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구인난은 상례가 됐다. 늙은 농촌은 더 심하다. 제때 일손을 확보 못해 농번기를 허탕 치는 일까지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노동인구가 감소한 데다 극심한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국내 인력은 그런 일자리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외국인노동자들이 있어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불균형은 해소될 기미가 없다. 충청권도 무시로 허덕인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나서 수혈한 조선업 이주노동자들이 일종의 취업 사기를 당했다고 한다. 어이없는 노릇이다.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이은주 의원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
농업에 있어서 종자는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경쟁력의 원천이 될 뿐 아니라 농산업 생태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다.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딸기 시장은 ‘육보’ ‘장희’ 등 일본품종이 주를 이루었고 국제적인 품종보호권 강화 움직임에 따라 거액의 로열티 지급 문제가 현실화하면서 우리나라 딸기 농가에 큰 시름을 안긴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97% 이상이 국내에서 개발된 딸기품종으로 교체되었고 이 과정에서 충남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에서 개발한 ‘설향’의 경우는 전국 재배 농가의 83%가 이 품종을 재배하고 있
지난 8월 한여름의 무더위도 물리친 대전0시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대전시가 꿀잼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약 109만 명이 축제를 찾았고 그중에 외지인이 42.5%나 됐다는 건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시간 여행 축제’라는 차별화된 주제가 지역의 정체성과 축제의 차별성을 갖고 지속적인 지역축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특히 오랜 기간 침체된 원도심에 직·간접적인 경제효과와 더불어 상권 활성화의 해법을 제시했다는 게 큰 의미다. 그러나 경쟁 도시와의 차별화를 위해서는 매번 축제만으로 해결할 수는
병원선은 육지로 드나들기 어려운 섬 주민들에게 없어선 안 될 생명선과도 같다. 물리적 거리에 더해 극히 제한적인 이동 수단도 그렇거니와 거동이 불편한 노인 인구가 많아 순회하느라 한참 만에 찾아올지언정 가뭄에 단비가 아닐 수 없다. 그런 병원선이 과부하 상태인 건 어제오늘 일은 아니나 공중보건의사 1명이 연간 최대 8000명을 진료하고 있는 현실은 도서벽지 의료복지의 민낯처럼 보인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병원선 운영 현황’에 따르면 전국에서 인천, 경남, 전남(2대)
지난 주말, 스페인에 사는 여동생의 큰아들이 결혼했다. 한국 결혼식과 사뭇 달랐고 느낀 점이 많았기에 몇 줄 적는다. 조카는 스페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한국인 부모에게서 한글과 한국 문화를 잘 배워 한국어를 잘하고 예의도 바르다. 다섯 살 무렵, 한국 할머니 댁에서 영어 자판만 되는 게임기를 갖고 놀았던 것이 계기가 돼 영어에도 친숙해졌다.조카의 아내가 된 사람은 프로이덴슈타트에서 나고 자란 독일인이다. 열세살 즈음, 가수 비와 동방신기 노래를 들으며 한국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튀빙겐대학 한국학과에 다니면서 교환학생으로 2년간
뿌리 없는 나무는 생명력이 없다. 뿌리는 생명의 원천이다. 생명을 상징하는 뿌리를 인간사에 적용한 민족이 있다. 뿌리를 유난히 강조한 우리 한민족(韓民族)이다. 그것은 민족공동체만 그런 게 아니다. 집안마다 뿌리를 강조하며 족보를 만들었다. 족보는 조상의 뿌리로부터 후손들의 줄기와 가지를 모두 표기했다. 전세계 그 어디에도 이렇게까지 뿌리를 강조하며 그 가지와 줄기까지 상세히 표기한 민족은 없다. 한민족이 거의 유일하다. 중국이 그럴 것 같지만 천만에 말씀이다. 과거에는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의 사회주의 중국사회는 아니다. 오로지 한
올해 역대급 세수 펑크로 지방교부세·교부금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를 보전하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의 통합재정안정화기금과 세계잉여금을 활용하도록 방침을 정하면서 지방정부의 재정 건전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이미 지자체 4곳 중 1곳이 안정화기금이나 세계잉여금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정부는 올해 내국세가 55조 원 덜 걷히면서 이에 연동되는 지방교부세·교부금도 23조 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방교부세·교부금은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내려보내는 돈으로 내국세에 일정 비율을 곱해 그 금액이
학교 밖 청소년 문제가 우리 사회에 깊은 시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청소년 인구가 갈수록 감소하는 상황에서 매년 6만여 명의 청소년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학령기 청소년 중 약 5% 정도인 30만 명 정도가 학업을 포기한 채 학교 밖 청소년으로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정부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여성가족부와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으로 지원정책이 분산되어 있다는 점이다. 각 부처별 성격에 따라 지원 사업이 단편적으로 운영되면서 연계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나이를 먹으면 늙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늙음’을 받아들이는 방법에선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죽는 날까지 병과 함께하지 않고 젊고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젊게 살 수는 없는 것일까? 이러한 바람[願]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가 추구하는 바이다.노화를 젊음으로, 질병을 건강으로 바꿀 수는 정녕 없는 것일까? 엘렌 랭어(Ellen J. Langer)는 여러 실험을 통해 바꿀 수 있다고 확언한다. 그런데 중요한 핵심은 생활에서 바로 긍정적인 사고와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이다.나이 먹음과 노화, 질병 등은
‘대백제 세계와 통(通)하다’를 주제로 지난달 23일부터 개최된 ‘2023 대백제전’이 9일 폐막식을 갖고 17일간의 긴 여정을 마쳤다. 13년 만에 개최된 이번 대백제전에는 국내외 관광객 300만여 명과 과거 백제와 교류했던 해외 8개국 등이 참여해 백제 문화를 널리 알리며 충남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다.2023 대백제전은 공주시와 부여군을 주무대로 65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였다. 그 중에서 국내 최초 이동형 수상 구조물과 워터스크린, 수중 조명, 분수, 레이저, 불꽃 등이 어우러져 압도적인 모습을 연출한 수상
대전시는 9월 15일부터 7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시내버스, 간선급행버스, 마을버스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이장우 시장과 시의회 그리고 보건복지부에게 감사하다. 특히, 대전시장의 강력한 의지로 시행되게 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UN은 한 나라의 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 14%가 넘으면 ‘고령사회’, 20%가 넘어서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사회’로 진입했고 2017년에 ‘고령사회’로 들어섰다. 지금 우리는 ‘고령사회’에 살고 있다. 보다 심
대학로에서 바쁜 연극인 중의 하나인 박팔영 분장가. 분장 이외에도 연극-TV-영화 배우, 극작가, 연출가 그리고 한국화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정통 침술교육을 오래전 이수한 침술사이기도 하다. TV 탤런트로 모습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분장사이기도 하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는 분주한 일정 가운데서도 틈만 나면 충남 금산군 부리면 고향집에서 작품 구상과 명상에 몰두한다. 아울러 2021년 창단한 극단 비단골에서 금산 주민들로 구성된 출연진들과 함께 연극 공연 연습에 바쁘다. 인구가 감소하고 노년층 위주로 형성되는 지역사
재난 문자는 유의해야 할 안전 지킴이다. 휴대전화 일상화에 발맞춰 2005년 5월 15일부터 시작한 재난 문자 서비스는 그 경중에 따라 위급재난, 긴급재난, 안전 안내 문자로 나뉘어 2019년까지 연평균 414건을 송출하며 파수꾼 노릇을 톡톡히 했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까지만 해도 순기능에 국민의 의뢰심이 상당했다. 그랬던 재난 문자가 이젠 스팸 문자와 다를 바 없는 천덕꾸러기 신세다. 과유불급으로 인한 피로감이 원인이다.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재난 문자는 연평균 5
등화가친(燈火可親) 계절이다. 다독(多讀), 정독(精讀), 숙독(熟讀)하자. 자연인으로서의 인간은 일정한 시간(생애)과 공간(사는 곳)의 제약을 받는다.여기와 저기에 동시에 있을 수 없고,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살 수 없다. 그래서 직접경험만으로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시간 축을 과거와 미래로 확장하고 공간 축을 고향과 해외, 세계로 확장하려면 독서를 통해 간접 체험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많이 읽은 사람을 당할 수 없는 것이다.옛날부터 한 시렁의 책을 선비의 조건으로 삼았고, 무릇 남자라면 다섯 수레 분량의 책을 읽어야 한다
마늘의 원산지는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기원전 2500년부터 인류에 의해 재배되기 시작했다.우리나라에는 단군신화에 웅녀가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먹었던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 마늘재배지역은 충남 서산, 태안과 경북 의성이 유명하고 역사적인 기록도 많이 남아있다.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1인당 마늘 소비량이 가장 많고 모든 양념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필수 재료이다. 또한 고추와 함께 양념채소에 속하는 품목으로 국민식생활의 안전을 보장하는 농업의 근간이며 김치 등의 주요 첨가물이다. 그러나 최
지난해 대비 올해 소나무재선충병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잠시 잦아드는가 했더니 감염세가 심상찮다. 영남 62곳에 집중된 가운데 충청권 역시 대전과 세종, 충남과 충북 전역(21곳)에서 발생했다. 언제 확산해도 이상하지 않은 전파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조기 예찰과 적기 방제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점이다.산림청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에게 제출한 소나무재선충병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감염목이 2021년 30만 7919그루에서 올해 106만 5967
당(唐)태종 이세민은 가장 아끼던 신하가 죽자 “사람은 구리로 거울을 만들어서 의관(衣冠)을 바로잡고, 사람을 거울로 삼아서 자신을 알 수 있다”고 하면서 자신의 스승과 같았던 위징(魏徵)의 죽음을 매우 슬퍼했다고 한다.수나라를 멸망시키고 당나라를 건국한 아버지를 이은 당태종은 태자였던 형을 죽이고 제왕이 되었지만, 후대에 그의 치세(治世)가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바로 위징이라는 인물이 그를 매우 현명하게 보좌했기 때문이며 당태종과 위징의 대화는 ‘정관정요’라는 책으로 남아 후세의 위정자(爲政者)들에게 교과서가 되었다.한 나라
작년부터 나는 이상스럽게 진정으로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지 못하고 어쩔 수 없는 글을 자꾸 쓰게 된다. 이것은 나에게 하나의 슬픔이고 비극이다. 나에게 그런 글을 쓸 수밖에 없도록 하는 우리의 현실 역시 내가 판단하기에 슬프고 비극스럽다. 나는 정말로 정치 이야기를 글로 쓰고 싶지 않다. 불평과 불만과 비판 대신에 희망과 긍정의 말들을 주고받으며 살고 싶다. 때로는 깊은 시를 읊고 싶고, 깊은 사상을 음미하면서 나도 그렇게 깊게 들어가고 싶다. 달라지는 세계에서 어떻게 하면 평화롭고 아름답게 살 수 있을까 하는 그림을 잘 그리고
태어남과 동시에 사라져버린 출생 미등록 아동들에 대한 관심이 한 때 반짝했다가 시들해진 느낌이다. 지난 6월 경기 수원의 한 가정집 냉장고에서 영아 2명이 발견되면서 사회적 관심사로 등장해 관련 입법 등이 추진됐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출생 미등록으로 의심되는 아동(영아)과 사망자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하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보건복지부가 전국 시·도 경찰청에 접수된 출생 미등록 영아 사건 1095건을 조사한 결과 44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9명은 친부모 살인 과실 치사로 인정됐다.충
지난달 24일 대전문학관에서는 의미 있는 회고전이 개최되었다.바로 ‘대전문인 탄생 백주년 기념 - 당신의 100년, 나의 100년’전이다. 지금부터 100년 전인 1923년에 태어나 대전·충남 문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 한성기 시인, 박희선 시인 그리고 원종린 수필가에 대한 회고전이다.백춘희 문화재단 대표와 이은봉 문학관장이 주관하고, 역대 대전문학관장인 박헌오 시조시인, 강태근 소설가, 박지용 동화작가와 김용재 국제펜본부이사장, 송하섭 평론가, 최송석 원로 시인 등 많은 문인이 내빈으로 참석한 가운데 오픈식을 가졌다.호랑이는 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