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의 등장으로 전 세계의 관심은 AI에 쏠려 있다. 작금의 AI 신드롬은 1990년대 초 월드와이드웹 프로토콜을 처음 접했을 때만큼 혁명적이다. 그만큼 생성형 AI가 웹이 세상을 바꾼 만큼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이 전망이다.앞으로는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손으로 쓰는 글에서 말로 하는 대화 형태로 빠르게 바뀔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지금 우리는 컴퓨터와 모바일 폰 없는 삶을 꿈꿀 수 없고,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이 향후에는 우리의 삶에서 AI가 필수불가결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는 판
한 사람이나 한 사회 또는 한 국가나 민족이라는 공동단위가 지금 거기에 그렇게 있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굽이굽이 돌고 도는 길을 걸어왔을까? 때로는 치닫고, 때로는 내리 꽂고, 때로는 쏜살같이 빨리, 때로는 가위에 눌린 꿈 속에서 몸부림치면서 괴로워하는 맴돎에 시달리면서, 때로는 거대한 폭풍에 휘날리다가, 살랑 불어오는 안온한 바람을 안고 유유자적하면서 산책하듯이, 때로는 끝모르는 아스라한 벌판을 걷다가, 때로는 천인단애의 어떤 낭떠러지에서 떨어져버리는 절박한 위기감에 사로잡히다가, 때로는 물질의 풍요에 주체할 수 없는 황홀감에 빠져
오늘 산에 오르다 구순(九旬)을 넘긴 나이로 밭일을 열심히 하는 어른을 만났습니다. 얼굴이 잔잔한 호수를 닮았고, 걸을 때 허리도 반듯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나도 저렇게 곱게 늙어갈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곱게 늙어 가는 사람을 만나면, 세상도 고와 보입니다. 늙음 속에 낡음이 있지 않고, 오히려 새로움이 있어 그렇겠지요. 곱게 늙어 가는 사람들은 몸은 늙지만, 낡지는 않습니다. 늙음과 낡음은 글자로는 한 글자 차이밖에 안 되지만, 뜻은 서로 정반대의 길을 달리고 있습니다. 언젠가 본 나루터에서 꽤 오래도록 낮잠을 자고 있는
눈가에서 입술로 번지는 미소가언제나 꽃처럼 아름답던 여인.밖엔 따스한 햇살이 꽃장식을 비치고주인공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건만.영원한 동행을 약속했던 그녀는 안보이고빈 지팡이만 쓸쓸하게 자리를 지키네요.난 아직도 진갑(進甲) 넘긴 아이인데.눈물 닦아 줄 상수(上壽) 엄마는 승천(昇天)하시고.그 곳은 지내실만 하신가요? 하루라도 휴가오시면 숨소리라도 듣고 싶어요.맨 정신에 사랑한다는 말한 걸 빼곤잘한 것이 없는 불효자는 그저 울지요.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평생 끊임없이 배우며 일하고 사랑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래서 배움(學), 일(業), 사랑(愛)은 인생의 3요소라 할 수 있지요. 그중 으뜸이 뭐냐고 따진다면 배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배워야 일, 사랑도 가치 있고 지혜롭게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배움은 인생을 살아가는 모든 분야의 공통분모라 할 수 있습니다. 배움과 가르침의 도를 주창한 성인은 공자뿐이지요. 공자 스스로도 ‘나는 결코 성인이 아니다. 언제나 배움에 부족함을 느끼고 가르치는 일에 싫증을 내지 않는 사람이다.’라고 스스로를 평했지요. 어떻
며칠 전 산책 다니는 통학로에서 헌화를 목격하고 집에 와 검색해보니 9세 어린이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치는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음주운전 가해자는 지난 8일 지인들과 점심 먹으며 소주 1병을 마시고 오후 2시경에 (거동하기도 힘든) 만취 상태에서 운전하다 대전 둔산동 탄방중 인접도로 스쿨존에서 갑자기 건너편 차로로 급회전하며 인도로 돌진해 인사사고를 낸 것이다. 대향 차선의 운전자는 전방을 주시하다 충돌직전에 멈춰 사고를 모면한 건 그나마 다행이었다.가해자는 사고를 피하려고 브레이크를 밟으려다 가속페달을 조작해 사
보통의 현수막은 관할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걸 수 있고, 불법 현수막은 즉시 철거될 수도 있으며 과태료 부과의 대상이다. 그렇지만 시청이나 법원을 지나다 보면 무분별한 비난과 원색적인 표현의 현수막들이 즐비해 있어 이곳을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집회 참가자들은 보이지도 않고, 현수막들만 덩그러니 흉물처럼 걸려있다. 더욱이 통행이 잦은 주요 교차로에는 교통 안전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는 각종 현수막들이 난립해 있는게 현실이다.지난해 12월 개정된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 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제8조(이하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기인 1966년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설립으로 출발했다고 한다. 국립연구기관 설립으로 과학기술 기반 산업 발전과 중화학공업 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에서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는 뜻이다.KIST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면서 각 분야 출연연이 설립됐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반도체, 인터넷, 정보통신, 원자력, 자동차, 선박, 조선 등 각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에 오르기까지 출연연 연구자들의 역할이 컸다. 출연연은 정부주도의 연구로 경제부흥을 이끌었고 연구자들은 빠르게 선진과학기술을 따라잡으며 국
한 달 전쯤 뉴스에서 가수 이동원과 함께 ‘향수’를 듀엣으로 불러 잘 알려진 테너 박인수가 미국에서 향년 85세로 별세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물론 가수 이동원도 2년 전에 생을 마감해 노랫말을 쓴 시인 정지영, 테너 박인수, 가수 이동원 세 사람 모두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니다. 오직 노래만이 남아 역사를 지킬 뿐이다.지금 기억하기에 30여 년 전인 1989년 민족시인 정지용의 대표작인 ‘향수’에 멜로디를 붙여 서울 음대 교수인 테너 박인수와 가수 이동원이 국내 최초로 환상적인 듀엣곡을 부르는 파격적인 시도로 음반 130만 장 이상
이르면 5월부터 대전의 밤 풍경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이하 관광공사)가 공모한 ‘야간관광 특화도시’에 대전을 비롯한 5개 도시가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작년에 선정된 인천과 통영시를 포함하면 총 7개의 도시가 저마다의 매력적인 명소나 공간을 야간 관광 상품으로 선보이는 것이다.발표에 따르면 대전은 ‘과학대전’을 핵심 콘셉트로 하여 대전엑스포 자원과 대덕연구단지를 야간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엑스포다리와 한빛탑, 엑스포타워, 신세계 Art&Science, 대전 원도심이 어우러진
나 비록 가난하지만남의 것 탐(貪)하고 싶지 않네넉넉지 못한 내 삶 떼어이웃과 나누면서 살고 싶네함께 먹고 함께 마시면서함께 웃고 함께 울면서내 고통 그대의 위로가 되고나의 꿈 그대 희망이 되고 싶네나 비록 가난하지만그대 버팀목 되어설레는 마음으로 바라보며그대 부족함 채워주고 싶네국어사전은 버팀목을 ‘물건이 쓰러지지 않게 받쳐 세우는 나무’ 또는 ‘외부의 힘이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 견딜 수 있도록 해주는사람이나 사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근대사회로 진입하면서 유럽 사회는 천민과 상류층의 벽이 무너졌다
근래 몇 년간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 경제를 최악의 상황으로 이끌었다. 특히 관광은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분야 중 하나다. 세계관광기구는 관광시장의 회복이 올해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야간경제’(Night Time Economy)는 새로운 글로벌 트렌드다. 최근 세계적으로 24시간 경제인 ‘야간 경제’를 통해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 야간이라는 시간적·공간적 부분을 관리 운영함으로써 지역경제 및 관광활성화, 일자리 창출을 모색하자는 것이다.영국이나 호주 시드니 등은 ‘퍼플
어느 사회든 패륜·불륜은 드라마의 핵심 소재 가운데 하나다. ‘어찌 저럴 수가 있어!’라고 한마디 하면서도 계속 보게 되는 건 고루한 도덕 선생의 이미지보다는 ‘훔친 사과’에 숨겨진 감성 자극이 더 호기심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요즘 드라마를 보면 이보다 더한 패륜·불륜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한 집안 구성원 전체가 얽히고 설킨 불륜 가족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 정도 복잡한 관계라면 여러 집안, 여러 사람이 얽혀 있을 법도 한데 한 지붕 한 가족이 온갖 잘못된 만남 속, 동가숙 서가식 장면이다. 어떻게 저런 착상이 가능할까
요사이는 시골 학교 옆을 지나가도 아이들을 볼 수가 없다. 어린 학생들이 활발하게, 중구난방으로 뛰어노는 모습을 거의 볼 수가 없다. 학교차로 오고가기 때문에 길에서 아이들을 본다는 것은 너무 어렵다. 더욱이나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에 사는 경우엔 공공비용으로 택시를 이용하는 아이들도 꽤나 있다. 학교 안 시설은 도시에 있는 학교들의 시설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다. 어느 지역에는 유, 초, 중, 고등학교가 한 울타리 안에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 보이지가 않는다. 내가 다녔던 시골 초등학교에 이번 해
금년 봄 날씨는 작년하고 또 다른 양상인 것 같다. 아침 날씨는 영하에서 맴돌면서 낮 온도는 20도까지 오르곤 한다. 해마다 날씨의 변화는 불규칙해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금년의 벚꽃 개화 시기도 전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전년도까지만 해도 아파트와 갑천변에 벚꽃이 피면 신탄진은 이틀이나 삼일 후에, 계족산은 그로부터 3~4일 후에, 그리고 동학사가 마지막에 벚꽃을 피웠다. 그래서 열심히 산을 다니는 사람은 일주일에서 열흘 가까이 벚꽃을 즐길 수 있었다.금년에는 위치에 대한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김소월(金素月·1902~1934)은 평북 구성에서 출생했고 본명은 김정식(金廷湜)이다. 18세인 1920년 ‘창조’에 ‘낭인의 봄’ 등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일본유학 중 관동 대지진으로 도쿄상과대학을 중단했다.고향에서 할아버지의 광산경영을 도왔지만 망하고 동아일보 지국을 열었지만 당시 대중들의 무관심과 일제의 방해로 문을 닫았다. 이후 극도의 빈곤에 시달리며 술에 의지하다가 1934.12.24. 뇌출혈로 사망했다. 죽기 이틀 전 아내에게 “세상사 참 살기 힘들다”고 말한게 유언이 됐다.성장과정에서 겪은 한(恨)을 여성적 감
2004년에 나는 인도와 뉴질랜드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5월에는 인도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그곳의 자연과 풍광을 즐겼고, 가을에는 뉴질랜드의 북섬과 남섬을 차례대로 트레킹 했다.우리나라에서는 계절의 여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여행을 하기 좋은 시기였지만 인도는 이미 뜨거운 여름이었다. 아침부터 숨이 턱턱 막혀 바라나시의 갠지스강이 목욕탕의 온탕처럼 느껴졌다. 갠지스강의 가트와 바라나시의 오래된 골목을 걸으며 낯선 모습에 재미를 붙일 때쯤 몸과 마음이 무더위에 지쳐갔다. 서둘러 이 더위를 피하지 않으면 탈진할 것 같았다. 그래서 예정보
살면서 이런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내가 가스는 잠그고 나왔나?’ 혹은 ‘전깃불은 껐나?’라며 의심해 본 경험 말이다. 이런 경우에 다시 돌아가서 확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잠갔겠지’ 하면서 지나쳐버리는 사람도 있다.필자는 20년 넘은 공직생활에서 ‘보안과 안전’이 몸에 배어서인지 아직도 의심이 들고 확신하지 못하면 다시 돌아가서 반드시 확인한다. 그래야 안심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족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아내는 물론 아이들에게도 어려서부터 꾸준히 강조한 때문인지 이제
도시환경으로 처음 마주하는 도로와 인도는 도시의 첫인상을 결정한다 할 수 있다. 도시의 본질을 느끼기 전에 먼저 시야에 잡히는 이미지가 깨끗하고 잘 정비된 도로가 품격있는 도시, 살고 싶은 도시의 결정적 순간 MOT(Moment of Truth)가 된다. 따라서 도로를 잘 개설하고 지속적으로 유지·관리하는 게 매우 중요한 명품도시 대전을 만드는 출발점이다.도로발전은 그 나라의 산업발전과 맥을 같이한다. 우리나라도 많은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전국 1일 생활권이 만들어졌고 국도, 지방도, 특별·광역시도, 시·군·구도 등 많은 도로들이 개
드디어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의 숙원 사업이던 3·8민주의거기념관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들었다. 아니다. 공사를 시작한 지도 어느 새 한 달이 지나고 있다. 지난 2월 20일 옛 충청남도청 인근인 대전시 중구 선화동 367-10 일원에 연 면적 3000여 평 규모로 지하 2층, 지상 4층 기념관을 착공한 것이다.3·8민주의거는 주지하는 바와 같이 1960년 3월 8일, 이 땅에서 민주·자유·정의를 부르짖으며 독재정권에 맞선, 중부권의 첫 학생 운동으로서 4·19 혁명을 일으키게 한 발화점이 되어 준, 의거였다. 그동안 60년에 걸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