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29일=어머니가 어젯밤에 어묵국을 끓이셨다. 개인적 가장 좋아하는 국이다.서른을 훌쩍 넘겼음에도 자식이 좋아하는 국을 끓이셔서 눈물이 핑 돌 뻔했는데 어머니가 “추석에 소고기로 갚아라”라고 하시자 감동이 부서졌다. 어묵국으로 소고기랑 바꾸자고 하시는 놀라운 협상력이다. 오늘 맛을 보고 한우로 살지, 아니면 미국산으로 살지 고민 좀 해야지.
▲2019년 8월 28일=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이다. 문화생활과 거리가 먼 난 그냥 집에 웬만하면 일찍 들어간다.TV에서 해주는 공짜영화나 보는 게 문화생활이다. 물론 보고싶은 영화가 있으면 영화관을 가지만 까탈스러운 건지 요즘은 당기는 게 별로 없다. 조용히 집에 들어가 집밥이나 먹고 리모컨이나 열심히 돌려야겠다.
▲2019년 8월 27일=어머니가 굴이 드시고 싶다 해 냉동굴을 주문했다. 아직 제철이 아니라 생굴은 나올리 없고 만약 있다하더라도 꽤 비싸다.비록 냉동굴이라도 잘 조리해 먹으면 괜찮을 거 같다. 생굴이었으면 초장 하나만 놓고 먹어도 맛나겠지만 아직은 그렇게 먹기엔 때가 아니라서 간단히 굴전을 해먹기로 했다. 손이 좀 가긴 하고 제철 음식은 아니지만 제법 건강식으론 괜찮겠지.
▲20149년 8월 26일=더웠던 날씨가 선선해지니 한량이 되고 싶다. 한량이라 하면 술을 자시면서 이 밤을 천천히 즐기는 게 최고 아니겠는가.그리고 한량이 소맥을 마시진 않았을 거고 그렇다면 막걸리인데 막걸리하면 또 파전이지.지친 월요일 모든 회사원이 짜증날테지만 술 한 잔 자시면서 모두가 잠깐은 한량이 되는 건 어떨까. 업무 스트레스를 잠시 술 한 잔에 담고 털어버리자.
▲2019년 8월 22일=오랜만에 당직이지만 저녁은 건너뛰기로 했다. 저녁 약속이 별도로 있어서다. 저녁을 사는 사람이 칼국수와 대패삼겹살에서 엄청 고민을 했고 어차피 사는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니 난 그냥 가만히 있었다. 대패삼겹살이 될 것 같다.메뉴 정하는 게 어렵다는 사람이 있는데 그걸 고민하는 건 바보 같은 것이다. 우선 생각나는 메뉴를 먼저 먹고 적지 못한 메뉴는 다음에 먹으면 되는 것이다. 그래야 음식을 먹고 무럭무럭 자랄 수 있다.
▲2019년 8월 21일=얼마 전 설문조사를 했는데 감사하다는 뜻으로 모바일문화상품권을 보내줬다. 보니 마땅히 쓸 곳은 없고 집에서 가까운 편의점은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공짜로 편의점을 쓸 수 있는데 편의점 도시락하고 같이 마실 음료, 주전부리 정도는 살 수 있는 금액이다.오늘 어머니도 늦으신다고 하니 편의점 도시락 중 가성비 좋은 건 뭔지 검색해야겠다.
▲2019년 8월 20일=막냇동생이 미국으로 가버려서 마음이 홀가분하다. 그러나 안 좋은 건 집에 일찍 들어가서 견공의 식사를 챙겨드려야 한다는 것이다.워낙 까탈스러운 분이라 물도 막 뜬 정수기물만 마시고 식사를 하실 땐 꼭 누군가 옆에 있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일찍 들어가서 내 밥은커녕 강아지님의 식사를 챙겨야 하다니….얼른 식사 챙겨드리고 집에 남은 떡볶이나 먹어야 겠다. 강아지님 식사는 프랑스산 유기농이던데 난 몸에 안좋은 밀가루를 먹는다.
▲2019년 8월 19일=잠시 휴학 중이던 막냇동생이 내일 새벽 미국으로 떠난다. 없을 땐 보고싶다가도 막상보면 짜증이 났지만 또 떠난다니 마음이 허전하기 그지 없진 않다. 그냥 얼른 갔으면 좋겠다.그래도 먼 길을 떠나는데 오라버니가 된 도리로 그렇게 노래를 부르던 삼겹살이나 먹여 보내야겠다.
▲2019년 8월 15일=광복절인 오늘 일본을 관통하는 태풍 덕분에 시원하다. 더위가 심했던 만큼 태풍이 천천히 움직여줬음 좋겠다.주말만 지나면 더위는 확실히 가실 것 같은데 빙수를 많이 먹어두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빙수가 저녁 대신이 될 순 없지만 어떤 저녁을 먹든 오늘은 꼭 빙수를 먹겠다.
▲2019년 8월 14일=평범한 직장인이라면 모든 빨간 날은 집에서 쉬는 날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니다. 빨간 날 출근해야 그 다음날 신문이 나온다.입사 이후 빨간 날마다 출근을 하긴 했지만 여전히 적응하기 어렵다. 내일 빨간 날인데도 기분이 좋지 않은 이유다. 이럴 때일 수록 내일 출근에 대한 짜증과 스트레스 때문에 술이라도 한 잔 하고 싶지만 내일의 나를 위해 오늘의 나는 조금 배려해야 한다.조용히 집으로 들어가 집에서 김에 밥이나 자셔야지.
▲2019년 8월 13일=어제 술을 너무 마셨더니 오늘 점심이 제대로 안 넘어갔다. 점심은 갈비찜이었는데 많이 남겼다. 고기를 남기는 크나는 잘못이다.지금은 술도 제법 깨서 정신이 돌아오는 중인데 배도 엄청 고파온다. 점심을 제대로 먹지 못해 속도 조금 쓰린 것 같다. 시원한 조개국물에 굵은 면발이 들어간 칼국수도 당기는 날이다.
▲2019년 8월 12일=어제가 말복이라 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서 말복 기념 할인 쿠폰을 엄청 뿌렸단다. 그러나 주문이 폭주해 앱이 원활하게 작동되지 않아 주문엔 실패했다. 아쉬웠다. 싸게 치킨을 먹을 수 있었는데….결국 그냥 집에서 밥먹었다. 슬펐다. 아픈 마음을 달래며 오늘은 삼계탕으로 저녁을 먹어보련다.
▲2019년 8월 8일=태풍은 사라졌지만 갑작스러운 소나기에 잠깐이지만 더위가 가셨다. 소나기가 끝나면 다시 더워지겠지만 찰나의 선선함을 즐기는 맛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선선함은 내일이면 사라지겠지만 그 아쉬움은 술로 달래야겠지. 안 그래도 원래 저녁 약속으로 참치회를 먹기로 했는데 더운 날씨에 먹는 것보단 선선한 지금 먹는 게 더 좋겠지.
▲2019년 8월 7일=태풍 때문에 오늘은 좀 선선할 줄 알았는데 새벽에 비 온 거 말곤 여전히 뜨겁다. 요즘 입맛도 없는 게 덥긴 더운가 보다.그래도 지금은 배 고프진 않지만 밥 먹을 때 되면 끼니를 때우긴 해야 한다. 그런데 뭘 먹어야 할 지 당최 모르겠다. 밥을 차려 먹자니 조금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분식을 먹기엔 밥을 먹은 게 아니라 나중에 허전할 것 같다. 밥이면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김밥이 있지만 좀 지겹다.집에 가는 길에 주먹밥집이 있는데 한 개에 2000원을 조금 넘는 걸로 봤다. 한 서너 개 사서 두고두고 먹어야지.
▲2019년 8얼 6일=이르면 오늘 밤부터 태풍 영향으로 비가 오니 뻘짓하지 말고 일찍 들어오란 어머님의 전서다.강풍이 불어도 꿈쩍도 안 할 덩치인데도 걱정하시는 건 모든 어머니의 공통점인가 보다. 일 끝나고 바로 퇴근하니 저녁은 맛난 걸로 부탁하려고 했는데 어머니가 선수를 치셨다. 어제는 외식을 했으니 오늘은 집에서 식사를 해야겠다며 족발을 사오라고 명하셨다.족발보단 보쌈이 좋은데 내 마음대로 메뉴를 바꾸면 태풍 부는 날에 쫓겨날까?
▲2019년 8월 5일=지난 토요일부터 오는 수요일까지 어머니가 휴가를 내셨다. 주말엔 막냇동생, 강아지를 데리고 남해안으로 놀러가셨다 오늘 오후 대전에 도착하셨다.심신이 지쳐 저녁 준비를 못하겠으니 밥이나 사라고 하신다. 부산 가서도 회를 드셨을 텐데 또 회를 드시고 싶다고 하셨다. 그냥 회가 아니라 회무침.회사 근처에 회무침 잘하는 곳이 있어 거기서 뵙자고 했다.
▲2019년 8월 1일=옆 부서 부장님이 오늘 저녁을 먹자고 하셨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당직이라 이른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옆 부서장의 저녁 약속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됐다. 그래서 부서를 찾아갔다. “오늘 저녁 어디서 드시는 겁니까?”“몰라. 아직 안 정했어.”하긴 옆 부서장은 성격이 만만디이니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되묻는다.“왜?”“오늘도 당직이라 저녁을 일찍 먹어야 하는데 부장님하고 같이 식사하기로 해서 약속 장소에 따라 이른 저녁은 안먹을까 해서요.”“우선 그냥 먹어.”아무래도 부장님과의 저녁은 저렴
▲7월 31일=중부지방에 비바람이 불어서인지 오늘은 나름 버틸만했다. 버틸만했다는 거지 괜찮단 뜻은 아니다. 여전히 시원한 곳에서 몸보신 좀 했으면 좋겠다. 점심이야 늘 잘 먹지만 저녁에도 잘 먹고 싶다. 그런데 집에 가면 너무 더워서 너무 대충 먹게 된다.오늘은 어머니가 약속이 있다고 하셔서 저녁은 따로 먹어야 하는데 건강하게 삼계탕이나 한 그릇 먹고 가야겠다.
▲2019년 7월 30일=지난해 김장철 때 어머니가 김치를 너무 조금 담그셔서 벌써 김장김치가 떨어졌다. 급한대로 4포기 정도를 주문하셨고 오늘 오후에 배달이 됐다고 한다. 여름날 에어컨 앞에서 김치 담그게 생겼다. 물론 나도 먹는 것이기에 돕는 게 당연하지만 어머니에게 조건을 걸었다. 많지 않더라도 수육을 해달라고.어머니는 힘들다고 하셨지만 나는 꾸역꾸역 수육을 하자고 주장했고 배추 2포기 값에 수육용 삼겹살 1근과 부대재료를 내가 부담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2019년 7월 29일=주말 내내 비올 땐 제법 시원했는데 장마가 끝나니까 정말 덥다. 기온만 올라가는 것이면 참을만 하겠지만 숨이 턱 막히는 습도까지 짜증나게 한다.해가 졌다고 해서 안 더운 게 아니라 낮에 아스팔트가 한껏 머금은 열기를 밤에 내보내기 때문에 열대야까지 발생한다. 집에 가면 뭘 먹을지 고민이 안 된다. 입맛이 떨어져서다.어제 너무 먹고 싶어 사온 바닐라 아이스크림으로 우선 더위를 달래고 혀에 자극을 주는 게 먼저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