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왕은 스스로 ‘왜 미천한 계집의 눈에 정신을 차리지 못할까’를 되뇌었지만 그녀의 눈 속에 자신이 몰입되는 것을 거부할 수 없었다.정신이 혼몽해질 지경이었다. 그녀의 모습을 만져보지 않고서는 그대로 있을 수가 없었다. 진왕은 술잔을 내려놓고 그녀의 얇은 볼을 만져보았다. 어린아이의 볼처럼 매끈한 윤기가 가슴을 녹였다.“네 이
하지만 진왕은 스스로 따른 술잔을 기울이는 것 외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녀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소녀 연화라 하옵나이다. 성은을 입어 오늘에야 대왕마마를 모시게 되었사오니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윤허하여 주시옵소서.”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진왕은 반응이 없었다. “소녀 다시 아뢰옵나이다. 미천한 몸
그러다 잠시 뒤 함양궁을 향해 삼배를 올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사랑채로 사라져버렸다. 비틀거리며 건물 모퉁이를 돌아가는 여불위의 뒷모습이 지는 해를 보는 것 같았다.“데리고 살았다지만 이미 선왕의 아내가 된 태후를 다시 간음했노라. 그뿐만 아니라 왕들을 둘이나 독살하였으며 진나라의 왕통을 끊고 내 씨를 임금의 자리에 올렸도다. 내 죄가 이럴 진데
모두 무릎을 꿇고 왕명을 받기 위해 숨을 죽였다. 사자는 자신이 가지고 온 진왕의 전지를 빼 들고 위엄 있는 목소리로 읽어 내려갔다.“죄인 여불위는 들어라. 과인은 그대에게 10만 호의 봉읍을 내렸고 상부로 존칭하였노라. 그대는 분에 넘치는 대접을 받고서도 무엇이 부족하여 노애로 하여금 난을 일으키도록 사주하였는가? 그때 과인은 그대를 죽이려 하
더욱이 그렇게 한다면 자신에게 반기를 들고 일어설 수 있는 무리가 함양궁에 전혀 없다고도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길게 숨을 내쉬며 진왕은 편전을 오갔다. 어떻게든 결론을 내려야 할 때가 온 것만은 사실이었다. 진왕은 내관에게 집필묵을 준비토록 하고 조용히 앉아 왕명을 적어 내려갔다.다음날이 되면 마음이 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곳에 옥새를 찍게
“대왕마마. 지난해 하남 땅으로 내려간 여불위가 잔당들과 어울리고 있다는 전갈이옵나이다.”“뭐라?”진왕은 결재를 하다 말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내관 조고를 굽어보았다.“여불위가 무엇을 한다고 하였느냐?”그는 의외로 흥분하였다. 여불위란 말에 평소의 진왕답지 않게 예민하게 반응했다.&ldquo
충남도교육청은 10일 충청남도교육연수원에서 지난 5월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의 일환으로 실시한 공주신월초등학교 현장대응훈련 결과에 대한 평가회를 개최한다.이번 평가회는 교육부, 국민안전처를 비롯해 충남도청, 공주시청, 공주소방서, 공주경찰서 등 13개 훈련참여기관 관계자가 참석해 훈련평가를 통한 학교현장 재난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도교육청은 공주신
“대왕마마, 밤이 야심하였사옵나이다. 침전에 드심이 마땅할 줄 아뢰옵나이다.”삼경이 지난 시각에 내관 조고가 문밖에서 여쭈었다.“아직은 아니 되느니라. 결재해야 할 서류가 쌓여있으니 이를 마저 끝내고 침전에 들겠노라.” 진왕은 그날 결재해야 할 서류를 저울 돌로 달아 놓고 그것이 끝나기 전에 편전에서 나오는 일이
오로지 한사람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초란이었다. 그러다 꿈에도 그리는 대왕을 알현했다. 이제야 꿈을 이루었는데. 아쉬운 마음이 기분을 가라앉혔다. 더욱이 진왕의 사랑을 몸으로 받아보기는 지난밤이 처음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다음부터 만남이 없을 거라니 슬프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진왕과 몸을 뒤섞지 않았을 때는 사내가 왜 필요한지 몰랐다. 많은 궁녀들이 사
“어쩔 도리가 없는 일.”진왕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혼잣말을 했다.온몸이 땀으로 얼룩졌다. 이마에서 구슬땀이 뚝뚝 떨어져 그녀의 수줍은 가슴살 위를 굴렀다. 그녀도 매한가지였다. 막 목욕을 끝낸 아낙처럼 온몸이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침상이 눅눅했다. 침전에 군불을 지핀 듯 훅훅 거렸다.진왕은 비지땀으로 얼룩진 초란을 가로타고 앉아 포
진왕의 굵은 손이 초란의 가슴을 지나 아래로 아래로 향할 때 그녀는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사지가 뒤틀리며 하늘이 노랗게 변해가고 있었다.숨이 거칠 대로 거칠어진 진왕은 그녀의 치마끈을 우악스럽게 찢어버리고 이제까지 그 누구도 근접지 않은 미지의 땅을 향해 굵은 손마디를 휘둘렀다. 애끓는 소리가 침실에서 연신 새어나왔다.특히 어머니가 태후 자리에 오른 뒤
거친 호흡 속에 진한 취기가 묻어났다. 초란은 이제 죽었구나 생각했다. 진왕의 말 한마디면 자신의 목숨이 사라져 버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떨어뜨린 채 앉아있었다.순간 진왕의 투박한 손이 그녀의 머리채를 휘잡으며 고개를 젖혔고 이어 거부할 수 없는 힘이 그녀의 입술을 뒤덮었다. 수염의 간지러움과 입술의 부드러움이 그녀를 목마르게 했다
“또 다른 한잔은 이 제국의 완성을 위해 마셔라.”진왕은 연거푸 세잔의 술잔을 따라주었다.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왕이 스스로 삼배를 내리는 경우는 이제껏 없었다.위위는 진왕의 세심한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진왕 만만세를 연호했다. 아울러 충성을 다짐하고 침전을 물러났다. 진왕은 또다시 초란과 마주앉게 되었다. 진왕이 취기를 풍기
술을 따르는 그녀의 손이 잔잔하게 떨리고 있었다.“오늘은 천둥 번개가 치지만 내일은 날이 맑을 것이로다.”진왕은 혼잣말처럼 취설을 내뱉었다.“지난 세월 동안 과인은 오늘을 위해 숱한 밤을 와신상담했노라. 그 아픔을 누가 알겠느냐? 암 아무도 모르지.”“대왕마마, 미천한 계집이 대왕마마의 깊은 심중을 어찌
진왕은 이들의 청을 빌미로 여불위의 목숨만은 살려두기로 했던 것이다. 노애 사건으로 궁 내부가 아수라장이 되는 동안 진왕은 침전을 지키고 있었다.혼자 앉아 술잔을 기울이며 지난날들의 굴욕을 그제야 씻고 있었다. 한편 통쾌했고 다른 한편 마음이 우울했다.죄인으로 거명되어 죽어간 이들 가운데는 자신이 아끼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그들 모두 살려주고
그들은 하나같이 억울하다며 살려줄 것을 애원했다.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빌며 질질 끌려가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일부 중신들은 꼿꼿하게 걸어가며 진왕의 정책을 고래고래 비판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예외 없이 중문 밖에서 몸이 반으로 찢어지는 거열형에 처해지거나 철퇴를 맞았다.거개의 중신들은 여불위의 잔당으로 몰려 목이 베이거나 내몰렸다. 진왕은 그
대전복합터미널 동서관을 잇는 연결브릿지 오픈형갤러리 ‘dtc갤러리’에서 27일부터 7월 17일까지 ‘목판화’전이 열린다.dtc갤러리는 열다섯 번째 기획전 ‘목판화: 숨결을 드러내다’전을 27일부터 7월 17일까지 연다고 26일 밝혔다.이번 전시에선 판화 장르 중에서 목판화의 고유한 특성과 실험
며칠 동안 영문도 모른 채 궁 출입이 금지된 뒤 갑작스레 달려 들어온 중신들은 자신들을 에워싸고 있는 호위 병사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했다. 서로 눈치만 살피며 숨을 죽였다. 뒤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웅성거렸다. 숨 막히는 불안감만 조정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진왕이 무거운 발걸음으로 조당에 들어와 용상에 앉자 그를 경호했
여불위가 노애를 태후에게 소개했다는 사실도 실토했다.특히 노애가 진왕과 태후의 옥새를 거짓으로 만들어 수도의 군사는 물론 근위병, 융적족 수령 그리고 자신의 가신들로 하여금 진왕이 기년궁에 머물고 있을 때 그곳을 공격하도록 했다는 사실조차 털어놓았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분명한 역모였다. 더욱이 이런 소문이 궁내에 자자하게 퍼져있었음에도 그제야
건장한 청년의 몸에서만 나는 향긋한 냄새가 군침을 감돌게 했다.사내의 온몸을 구석구석 만져본 태후는 그제야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더욱 가까이 다가올 것을 일렀다. 천성적으로 음기를 즐기던 태후인 터라 젊은 사내를 가까이 앉혀두고 있자니 몸이 스멀거렸다.“날씨가 구진하여 온몸이 편치 않구나. 좀 주물러 다오.”태후는 알몸이 내비치는 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