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6일=코로나19 때문에 오늘 그리고 내일의 약속이 취소됐다. 오늘은 치킨, 내일은 회를 먹기로 했는데 아쉽긴 하지만 시국이 시국인 만큼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집에 가면 뭐 딱히 먹을 반찬거리는 없었던 것 같은데 요즘 영화 기생충 때문에 더욱 유행하는 짜파구리나 끓일까 싶다. 한 번도 먹어보지 않아서 무슨 맛인지 모르지만 영화에선 채끝살을 넣고 끓인다. 채끝살 살 바엔 차라리 돼지고기를 먹겠다는 마음이 크니까 목살 조금 넣고 끓여봐야지.
▲2020년 2월 25일=코로나19가 점차 퍼지는데도 어머니는 아들녀석이 술자리를 간다는 게 마음에 안 드셨나보다.아침에 출근할 때 “오늘도 늦으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셨다. 30 중반이고 덩치도 큰 아들녀석이 여전히 애처럼 보이시나보다. 솔직히 요즘 술자리가 잦아 늦게도 들어갔으니 오늘은 일찍 들어가 집밥으로 저녁을 먹어야겠다.물론 술자리가 잦았던 만큼 오늘의 설거지는 내 담당이니까 김이나 멸치같이 손 최대한 안 가는 반찬 위주로….
▲2020년 2월 24일=코로나19가 확산되지만 ‘설마 내가…’하는 마음에 아직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냥 잘 씼고 다니면 안 걸리겠지 싶다.코로나19 걸리지 않겠다고 외출 자제하다 걸리면 뭔가 억울하지 않은가. 그냥 평소대로 다니는 게 마음은 편하다. 잘 먹고 잘 씼고 잘 자는 게 최고라 생각한다.오늘도 약속이 있어 삼겹살을 맛있게 먹고 집에가서 샤워로 고기 냄새 다 지우고 푹 자면 될 것 같다.
▲2020년 2월 20일=저녁 약속이 없는 줄 알고 개인적인 약속을 잡았는데 깜빡한 일정이 있는 걸 뒤늦게 알았다. 부랴부랴 지인에게 연락해 약속을 취소했는데 조금 미안하다. 개인적인 약속이 더 맛있는 메뉴였는데…. 둘이 만나 회를 먹기로 했으나 별로 당기지 않는 족발을 먹게 생겼다.술자리가 잦아 무겁지 않은 걸 먹고 싶은데 어쩔 수 있나. 그냥 내 돈 안 쓰게 생겼다는 마음을 가져야지.
▲2020년 2월 19일=전날, 아니 오늘 새벽가지 술을 마셔서 그런가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점심은 너무 대충 먹어서 배는 허한데 또 뭘 먹으려고 하면 잘 안 넘어갈 것 같다.이럴 땐 간단하게 간식거리로 끼니를 때우는데 이런 날은 편의점으로 가는 게 제일 마음 편하다. 요즘 편의점은 거의 음식점이라 할 정도로 많은 메뉴가 있는데 치킨도 판단다. 하지만 숙취로 치킨은 못 먹겠고 간단히 핫도그 하나 사먹으련다. 가격도 참 착하더라. 고작 1200원이면 되니.
▲2020년 2월 18일=지난 주 술자리가 꽤 있었으나 이 주는 조금 널널한 편이다. 아직은 말이다. 오늘만 마시면 이 주엔 술자리가 없어 간을 보호할 수 있다.장소는 해물갈비찜을 파는 곳이었던 것 같은데 인터넷으로 찾아 보니 나름 괜찮은 것 같다. 적당히 마시고 조심히 귀가할 수 있도록 빌어야겠다. 날도 추운데 잘못하면 입 돌아갈 수 있어서다.
▲2020년 2월 17일=주말에 눈이 내리더니 오늘 아침은 기온이 뚝 떨어졌다. 아침 출근 때 덜덜 떨며 길을 나서니 자연스럽게 짜증이 나더라. 다음 달이 3월인데 2월 중순에 눈이 내리니 자증니 나지 않을 수 있을까….너무 추워 점심엔 뜨끈한 짬뽕으로 때우긴 했는데 오후되니 기온이 더 떨어져 다시 짜증이 났다. 마시면 입이 데일 정도의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날씨다. 한식에서 제일 기본적인 밥과 찌개가 더욱 간절하다. 집에 우렁도 사다 놨으니 된장찌개나 해먹고 싶은 날이다.
▲2020년 2월 13일=사흘 연속 술 약속의 마지막 날이다. 다행히 숙취는 없으나 오늘까지 술을 마시면 힘이 들 것 같다. 그래도 마지막 날이니 힘을 내 버텨야지란 생각이다. 사실 술을 마시는 것보다 배 안부른 안주를 먹었음 하는데 오늘은 보쌈이다. 어제 족발에 이어….칼로리를 보면 어제보단 가벼운 안주가 되겠지만 돼지고기란 점은 똑같다. 적당히 같이 나오는 콩나물국으로 속이나 좀 달랠 생각이다.
▲2020년 2월 12일=어제 삼겹살에 소주를 한 잔했다면 오늘은 족발에 소주 한 잔을 해야 하는 날이다. 이틀 연속으로 술을 마시는 게 부담도 되지만 식사가 또 돼지고기인 점도 조금 그렇다. 다행히 어제는 구운 거, 오늘은 삶은 거란 점은 다행이긴 한데 최대한 같은 종류 음식은 피하고 싶었다.약속 장소를 인터넷에 쳐보니 식사메뉴로 칼국수와 수제비도 있다. 시원한 바지락 국물만 있다면 지겨운 족발이라도 소주 세 병 정도 뚝딱할 것 같다.
▲2020년 2월 12일=보직을 바꾸고 타의에 의한 술자리가 많아진 점은 조금 걱정이다. 이주도 오늘부터 사흘 연속으로 술을 마셔야 한다. 메뉴는 삼겹살인데 구성원을 보니 막내는 아닌 것 같아 다행이다. 그렇다면 열심히 먹으면 된다는 건데 삼겹살이면 위를 알콜에 충분히 보호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다.하지만 멤버 구성을 보니 많이 마실 것 같아 걱정이다.
한동안 부서 이동으로 업무가 꽤 바뀌어 적응하는데 애먹었다. 이전보단 심적으론 편해졌으나 몸은 좀 힘들어졌다. 항상 집에 들어가면 저녁도 안 먹고 자는 날이 많았다. 자리를 바꾼지 한 달이 넘어가자 점점 새로운 자리에 적응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어제 두부김치 먹으려고 사다 돼지고기 목살 한 근을 하서 먹고 반 근이 남았는데 소금후추로 간을 해 목설스테이크처럼 해 먹어야겠다. 몸이 너무 허하다.
▲2019년 12월 19일=연말이 다가올 수록 술자리가 잦아진다. 이번 주엔 벌써 사흘이나 마셨다. 오늘도 약속이 생길 뻔했으나 거짓말로 쉴 수 있게 됐다. 오늘도 마셨으면 정말 죽을지도 모를 것 같다.오늘 날도 추운데 집에 들어가기 전 뜨끈한 국밥을 든든히 먹고 일찍 자 간을 회복시켜야 한다.
▲2019년 12월 18일=저녁 약속이 있다. 오늘도…. 오늘은 좋아하는 회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횟집이 어떤 생선을 횟감으로 쓸지 모르겠으나 동네에서 꽤 유명하다는 걸 감안할 때 겨울 방어가 나오지 않을가 싶다.겨울 방어는 참치에 준한다고 한다. 기름져 굉장히 고소하고 식감도 상당하다. 제발 방어였으면 좋겠다.제발.
▲2019년 12월 17일=어제 일이 끝나고 술을 마셨다. 1차는 굴을 먹었고 2차는 치킨을 먹었는데 배가 불렀던 탓에 치킨이 남았다.남은 치킨은 내가 포장했는데 아침에 먹고 나온다는 걸 깜빡하고 그대로 남았다. 양이 상당해 한끼 정도는 될 것 같다. 집에 가서 저녁 대신 충분히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12월 12일=대한민국에서 축·부의금을 내고 음식을 먹으며 상대방과 함께 웃고 웃는다. 대개 축의금을 낼 땐 그곳의 식사비는 어떤지가 심각한 고민 요소다. 식사비에 따라 축의금 액수가 달라져서다. 그래서 축의금을 내는 곳에선 식사에 대한 맛 평가가 굉장히 까다롭다.그러나 부의금을 내는 장소에서의 식사는 그 누구도 어떤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 상대방을 위로하는 곳에서 음식 평가를 하는 건 인두껍을 쓰고 할 짓이 아니긴 하지만 그렇다고 먹는 음식이 대충 나오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부의금을 내는 곳에선 수육보다 편육이,
▲2019년 12월 11일=얼마전 특가로 뜬 분홍 소세지를 5000원에 대량 구매했다. 워낙 저렴한 제품인데 특가 세일까지 들어갔으니 5000원 어치면 얼마나 많을까.오늘 집에 배송이 완료됐다고 한다. 엄청 많이 왔나보다. 어머니에게 혼나긴 했으나 행복하다. 어렸을 적 분홍소세지가 너무 먹고 싶었으나 건강에 좋지 않다고 어머니가 잘 안해주셨다. 오늘부터 달걀에 부쳐 먹어야지.연초까진 반찬 걱정 없을 것 같다.
▲2019년 12월 10일=여름휴가를 가지 못해 일주일여 동안 휴가를 갔다. 사실 정기휴가는 올해 처음으로 쓴 것 같다. 여기저기서 놀고 마시고 자고 하는 행복한 삶이었다.그리고 복귀하니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치킨이더라. 사실 치킨은 마성의 음식이다. 치킨을 싫어하는 사람은 사람이 아닐 정도다. 치킨이 주식이면 좋겠다.
▲2019년 11월 21일=김장철이 다가왔다. 집에서 생강과 마늘 냄새가 진동을 한다. 그속에 멸치액젓의 비릿함도 포함됐다. 집에 들어가면 꾸릿한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홀애비가 집에 있는 줄 알았다.주말에 김장을 하겠다고 선언하신 어머니가 수육은 안하겠다고 말씀하셨다. 대신 족발을 먹자고 하셨다. 물론 내 돈으로 주문해야 했고 오늘 배달이 완료돼 미리 맛보기를 할 것 같다. 김장엔 수육이 아니라 족발이라니 실망이다.
▲2019년 11월 20일=역시나 전날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마신 양에 비해 숙취는 없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멀쩡한 건 아니다. 약간의 두통과 복통이 하루 종일 괴롭힌다.집에 가고 싶지만 당직이라 그럴 수 없다. 저녁을 빨리 먹을 수 있단 건 다행인데 중요한 건 메뉴다. 점심 때 해장을 하긴 했으나 밥이 잘 넘어가지 않아 별로 먹지도 못해 많이 허하다. 그냥 간단히 제육볶음이 나오는 백반이 당긴다.
▲2019년 11월 19일=오늘은 강적이다. 전적으로 볼 때 1무 1패다. 오늘 같이 약속에서 만날 상대방 말이다. 나름 술에 자신있디고 생각했는데 이 분을 만나 처음으로 필름이 끊겨봤다. 그것도 통으로 말이다.오늘 컨디션은 좋다는 게 다행히지만 맨정신에 귀가는 어려울 것 같다. 무엇보다 안주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소고기다. 많이 먹질 않으니 빈속에 술이 들어갈 것이고 내일 아침엔 일어나기 힘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