽에 다다르고자 했던 인간의 바람이 추구하는 방향과 맞닿아서 칭하게 됐다고 한다.한선덕 연출, 김인경 작가의 환생은 루
빈곤 포르노로동정심 유발하는상위 0.02%가상화폐 큰손조사가 시작되자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네모르쇠 일관하던선택적 기억상실증 환자꼬리가 밟히자밟힌 꼬리 자르네도마뱀은 살기 위해자기 꼬리 자르는데스스로 살기 위해남의 꼬리 자르네도마뱀 보다 사악한아사리판 아수라(阿修羅)얼굴이 두꺼워표정을 알 수 없네.도마뱀 하면 생각나는 것은 ‘꼬리 자르기’이다. 정치인이나 오너 기업에 문제가 생기면, 부하에게 책임을 대신 지우고 처벌을 받게 하는, 자신의 죗값을 힘없는 약자들에게 온전히 덮어씌우고 빠져나가는 행위를 상징하는 말이다. 그러나 도마뱀의 꼬리
#. 2021년 8월 초 X빌라 103호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입주한 A씨는 얼마 전 당첨된 공공임대주택에 입주를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임대인으로부터 ‘정말 미안하지만 돌려줄 돈이 지금은 없다, 새로운 임차인을 구해야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사 날짜는 다가오는데 새로운 임차인은 구해지지 않으니 A씨는 난감하기만 하다(법률홈닥터 상담사례 각색).전세 사기 피해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임차인들의 빌라를 기피하면서 빌라 집주인들이 세입자 구하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밤새 열감기로 힘들어하던 아이에게 드디어 해열제가 효과가 있는지 가쁜 숨이 잦아든다. 체온계로 체온을 측정했다. 37.2도, 생각보다 낮은 것 같아서 다시 재니 37.8도, 어라? 다시 재니 37.5도다. 이 중에 나는 어떤 값을 믿어야 할까? 온도계가 이상한가? 내가 잘못 잰 건가? 순간순간 실제로 체온이 변화한 건가? 평균을 내야 하나? 해열제 투약시간을 체크하려고 아이의 체온을 적다가 들쑥날쑥한 측정값에 호기심과 의심과 걱정이 꼬리를 문다.과학을 이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그 기획 의도로 제일 많이 내세우는 표현 중 하나가 아마
‘문화슬세권’이란 말을 아시나요? 주거지역 가까운 곳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접근성 높은 문화생활권을 뜻한다. 단순히 ‘슬세권’만을 언급할 땐 잠옷이나 파자마, 슬리퍼와 같은 편한 복장으로 마트, 쇼핑몰, 약국, 영화관, 카페, 은행 등의 편의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편리한 주거 권역을 뜻하는 말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재택근무가 확산되자, 소비 반경이 도심 대표 상권에서 집 인근으로 옮겨간 소비 형태의 변화 탓도 크다.기존에는 주변에 역이 가깝다는 뜻의 ‘역세권’이라는 단어밖에 없었다. 대개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보
한동안 사윗감이 효자라면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 딸의 시집살이를 걱정하는 부모 마음의 반영이다. ‘효행장려 및 지원에 관한 법률(효행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가 한창일 때의 일이다.희귀 동식물도 법으로 보호하는 마당에 한국인의 오랜 정신적 가치인 효문화가 사라지는데 이를 보호하고 권장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로 효행법을 추진했다.하지만 일부 여성단체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효행법을 ‘며느리 잡는 법’이라며 반대한 것이다. 과거 역사를 돌이켜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항변이다. 역사 속 효는 여성들에게 엄청난 부담과 피해를 안겨준
함께 살거나 홀로 살거나 일단 한 생명으로 이 세상에서 살아간다면 모든 생명은 다 예민하고 민감한 헤아림으로 살 것이라고 나는 본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 마을에서 제일 연세가 많았던 내 증조할머니가 계셨다. 그분은 우리 집안으로 시집을 오신 이후 아마도 그 마을 어느 집에도 나들이를 해보시지 않았을 것이다. 이집저집 마실을 다닌다는 것은 불가능하였고, 일종의 금기사항이었을 것이다. 그분만 아니라 모든 규모있게 살고 법도를 지키면서 살아야 한다는 사람들은 다 그렇게 살았을 것이다. 그렇게 산 그 양반이 나에게 참 놀라운 것이 있었
지금 우리같은 평범한 백성들이 국회에서 하는 모습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은 파벌적 이해관계에 따른 입장차이를 이념으로 포장하여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는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위험해 보일 뿐이다. 국가와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핵심적인 방향이 설정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이념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된다.이념이란 이상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생각이나 견해를 뜻한다. 즉, 우리가 생각한 최고의 목표, 최고의 큰 이상적인 생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념에 해당하는 것이 민주주의, 자본주의, 공산주의, 사회주의, 국가주의와 같은 것들
불교 신자나 승려가 아니라면 불교 교리를 체계있게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호의적으로 불교를 느껴보고 싶다. 할머니와 어머니에 대한 법정 스님의 글을 통해서다.“우리같은 출가 수행자는 세상의 눈으로 보면 모두가 불효자다. 낳아 길러준 은혜를 등지고 뛰쳐나와 출세 간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해 싸락눈이 내리던 어느 날 나는 집을 나와 북쪽으로 길을 떠났다. 골목길을 빠져나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뒤돌아본 집에는 어머니가 홀로 계셨다. 중[僧]이 되어 절[寺]로 간다는 말은 차마 할 수 없어 시골에 있는 친구 집에 다녀온다고 했
우리가 모두 알고 있듯이 6월 6일은 현충일이다. 정부는 6월 한 달을 ‘호국보훈의 달’로 지정해 특별히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넋을 기리고 그분들을 기억하고 감사한 마음을 이어가도록 하고 있다.그런데 이런 중요한 날을 단순히 ‘쉬는 날’로 생각하고 의미 없이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참에 ‘우리가 6월에는 꼭 기억해야 할 사람들’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에 펜을 들었다. 왜냐면 우리는 살아가면서 가까이 있는데도 너무 흔하거나 실제로 체감되지 않아서 그 소중함을 잊고 사는 것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인류가 의사소
예담고는 고등학교 이름이 아니다. 예담고의 ‘고’는 높을 고(高)가 아닌 창고 고(庫)를 쓰며, ‘유물을 보관하며 옛 것의 의미를 현재에 새롭게 담아낸다.’는 뜻이다. 즉 옛 것을 담는 창고라는 예쁜 이름으로 국내 최초로 탄생한 비귀속 유물관리 수장고인데, 귀속되지 않은 유물의 효율적인 보관과 관리 체계 구축 및 유휴시설의 재생을 통한 역사문화자원으로의 새로운 역할을 위해 조성되었다.유물은 발굴하면 모두 박물관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땅을 깊이 파면 그곳에는 대부분 옛사람들의 흔적이 있기 마련인데, 그런 유물 중에는 국가에 귀속되어
다시 6월이 왔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나라를 생각한다. 나라를 위해 몸 바치신 호국영령들을 기리며 옷깃을 여미게 된다. 6월은 늘 이렇게 우리의 가슴을 사무치게 하며 다가온다, 바로 어저께가 6월 6일 현충일이었다.필자도 조기를 내걸고 삼가 머리를 숙여 조국을 위해 산화한 영령들을 추모했다. 그들이 계시지 않았다면 우리의 현재는 없다. 조상 대대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이 있고, 우리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다 가신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있다.지정학적인 위치로 인하여 우리나라는 외환이 많이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의 차이는 겸손의 소유 유무일 것 같다. 잘난 사람은 자신이 우월하다는 것을 강조하지만 못난 사람(?)은 아무것도 내세우지 않고 그저 묵묵히 전체 분위기에 젖어 생활한다. 이상하게도 못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생활철학이 존경받는다.항상 자신을 낮춤으로써 자신에 대해 존경심을 외부로부터 불러오게 한다. 겸손은 나를 낮추기, 상대를 높이기, 자기를 이기는 겸손으로 낮출수록 커지는 삶의 지혜라 할 수 있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에 대해 자신감과 책임감을 함께 지니고 있다.요즘처럼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 생각과 행동을 하는
천변 갈대가 무성한 허허벌판의 쓸모라곤 찾아볼 수 없는 곳에 철도역이 만들어졌다. 철로는 전통사회의 중심부를 가로질렀고 철로로 갈라진 농경사회 기반의 전통마을은 공동체도 경제활동도 점차 쇠락해갔다. 반면 철도역이 들어선 곳은 새로운 시가지가 만들어지며 철도를 통한 물자 이동의 상업 활동이 왕성한 근대도시로 발전해갔다.해 뜨면 일하고 해 지면 잠자리에 들던 근대 이전의 봉건 신분사회 사람들에게 철도와 기차는 돈과 시간이란 개념을 일깨워주었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 기차는 움직였고 신분에 관계없이 돈이 있어야만 기차를 탈 수 있었다. 누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나 살다 이승을 떠날 때까지 수많은 만남과 이별로 기쁨과 슬픔의 고통을 겪는다. 기쁨의 고통이란 말이 역설적이지만, 그 기쁨이 지극히 일시적이고 가변적이어서 또한 아픔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특히 피를 나눈 가족은 그 끈끈한 유대 때문에 헤어지는 고통이 자심하다. 그래서 예부터 부모, 남편, 아내, 형제, 자식을 잃은 다섯 가지 슬픔이 전해지고 있다. 이 슬픔이 다 나름 애통한 일이지만, 자식을 앞세운 부모의 슬픔을 가리키는 ‘참척(慘慽)’의 아픔은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인 단장지애(斷腸之哀)로, 이 세상 무엇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