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8일=얼마 전 동생을 보러 한양에 올라갔다 맛있는 수제버거를 먹었다. 동생 말로는 특정 기업의 계열사여서 전국에 매장이 많은 편은 아니라고 했다.막상 찾아보니 대전에 한 곳이 있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꽤 유명한 곳이어서 웨이팅이 상당하단다. 그래도 너무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어 오늘 저녁은 반드시 그곳 수제버거를 먹으리.맛있는 걸 먹는다는데 한 시간 정도야 못 기다릴 거 없지 않은가.
▲2019년 11월 14일=어머니는 요즘 나보다 더 바쁘시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약속이 있어 늦는다고 하셨다. 점심 때 집에 들려 저녁거리를 해놓을테니 챙겨 먹으라고 하셨다.리소토라고 했는데 뭔가 했다. 찾아보니 팬에 버터를 두른 뒤 쌀을 볶다 와인과 육수를 넣고 졸여내는 음식이라고 한다. 사진을 보면 그냥 많이 질은 볶음밥이다. 베이컨에 해산물에 이것저것하셨다고 하니 맛은 없을 수가 없겠지. 그런데 왠지 느낌이 해물죽을 하려다 실패해서 급하게 베이컨을 넣지 않았을까 싶다.
▲2019년 11월 13일=내가 청개구리인지는 모르지만 어머니가 얼마 전 뉴스를 보시고 햄버거를 먹고 아이가 죽었다며 “햄버거를 먹지 말라”고 하셨다.물론 자식새끼에게 좋은 걸 먹이고 싶고 나쁜 건 입에도 못 대고 싶은 게 엄마의 마음이라고 하는데 사실 이해가 안 간다. 교통사고가 났다고 해서 차를 못타게 할 순 없진 않은가. 그냥 세상 살다 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하다.오늘 어머니가 약속이 있다고 하셔서 늦으신다는데 햄버거나 하나 먹어야 겠다. 물론 오시면 혼날 수 있으니 완전 범죄를 꿈꿔 본다
▲2019년 11월 12일=어디서인지 모르겠지만 지난달 쯤 어머니가 어디서 만두를 한 박스 가져 오셨다. 아는 분이 만두를 빚었는데 손이 워낙 커 너무 많이 빚었고 자식놈들 다 갔다주고도 남아 어머니도 받아 오셨단다.처음엔 ‘도대체 저 만두를 언제까지 먹어야 할까…’라고 생각했는데 냉동실에 넣어두는 바람에 모두가 까먹고 있었다.어제 한밤 중 배가 고파 냉동실을 열었다 만두가 쏟아졌다. 어머니는 그걸 보시더니 앞으로 만두를 빨리 먹어야 한다고 하셨다. 당장 야식으로 찐만두를 먹었고 오늘 저녁은 만둣국이 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만둣국
▲2019년 11월 11일=빼빼로데이인 건 점심을 먹다 알았다. 별의 별 데이가 다 있다. 솔직히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만 있으면 족하다고 생각한다. 빼빼로데이는 너무 상술 같다.내가 빼빼로를 받지 못 해서 그런 건 아니다. 오늘 집에 오면 어머니가 김밥 싸주신다고 했는데 11월 11일이면 빼빼로 대신 김밥을 먹어도 좋을 것 같다.
▲2019년 11월 7일=내일이 입동이다. 겨울이 오는 첫 날인데 겨울이 되면 현금을 많이 들고 다녀야 한다. 겨울에만 먹을 수 있는 한정 스트리트 메뉴가 즐비해서다.당장 물어묵을 시작으로 붕어빵, 군고구마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붕어빵을 굉장히 좋아한다. 붕어빵은 팥을 기본으로 슈크림, 고구마무스 등 다양한 속이 있어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편이다.다만 예전에 비해 굉장히 가격이 비싸졌고 현금이 없으면 먹을 수가 없다. 우리 모두 겨울이 되면 현금을 들고 다니자. 유비무환이지 않은가.
▲2019년 11월 6일=생각지도 못하게 당직날이 바뀌었다. 원래는 목요일이 당직이었는데 오늘로 변경됐다.개인적으로 목요일은 당직은 엄청 싫어하는데 참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오늘 저녁 메뉴는 옆 부서가 먹으려는 메뉴를 그냥 따라가 숟가락만 얹으면 된다. 마음 참 편하다. 오늘은 도시락이란다.역시 저녁은 든든히 고기가 들어가야 하고 고기 도시락을 주문한다.
▲2019년 11월 5일=요즘 동남아 음식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쌀국수집은 지천에 널렸고 월남쌈도 동네마다 한 군데는 꼭 있다.어머니가 월남쌈을 그렇게 좋아하시는데 월급 받은 기념으로 같이 외식이나 하자고 했다. 물론 좋아하신다. 월남쌈을 먹어서가 아니라 이제는 다 큰 아들내미가 가족을 위해 외식을 하자는 것 때문인가보다. 원래 행복은 이렇게 소소한 곳에 있나보다.
▲2019년 11월 4일=사실 콩밥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다. 콩이 몸에 좋다는 건 알지만 그냥 콩이 주는 향은 개인적으로 별로다.그래서 밥에 콩을 넣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어머니가 얼마 전 콩밥을 하셨다.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 티를 내니 어머니가 대신 내가 좋아하는 어묵국을 끓여주신다고 했다. 콩밥은 싫지만 어묵국 때문이라도 오늘은 조용히 집밥 먹어야겠다.
▲2019년 10월 31일=10월의 마지막 역시 술자리로 끝난다. 지인이 아침 일찍 ‘오늘 간단히 반주를 하자’는 문자를 보냈고 별로 술을 마시고 싶지 않아 답장을 유보했다.점심쯤 전화가 오더니 “오늘 저녁 시간 괜찮냐”고 해서 전화까지 한 모습에 감격스러워 OK를 외쳤다. 메뉴는 대구탕인데 먹기에도 큰 불편함이 없고 오히려 술이 잘 들어갈까 걱정이다.
▲2019년 10월 30일=당직이 없는 세상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남들보다 조금 더 근무를 하는 것이지만 조금 우울하다. 아니 많이 우울하다. 나도 빨리 퇴근해 그 기분을 만끽해야 하는데 못 한다는 게 과장을 보태 억울하기까지 한다.당직은 저녁이 있는 삶을 방해하지만 저녁 메뉴가 있는 삶으로 위로한다는 점은 다행이다. 사실 맛난 저녁메뉴가 있다면 저녁이 있는 삶을 포기해도 되지 않을까?그런 의미에서 오늘 당직인데 옆 부서를 찾아가 오늘은 조금 비싸고 맛있는 걸 먹자고 해볼까 싶다. 가령 얼마전 회사 뒤편에 문을 연 스테이크 같은
▲2019년 10월 29일=원래는 어머니랑 뷔페를 가기로 했는데 점심은 늦게 드셨다 해 저녁은 집에서 먹기로 했다.뭐 돈은 굳어서 좋은데 맛난 건 못 먹나 보다 했다. 어머니는 살짝 미안하셨는지 저녁에 김치볶음밥에 베이컨을 넣어 주신다고 했다.베이컨김치볶음밥… 베이컨 좀 많이, 그리고 크게 썰어 주셨으면 좋겠다.
▲2019년 10월 28일=강아지 구충제가 암에 좋다는 소식이 뉴스에 나간 이후 강아지 구충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다.그러고 보니 우리집 강아지 올해 구충제를 안 사먹였는데 생각난 김에 구충제나 사러 가야겠다. 자주 가는 애견용숍에 들려야 하는데 갈 때마다 느끼는 건 ‘도대체 동그란 사료가 무슨 맛이라고 강아지들이 환장하고 먹을까’이다.강아지 사료를 자세히 보면 인체에 무해하다며 사람이 먹어도 된다는 뉘앙스의 글귀가 있다. . 여담으로 건달들이 몸을 키우기 위해 강아지 사료를 먹는다고 하는데 난 도전할 자신은 없다. 그냥 비슷
▲2019년 10월 24일=얼마전 어머니랑 장을 보러 갔다 고기가 드시고 싶단 말에 불고기거리를 사드린 적이 있다.돼지고기값이 많이 내려 많이 사긴 했는데 이걸 언제 다먹어야 하나 걱정은 했다. 그리고 오늘부터 걱정은 현실이 된다. 어제 저녁쯤부터 불고기를 재워 놓으시더니 재운 고기를 오늘 깨운다고 하셨다. 출근 전 냉장고를 열어 잠깐 양을 확인했는데 일주일 내내 불고기를 먹어야 할 판이다.그래도 불고기는 맛있으니까 주말까진 맛있게 먹겠지 싶다.
▲2019년 10월 23일=이번 주 술 없이 지나가나 했더니 어김없이 약속이 생겨버린다. 아직 메뉴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저녁 약속이란 점, 술을 마셔야 한다는 점을 미뤄 봐 가장 대중적인 삼겹살이 아닐까 싶다.뭐 삼겹살이 제일 무난하긴 한데 기왕이면 특수부위가 좋다. 가령 항정살이라던가, 가브리살이라던가….
▲2019년 10월 22일=점심을 조금 무겁게 먹었더니 저녁은 좀 깔끔한 걸 먹고 싶다. 간단히 먹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대충 먹고 싶진 않다. 조금 비싸도 되지만 부담이 될 정도는 아니여야 한다.누가 들으면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한다’고 하겠지만 오늘 저녁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괜찮은 저녁을 먹고 싶다. 한참을 고민해보지만 그런 메뉴는 없을 것 같다.경험상 이런 날 대충 먹으면 뭔가 허전하다. 그리고 경험상 이런 날 초밥을 먹으면 제법 만족했던 것 같다.
▲2019년 10월 21일=추석 때 받은 선물 중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게 스팸이다. 어머니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하나만 있으면 밥한끼 뚝딱 해결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굉장히 선호한다.특히 오늘같이 어머니가 당직이라 늦게 오시는 날이면 광고문구처럼 뜨끈한 흰밥에 스팸 한 조각이면 끼니를 때울 수 있으니 말이다.
▲2019년 10월 17일=어린이만화 스폰지밥에 게살버거란 게 나온다. 기껏해야 크랩버거 정도 되겠으나 만화 속에선 엄청난 인기를 끄는 메뉴다. 먹어 보고 싶지만 TV에 손을 넣고 꺼내 먹을 수 없으니 그저 맛은 이렇겠지라고 생각만 했다. 어제 배가 고파 냉장고를 뒤지다 크래미를 발견했다. 어머니한테 물어보니 예전에 사놨는데 깜빡하셨다고 하셨다. 잘게 찢어 마요네즈에 버무린 다음 빵이랑 같이 먹게 해주신다고 했다. 만화 속에 나오던 게살버거가 아니겠는가. 맛이 궁금하니 오늘 이른 퇴근이다.
▲2019년 10월 16일=어머니가 바쁘신지 집에 가면 밥이 없다. 쌀은 큰 포대로 있던데…. 요즘 피곤하신가보다. 그래서 가끔 집에 가면 라면을 끓여 먹는데 오늘도 약속 있다고 늦는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볼 때 밥은 없는 것 같다.오늘도 라면을 먹어야 하는가? 솔직히 일주일 동안 라면을 세 번은 먹은 것 같다. 오늘은 라면보단 조금 산뜻하게 비빔면으로 저녁을 해결한다.
▲2019년 10월 15일=서울에서 생활하는 동생이 오늘내일 대전에 일이 있다고 잠시 내려왔다. 추석 때 집에 오지도 않아 근 반 년 만에 본다.오랜만에 부모님을 뵌다고 저녁은 자기가 사겠다고 했다. 오랜 친구가 집 근처에서 식당을 크게 하는데 그곳으로 간다고 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중국집인 데다 제법 장사가 잘 된다고 한다. 내가 청나라 요리 좋아하는 건 또 어떻게 알고….비록 내가 키우진 않았지만 잘 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