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주택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었다. 수도권의 주택정책은 정권교체를 가져올 만큼 중요한 이슈이었지만 어느 정부도 속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규제를 해도, 규제를 풀어도 해결되지 않는 수도권의 주택문제는 아무 관련 없는 지역의 시민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교육도 그렇다. 인서울이 목표인 학생들로 지역대학들은 정원을 채우기도 어려워 대학 운영에 비상이 걸린 곳들이 한둘이 아니다. 대학의 운명이 벚꽃 개화시기처럼 남쪽에서 북상한다는 소리까지 나돌 정도로 심각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가야 그나마 좁은 좋은
새해, 시무식을 마친 오후에 전자우편 2통을 받았다. 내가 다니는 연구소 행정부서에서 보낸 것들이었다. 인재개발실에서는 정년 퇴직 절차를 안내하면서 첨부한 서류들을 작성하여 1월 12일까지 제출해 달라고 했다. 문화경영실에서는 정년 퇴임식 행사 일정을 안내하고 혹시 원하면 후배들에게 남기는 글을 써달라고 했다. 나에게도 드디어 퇴직이 다가온 것이다.1989년 2월에 연구소에 입사했다. 그때 연구소는 서울 홍릉에 있었고 다음해 대덕연구단지로 이전했다. 입사할 때만 하더라도 일년쯤 다니고 나서 모교 박사과정에 진학
갑진(甲辰)년 새해가 도래한 지 보름이 지났다. 해마다 새해가 되면 여러 다짐을 하고 있다. 처음 한 달은 지켜지는가 싶다가도 시간이 흐를수록 퇴색해진다. 나만의 비틀거림은 아닐 것이다. ‘작심삼일’이란 말이 있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마음먹은 바를 삼 일도 안 돼 허물어뜨리기에 생긴 말이 아닐까 싶다. 이번 해만큼은 그런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잘 지켜질지는 미지수이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런 각오를 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대단한 결심을 하는 것이다.먼저 어떤 일이든 조급한 마음으로 덤비지 않을 것이다. 급하게 먹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4’가 지난주 막을 내렸다. 올해 CES에는 150개 국 4300여 기업이 참가했는데, AI로 시작해 AI로 끝났다고 할 정도로 온통 AI이었다. 이번 CES는 본격적으로 등장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의 열풍이 우리 생활의 모든 영역에 침투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자리였다. AI 기술은 실생활에 사용되는 가전부터 교통과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 홈 같은 모든 산업군에 적용되어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비만율이 32.5%로 전년(32.2%)보다 0.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질병관리청의 자료가 공개됐다. 자료에 따르면 30대 남자의 비만율은 51.4%로 절반을 넘어선 가운데 전반적으로 남자(40.2%)가 여자(22.1%)보다 비만율이 높았고, 여자는 70대가 30.6%로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는 대전 28.5%, 세종 27.7%, 충남과 충북 32.9%의 성인 비만률을 보여주고 있다. 비만은 위험한 질환이라는 인식이 낮아 중대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경각심이 필요하다. 특히 삶의 질이 크게 떨어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에 최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모태로부터 태어나 성장하는 동안 부모의존도기 높은 유년기를 벗어나 자기의식이 형성되면서부터 부딪치는 상황에 따라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는 헤아릴 수 없이 많기 때문이다. 핏줄로 이어지는 부모야 운명적으로 만난다고 믿고 있지만, 그 외에는 모든 게 선택이다.무엇을 먹을까, 어떤 옷을 입을까, 어떤 주거 환경에서 살까부터 시작해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끝없이 부딪치는 사안에 따라 가정생활이나 학창 시절, 나아가서는 직장 생활과 사회생활을 하는
현대인들은 손안에 휴대폰을 들고 산다. 아마 잠자는 시간과 화장실에 있는 시간을 빼면 하루종일 휴대폰에 의존하여 살고 있다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또, 기억할 필요 없이 언제 어디서나 궁금한 것이 있으면 유튜브나 컴퓨터(인터넷)를 두드리면 원한 것을 얻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기억력이나 사고력은 낮아지고 있다. 운전하는 사람들도 내비게이션에 의지하면 되니까 굳이 길눈에 의지하지 않아도 살 수 있다.그러나 이렇게 살다 보면 인간은 생각 없이 기계처럼 살게 될 것이다. 챗GPT가 날마다 진화되는 AI사회에 살다 보니 장래 우리가 어
2024 신년 벽두부터 국내외가 요동치고 있다. 올해는 첫날 오후,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일어나 쓰나미(해일)가 발생한 것으로 시작했다. 이 지진의 여파로 해안선이 바뀌고 지반이 융기하는가 하면 이후에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일본 전역이 비상사태나 마찬가지다.우리 동해안에도 당시 1m에 가까운 쓰나미가 몰려와 우리나라도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 되었다. 강 건너 불구경 할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점검과 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필자가 철도관련 사고가 나면 경찰관서의 자문을 지속적으로
20여 곳…. 참 많은 곳의 직장에서 재직해 보았습니다. 장기근속도 의미가 있겠지만 단기 근속도 나름에 묘미가 있습니다. 일단 방문자가 아니라 직원으로서 근무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의 분위기도 느껴볼 수 있으며, 밖에선 절대 볼 수 없는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친절한 사장님이 직원들에겐 저승사자일 수도 있고 까다로운 사장님은 직원들에게 매우 까다롭습니다. 대부분 단점은 직원들에게 그대로 느껴집니다.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하자면 같이 근무하는 직원인 선임도 나에게 잘 맞는 성향의 선임이 있고, 나와 안 맞는 성향의 선
어려서부터 집안의 어른들이나 학교 선생님들께 참 많이 듣고 스스로 그 뜻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것이 있다. ‘나에겐 가을 들판에 내리는 서리(추상·秋霜) 같이 엄하게 하고, 남에게는 훈훈한 봄바람(춘풍·春風)처럼 하라’는 무서운 말이다. 요사이는 기후가 많이 변해서, 또 사람들이 추위나 더위를 이겨내는 기술을 많이 개발하여 자연이 주는 그대로를 오롯이 받아들여야 했던 때와는 전혀 달라져서 이 말을 받는 느낌도 상당히 많이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가을들판에 서리가 내리면 어느 정도 싱싱하던 농작물들은 후줄근해지고 성장을 끝낸다
2024년 갑진년 새해 소망을 묻는 TV 인터뷰에서 고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청소년이 새해에는 건강하고 공부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말미에 “정치인들이 그만 싸우고 나랏일 좀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우선 나이 먹은 사람으로 부끄러웠다. 청소년의 말은 어른들이 어른답지 못하다는 말을 순진하게 말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청소년까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정치인들은 눈만 뜨면 국민의 생활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의 특권과 권력을 누리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싸움질만 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을
인간은 누구나 죽음, 끝이 있는 유한한 존재다. 죽음이 있기에 ‘어떻게 하면 죽기 전에 다 이룰 것인가?’ 완성을 추구하고 ‘어떻게 하면 죽은 후에도 존재할 수 있을까?’ 영원을 갈망한다. 이처럼 ‘완성’과 ‘영원’은 누구에게나 인생의 간절한 화두라 하겠다.성공이라는 두 글자에 평생을 다 바치는 것은 죽기 전에 다 이루려는 완성에 대한 끝없는 추구가 아니겠는가.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은 죽은 후에도 자신의 존재가 남기를 바라는 영원에 대한 짝사랑이요, 자손 번창의 욕구 역시 자손을 통해 영원
대전에서 독립영화전용관 ‘씨네인디유’를 운영하는 민병훈 관장이 ‘길 위에 김대중’ 시사회를 알리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대전민예총 이사장 시절 영화위원장으로 함께했던 그가 세종시에서도 시사회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했다. 세종시에서 문학단체의 일꾼으로 있지만, 세종의 시민사회단체를 잘 몰라 제자를 통해 세종여성회 정종미 대표를 소개받아 ‘길 위의 김대중’의 대전·세종·충남 배급을 책임진 민병훈 관장과 연결했다. 정 대표의 노력으로 세종시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해 ‘김대중대통령영화 세종위원회’를 구성 10일 시사회를 열 예정이다.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살아가는 동안 돈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선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누군가는 이름을 남기기 위해, 어떤 이는 부를 축적해 명성을 높이기 위해 삶을 존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수백억의 자산가라고 하더라도 하루에 세 끼를 먹을 뿐이다. 또 죽음 앞에서도 평등하다. 결국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는 게 결국 우리네 인생이다.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등바등 살기보다는 충분히 쓰고 가라는 거다. 벌어들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게 소비다.움켜쥐고 쓰지 않은 경제란 식물처럼 정적인 상태가 된다. 과거
2024년은 갑진년 청룡(靑龍)의 해다. 청룡은 한자 문화권에서 상상의 동물로, 파란색 또는 초록색을 띤 용을 의미한다. 또 ‘푸른 창(蒼)’자를 써서 창룡(蒼龍)이라 부르기도 한다. 사신 중에서 가장 존엄하고 고귀한 존재로 전해진다. 동쪽을 수호하며 비와 구름, 바람과 천둥·번개를 비롯한 날씨와 기후, 식물도 다스린다고 한다. 또 모든 생명의 탄생과 물을 다스리는 역할도 하므로 곧 용은 에너지, 능력, 행운을 의미한다.이러한 용이 지닌 여의주는 영묘해 이것을 가진 자의 모든 원망을 성취시켜준다는 주옥이다. 청룡득주 필유경사(靑龍得
세월은 유수와 같다더니 벌써 2024년이다. 왜 이리 빨리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붙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다. 미꾸라지 빠져나가듯 요리조리 빠져나가 도저히 잡을 수가 없다. 고장 난 벽시계는 멈춰 있는데 내 인생은 고장도 없다는 노랫말이 실감 나게 느껴지는 오늘이다.내가 즐겨 쓰는 건배사에 ‘당신 멋져’가 있다. ‘당당하게 살고, 신나게 살고, 멋지게 살면서, 져주며 살자.’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얼마나 좋은 말인가. 이렇게만 살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싶을 정도다. 이제 산수를 바라본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시절을
지금도 집 근처 우체통을 월 1~2회 정도 이용한다. 정기구독 하고 있는 공공기관 및 기업체 소식지에 붙어 있는 우편엽서에 독자의견을 쓰기 때문이다. 그런데 구독 중인 소식지 중 우편엽서가 점점 사라지면서 정성이 깃든 손 편지를 동네 우체통에 넣고 답장이 올 때까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던 그 추억과 낭만의 빨간 우체통이 하나씩 사라지는 현실에 왠지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이다.‘빨간 우체통’ 하면 편지인데, 현대 사회에서는 이메일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우리에게서 멀어져 갔고 세태가 그렇다 보니 기존의 편지가 '손 편지'라는 이름으로
이때쯤 되면 캐럴과 올드 랭 사인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그러면 언론사에서는 금년도의 10대 뉴스를 보도하고 각계 지도자들은 송년사를 발표한다. 우리나라 교수들은 금년의 사자성어를 발표했다. 2023년의 사자성어는 ①見利忘義(견리망의/이익을 추구하다 공의를 잃어버렸다.) ②賊反荷杖(적반하장/잘못한 사람이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것) ③濫竽充數(남우충수/무능한 사람이 재능있는 체 한다./실력도 없이 높은 벼슬에 오른다) 등이다. 일본에서는 2023년의 한자로 ‘稅(세)’ 자를 뽑았다. 과중한 세금에 저항하는 뜻에서이다.옛날 도연명(陶淵明
2023년이 이제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연초였던 게 엊그제 같은데 정말 ‘세월은 유수(流水)와 같다’는 말이 딱 맞는 말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필자도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 해를 보냈다. 거의 일 년 내내 병마와 싸운 한 해였으며, 그 와중에도 정부의 차관급 인사 후보가 되면서 호되게 인사검증을 받느라 심신에 무리가 오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필자에게는 일생에 가장 혹독한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올해도 누구에게나 행복한 일이 있었는가 하면, 슬프고 어려운 일들도 있었을 것이다. 매년 그래왔듯이. 그러나 우리 선량한
1973년 대덕연구단지로 시작해 올해 50주년을 맞이한 대덕연구개발특구는 그간 4M DRAM 개발, 세계 최초 CDMA 무선통신 상용화, 누리호 실용위성 발사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물론 대전을 세계적 과학기술 국가와 도시로 올려놓았다. 그 결과 대전은 2023년 세계혁신지수 중 정보통신, 특허, 연구 역량 등 인적자원 및 연구부문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최근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이 더욱 심화되고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첨단 과학기술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러시아-우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