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큰 건물이 총관이 계시는 관청이라오.”둘은 노인에게 인사를 하고 곧장 관아로 들어갔다. 그리고 안내인을 통하여 올합대를 만나 진상물을 바쳤다. 올합대는 진상물을 받아보고 크게 기뻐하며 부드러운 얼굴로 다정하게 묻기를“귀인들은 무슨 용건이 있기에 이와 같은 진귀한 선물을 주시는 것이오. 용건이 있으면 주저치 마시고 말해 보시오.”올합대는 처음으로 중원의 진귀한 물품을 만나 본지라 크게 호감을 가지고 말했다. 이에 백근이 편안한 마음이 되어 긴장을 풀고 말하기를“총관님, 저로 하여금 학원탁 추장님을 만나 뵙게 도와주십시오.”“하하
마난 장군은 자를 국형이라 하고 마초의 형 마철의 손자였다. 서량의 명문 마씨는 마원 장군 이래로 족당을 지어 살았다. 그들이 크게 번성하자 마씨 족당을 사람들은 교림(喬林)이라 불렀으며 마씨가 서량자사를 했다.그러나 촉나라가 망하자 위나라는 서량 태수를 교체하고 마씨의 묘(廟)까지 옮겼다. 일이 이러하자 마난은 재앙를 피하여 강지에 투항했다. 그때 노수가 마난이 촉한의 후예임을 알고 적극적으로 추천하여 빙익지방의 장수가 되었다.노수 장군은 촉한의 장익 장군의 손자였다. 장익은 제갈공명이 남만정벌 때 부장으로 출전하여 많은 공을 세
‘구름을 보고 바람을 따라 흘러가는 부평초신세인 촉국의 유신들’이들 유연 일행이 머리를 짜내어 안정지방의 물정을 알아보니 몸을 두고 묵을 만한 곳이 아니었다. 이들은 머리를 굴리며 허다한 고통을 참고 견디며 다시 기약 없는 유랑의 길을 떠나야 했다. 의지가지 할 곳이 없는 망국인의 처지가 되고 보니 한없이 서글퍼졌다. 이와 같이 기댈 곳이 없자 몸과 마음이 허탈해진 일행을 향하여 유연이 어렵게 입을 열어 말하기를“우리가 원수를 피해서 떠도는 것은 후사를 도모하자는 것인데 안주할 곳을 찾지 못했으니 참으로 난감하오. 앞날이 어찌해야
어느 날이었다. 무제로부터 태자가 시험지를 받아오자 가남풍은 유능한 사람을 시켜 답안지 작성을 시켰는데 중등 정도의 점수를 받을 요량으로 요점만을 정리하게 하여 겨우 합격을 시켰다. 그런 깊은 음모가 숨어 있는 줄도 모르는 진무제는 답안지를 받아 보고 말하기를“이 정도라면 천자의 지위는 감당하겠군!”확신을 가지고 말하고는 이후 아들에 대한 어떤 문제도 용납하지 않았다.AD 290년 진무제는 주색에 빠져 병이 들자 장인 양준과 숙부 여남왕 사마양에게 후사를 부탁했다. 양준은 무제가 내린 조서를 감추어 버리고 의식이 몽롱한 무제로부터
공장이 일어나서 관방의 말에 대답하기를“이놈이 눈이 어두워서 천하의 영웅을 모시지 못하고 죄를 지었습니다. 부디 이놈의 어리석음을 용서해 주십시오. 아울러 이 자리에서 형장의 큰 이름을 알기를 원합니다. 사양치 마시고 알려주시기 바랍니다.”“저희는 성도에서 위적(魏敵)을 피해 나왔습니다. 앞으로 원한을 씻고 원수를 갚고자 옛 주인을 찾아 나온 것입니다.”“그렇습니까. 그와 같은 막중대사가 어찌 하루이틀에 이루어지겠습니까? 막연하게 주인 된 어른을 찾아다니지 마시고 잠시 제 집에 가서 몸을 쉬면서 사방에 사람을 놓아 옛 주인을 찾으시
공장 일행이 떠나자 왕미 일행도 주막으로 들어가 근준에게 정중히 사과하자 근준이 대꾸하기를“이미 말씀드렸지만 저 분들은 주벽이 사나울 뿐 의협심이 강한 사람들입니다. 노형들의 영용함을 보고 존경하여 총관을 돌려보낸 것입니다. 저에게 말하기를 잘못이 자기에게 있지 노형들에게는 없었다고 고백하고 사과의 말을 남기고 갔습니다.”근준의 말을 다 듣고 방으로 들어온 관방이 왕미에게 말하기를“우리는 정처 없는 나그네로서 이곳에서 기숙하다 소동을 벌였으니 작은 일이 아니오. 사람들이 일시적으로 해산은 했으나 타관의 인심이 어찌 변할지 모르겠소.
-역사는 인걸이 만든다-싸움판은 시간이 갈수록 더 커져서 점입가경이었다.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현장이 되었다. 이리 싸움판이 커지고 공장의 편이 싸움에서 밀리자 성안에서 구경나온 사람 중의 몇몇이 입을 모아 말하기를“가만히 살펴보니 타관 사람들이 겸양할 줄 모르고 공장 나리를 욕 보이요. 구르는 돌이 박힌 돌을 쪼아내니 가만 둘 수 없소.”이때 구경꾼 가운데서 장표라는 사나이가 평소 공장과 친한 지라 몇몇 장정을 선동하여 싸움을 거들고 나섰다.“우리 힘을 모아 타관 것들을 손을 봐 줍시다.”이리하여 구경하
하인이 벌벌 떨면서 변명하자 도표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하인의 뺨을 갈겼다. 하인은 뺨을 두 손으로 받들며 1장쯤 튕겨 나와 굴렀다. 마침 들어오던 관방의 발 앞에 하인이 쓰러졌다. 관방은 이런 못난 광경을 보고 참을 수 없어 도표 앞으로 성큼 걸어가 노려보며 말하기를“어찌 장부답지 못한 행동거지를 하십니까. 별 까닭 없이 아랫사람을 때리니 소인배가 아닙니까. 만약 이 사람이 죽기라도 한다면 당신은 그 목숨을 어찌 보상하겠소?”관방이 사리에 맞게 말하자 도표는 불같이 화를 내며 대꾸하기를“종놈이 잘못하여 버릇을 고치는데 당신이
그리고 이날 근준점 술자리에서 공장과 마주 앉아 있는 무위군 사람 도표는 자를 무화라 하는 의협심이 강한 사람이었다.그는 공장이 당대의 호걸이라는 소문을 듣고 찾아와 용력을 겨루었으나 우열을 가리지 못하자 그만 뜻이 맞아 결의형제를 맺었다. 둘이 결의형제를 맺자 도표는 두 동생을 데리고 와서 함께 공장의 집에서 눌러 살게 되었다.도표가 지난날 고향에 있을 때 의협심이 강하여 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도와주자 사람들이 많이 따랐다.의협심이 강한 도표는 어느 날 지저분하고 혐오스런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웃고을 장자가 가난한 아낙
‘이놈 괴수야, 어디 있느냐? 썩 나오지 못할까.’입속말로 뇌이며 야서산 골짜기를 헤매기 시작했다. 이 골짜기 저 골짜기를 넘어서 푸른 대숲을 지나 시내물이 흐르는 밀림지대를 들어갔다.‘이 부근에 도사리고 있겠지.’공장이 구신거리며 사위를 두리번거리는데 갑자기 요사스런 기운이 감돌았다. 공장이 잠시 머뭇거리며 마음을 진정하고 사위를 살펴보니 괴수가 머물러 지낼 듯한 천연동굴이 보였다. 공장이 귀를 쫑긋하여 정신을 모아 신경을 곧추 세우니 그곳에서 뼈다귀를 깨무는 소리가 들려왔다.‘아아! 괴수가 저기서 군것질을 하는 모양이구나!’공장
그 후부터 소년 공융의 명성은 크게 퍼졌다. 공융은 장성하여 벼슬이 중랑장이 되었다. 그리고 몇 번의 승차와 자리 옮기더니 결국 북해태수가 되는 출세를 했다. 그런 공융은 친구를 심히 좋아해서 자신의 지론을 펴기를‘내가 있는 곳에는 나를 찾는 손님이 끊이지 않고 술독에는 술이 비지 않는 것이 나의 유일한 소원이다.’이와 같이 배포가 큰 호협한 사나이 북해 태수 공융을 백성들은 좋아했다. 그런 공융이 서주자사 도겸이 조조와 수원관계를 맺어 어려움을 겪자 몸소 뛰어 들어 화해를 시켜보고 애썼다. 그런 공융의 손자 공장이 관방의 눈에는
이와 같이 중국인이란 혼혈민족이고 그 족보란 것이 시대의 흐름을 따라서 득세한 쪽으로 맞추어 졌으니 너무 혈족을 따질 일이 아니다.동양인의 모든 족보를 깊이 드려다 보면 짬뽕이고 비빔밥일 뿐이다. 그런 가운데서 근준과 같은 특이한 인물도 나타나는 것이니 근준은 평소에 원대한 꿈이 있어서 영웅호걸을 사귀기를 좋아했다. 그런데 관방형제와 그 일행을 보고 은근히 공경하는 마음이 발동했다. 근준은 이들 일행과 가까이 사귀고자 소중한 손님으로 여기고 크게 우대했다. 그러나 주인과 손님 사이에는 아무런 대화도 없이 며칠이 지나갔으나 이심전심이
‘근준점 주막.’ 주인 이름을 딴 주막이었다. 근준은 호인(胡人)의 피가 흐르는 사람이지만 2대에 걸쳐서 이 땅에서 살았기에 중원인처럼 행세했다. 근준이 유별나게 한인행세를 하고 있으나 중국대륙이라는 넓은 땅에서 수수천년을 여러 민족이 부대끼며 살아왔으니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 것인가 싶었다. 대륙천지에서 한인이 쓰는 말만 잘하면 되었지 민족의 개념을 가지고 줄을 세우는 것은 사실상 별 의미가 없는 일이라 할 것이다. 서로 황인종으로 이목구비가 비슷하고 성대도 비슷하니 한어를 누가 더 유창하게 구사하느냐에 따라 중국대륙에서의 처세는
거기까지가 공명을 주체로 하여 쓴 사건의 전말이고 이엄을 변호하는 주장도 있으니 다음과 같다. 그때 전황에 대하여 이엄과 구안의 편에서 바라보면 공명은 애초에 무리한 원정 전쟁을 시도한 것이다.그리고 이엄이나 구안이 군량수송을 제대로 못했다고 하여 이엄이나 구안을 파직시켰으나 그 후에도 촉나라는 군량부족은 한결같았다. 알고 보면 이엄이나 구안이 군량수송을 제대로 못한 것이 아니라 촉의 군량 조달이 지리적 여건이 험하여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강변일지 모르나 어쩌면 이엄이나 구안이 무리하게 군량을 차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촉나라가
이인이 인내심을 가지고 왕미의 말을 끝까지 다 듣고 하는 말이“나는 주장의 명으로 이곳을 지키오. 주장의 명이 아니면 어느 누구도 나갈 수 없소. 모두 부대로 가서 조사를 받고 ‘가도 좋다.’는 명이 떨어지면 나가도록 하시오.”이인이 자기 뜻을 관철하려들며 길을 내어주지 않자 왕미가 일행들에게 눈짓을 보내고 동시에 모두 칼을 뽑아 들었다. 그러자 이인도 기다렸다는 듯이 재빨리 창을 쳐들며 말을 몰고 나섰다.당장 왕미와 이인이 한판 어우러져 싸웠다. 그러자 관방이 선두에 서서 일행을 이끌고 위병을 몰아세우며 성문을 나섰다. 이인이 왕
관흥장군은 촉의 청용 원년에 출정하였다가 몸에 부상을 입고 돌아와 지금까지 병석에서 지냈다. 그러나 나라가 기우러가자 날마다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했다. 관흥은 늙은 손을 내밀어 왕미의 손을 잡고 울먹이며“정말이지. 왕평장군은 훌륭한 아들을 두셨어. 이 늙은이가 관방 관근 두 형제를 그대에게 맡기겠네. 잘 보살펴 주시게.”“관장군님! 근심을 놓으십시오. 제가 힘을 다하여 보살펴 우리나라에 큰 일군이 되게 하겠습니다.”“고맙네. 고마우이.”관흥은 눈물을 닦으며 고국을 떠나는 유영에게 사랑하는 자식들을 맡겨 보냈다.-유랑하는 동량지재들-
촉나라가 망하기 전 왕미는 벼슬을 그만 두고 세상을 한탄하며 숨어 지냈다. 유영도 처지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낙백의 신세로 왕미와 어울리며 지냈다. 유영은 아버지 유봉이 관운장을 배신한 사건 때문에 출사하지 못하고 세상을 한탄하며 지냈다. 그러니까 관운장이 뜻밖에 크게 패하여 맥성에서 겨우 운신하고 있을 때 유봉은 맹달의 감언이설에 빠져 관운장을 돕지 못했다. 이 일로 인하여 관운장은 포로가 되어서 오나라에 잡혀가 참수를 당했다. 운장이 죽자 유비는 의자 유봉이 숙부를 구하지 않은 것을 크게 원망하였다. 이에 유봉은 죄진 마음으로
한편 장빈은 강유와 말을 맞추고 부흥의 때를 기다리며 도성에서 숨어 지냈다. 그의 주변에는 뜻을 같이한 동지들이 여럿 있었다. 오늘도 몇 사람이 장빈의 처소로 찾아와 망국한을 달래고 있었는데 강발이 급히 찾아와 말하기를“장형! 이제 모두 다 끝났소. 아버님께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 하시며 여러분과 함께 몸을 피했다가 후일을 도모하라 하시었소.”“허허, 도성에 불이 나기를 눈 빠지게 기다렸는데 대장군께서 그리 분부하셨단 말이오. 절통 하오이다. 천수인 것을 어찌 거역한단 말이오.”장빈이 탄식하고 함께 있던 사람들이 모두 놀라 당황해
제갈첨은 아들 제갈상과 상서 장준을 불러 성을 잘 지키라 당부하고 3군을 거느리고 성문을 열고 위병의 포위망을 뚫고 나갔다. 등애는 제갈첨의 군대가 몰려나오자 급히 군사를 거두어 후퇴했다. 지장 등애가 제갈첨의 예기를 피했던 것이다. 제갈첨의 시퍼런 예기를 피한 등애는 그로부터 제갈첨 부자를 잘 요리하여 대승을 거두었다.그 결과 등애는 개선장군이 되고 제갈첨 부자는 차디찬 죽음으로 생을 마쳤다. 제갈선우의 충언을 듣지 아니한 때문에 결국 제갈첨은 쏟아지는 화살에 맞아 전사하고 형 제갈상은 아버지의 죽음을 보고 분하여 단기필마로 적진
이때 등애에게 항복한 마막은 역도가 되어 등애에게 촉나라의 기밀이 들어 있는 지도를 바쳤다. 지도에는 부성에서 성도 간 160 리 도로가 수록되어 있었다. 등애은 지도를 살펴보고 크게 놀라 말하기를“만약 우리가 부성만 지키고 있었더라면 크게 당할 뻔했구나. 촉병이 앞산에 주둔한다면 성공할 길이 없을 것이다. 만약 지금이라도 강유의 군사가 나타나면 우리는 위기에 빠질 것이다.”이리 말하고 곧 사찬과 아들 등충을 불러 분부하기를“너희들은 일지군을 이끌고 밤을 도와 면죽으로 나가서 촉병을 막아라. 내가 뒤 따라갈 테다. 촉병이 요새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