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일보] 고창국 인근에는 화염산(火焰山)이라는 곳이 있다. 붉은 색을 띠고 산 위에서 아래로 줄기가 갈라져 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산이 불에 활활 타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서유기'에서 삼장법사 일행이 화염산의 불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자, 손오공이 우마왕의 부인 나찰녀에게 파초선을 빌려 불을 끈 이야기의 모티브가 된 곳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곳은 여름에 최고 온도가 47.8도까지 올라가는 매우 무더운 곳이다.투루판에서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누란(樓欄)국의 유적지가 있다. 누란은 과거 역사서에
[금강일보] 석양이 지자 황금으로 빛나는 광활한 사막, 카라반이 비단과 도자기를 낙타에 가득 싣고 모래 바람을 뚫으며 줄지어 나아간다. 우리가 흔히 사막이라면 이런 낭만적인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실제 비단길은 이름처럼 하늘하늘한 비단의 길도 아니고 전혀 낭만적이지도 않은 오히려 곳곳에 죽음이 도사리고 있는 살벌한 길이다. 풀 한 포기 나지 않은 돌산과 광야, 그리고 바람에 나뒹구는 가시덩굴, 이것이 바로 비단길의 실제 모습이다. 이곳에 가면 왜 녹색이 생명을 뜻하는지 잘 알 수 있다.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동안 녹색이
[금강일보] 중국 역사 기행에서 빠져서는 안 될 곳이 있다. 그것은 바로 비단길. ‘비단길(Silk Road)’이라는 명칭은 19세기 말 독일의 지질학자 리히트호펜(Ferdinand von Richthofen, 1833-1905)이 비단을 매개로 동서양의 상인들이 교역했다는 점에서 착안하여, 독일어로 비단길을 뜻하는 ‘Seidenstrassen’을 사용하면서 널리 쓰이게 되었다. 수천 년간 무수한 동서양인이 왕래하며 각종 문화유산을 남기고, 중국 문화의 서전(西傳)과 불교·이슬람교 등 외래 문화 동진(東進)의 주요 통로였으며, 동서
[금강일보] 낙양의 대표적인 먹거리인 수석(水席)도 꼭 맛보자. 분지에 한랭건조한 기후이다 보니 낙양에는 탕류의 음식이 발달하였다. 낙양의 수석은 우리가 알고 있는 기름으로 볶는 중국 음식이 아니라, 기름을 쓰지 않고 물로만 조리하는 ‘탕’ 음식이다. 낙양만의 독특한 풍미를 느껴볼 수 있으니 반드시 먹어보자.낙양을 떠나 동쪽의 개봉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그 유명한 소림사(小林寺)가 있다. 숭산(嵩山)의 한 자락인 소실산(少室山)에 위치한 소림사는 정파 무림의 총본산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 불교 종파 중 하나인 선종의 발상지라는 명예
[금강일보] 오늘은 중국 문명의 발상지인 ‘중원(中原)’으로 떠나보자. 중원, 무협지에서 많이 접해봤을 단어이다. 중토(中土), 중주(中州) 등으로도 불리는 중원은 낙양(洛陽, 뤄양)에서 개봉(開封, 카이펑)에 이르는 황하 중하류 지역을 일컫는다. 중국 문명의 발상지답게 수천 년 전부터 인류가 살아온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후에도 여러 왕조의 주요 도시가 되어 300여 명이 넘는 제왕이 이곳에 수도를 두거나 천도하였다고 한다. 먼저 중원의 대표 도시 하남성(河南省)의 낙양을 살펴보자. 13개 왕조, 1500여 년이라는 긴 시간 동
[금강일보] 자, 이제 소주의 남쪽에 있는 또 다른 인간 세상의 천당 항주(杭州, 항저우)로 떠나보자.항주는 상해에서 남동쪽으로 약 170㎞ 떨어져 있으며, 절강성(浙江省)의 성회이다. 소주와 마찬가지로 예부터 풍요로운 도시로 현재도 중국의 발전을 대표하는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인구 역시 천만을 넘고 있다. 과거에는 전당(錢塘)·임안(臨安)으로 불렸으며, 남송(南宋, 1127-1279)의 수도였다.도심 한복판에는 항주를 대표하는 서호(西湖)가 있으며, 항주의 볼거리는 거의 이곳에 집중해 있다. 탁 트인 호수와 길게 늘어진 버
여태껏 왕조의 수도였던 도시들만 여행했는데, 이제부터는 비록 수도는 아니었지만 역사가 깊은 도시도 다녀보자. 먼저 ‘위에는 천당이 있고, 아래에는 소주와 항주가 있다(上有天堂, 下有蘇杭)’고 알려진 소주(蘇州, 쑤저우)를 가보자.소주는 중국 동부 양자강 삼각주에 위치하고 있으며, 상해(上海, 상하이)에서 서쪽으로 약 100㎞ 떨어져 있는 도시이다. 과거 고소(姑蘇), 평강(平江)으로 불린 소주는 이탈리아의 베니스처럼 도시 곳곳에 물길이 나있어 ‘물의 고향(水鄕)’이라는 별칭이 있다. 과거에도 풍요로웠던 이 지역은 현재도 중국 최첨단
[금강일보] 시의 남쪽 외곽에는 부자묘(夫子廟)가 있다. 공자(孔子, BC 551-BC 479)를 모시는 사당이었는데, 이 인근에 학생을 가르치던 서원과 과거 시험장인 공원(貢院)이 생기면서 일대 번화가가 됐다. 현재는 중국 전통 물건을 파는 곳이 많아 외국인들이 많이 찾아온다. 부자묘 앞에는 진회하(秦淮河)가 흘러 운치를 더한다. 진회하는 양자강의 지류로 남경 남쪽을 관통하는데, 그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진시황제(秦始皇帝, BC 259-BC 210)와 관련이 있다. 진시황제가 전국시찰 중, 남경에 이르러 이곳에 용맥이 흘러 새로
[금강일보] 오늘은 남쪽의 수도 남경(南京, 난징)으로 떠나보자. 양자강(揚子江)이 유유히 흐르는 남경은 중국 동부 지방에 있는 역사 고도이며, 현재는 인구 850만에 달하는 강소성의 성회(省會, 우리의 도청소재지 격)이다. 과거 금릉(金陵), 말릉(秣陵), 건업(建業), 건강(建康)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다가 명대에 영락제(永樂帝, 1360-1424)가 북경으로 천도하여 ‘남쪽 수도’라는 의미의 남경으로 확정되었다. 남경은 흔히 6개 왕조의 고도라는 의미의 ‘六朝古都’로 불린다. 즉, 남경은 삼국지 속 손권(孫權, 182-252
[금강일보] 시내의 북서쪽에는 황가의 정원인 원명원(圓明園)과 이화원(頤和園)이 있다. 원명원은 청의 5번째 황제 세종 옹정제 애신각라윤진(愛新覺羅胤禛, 1678-1735)이 어릴 적 살던 곳으로 후대 황제들의 여름 별궁으로 애용되었다.여러 황제들이 기거하며 원명원의 규모와 화려함은 극에 달해갔다. 자명종이 널리 울리면 십이지상이 분수를 내뿜는 등 원명원은 당시 동양과 서양의 최고 기술로 이루어졌다. ‘모든 정원 중 최고의 정원(萬園之園)’이라 칭송받았지만, 현재는 그 화려했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아편전쟁(1840) 이후 종이호
[금강일보] 오늘은 현대 중국의 수도이자 정치의 중심인 북경(北京, 베이징)으로 떠나보자! 춘추전국시대의 연(燕, BC 1044-BC 222)부터 지금까지 30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고도 북경. 북경이 제국의 수도로서 자리매김한 것은 원(元, 1271-1368) 이후로서, 이후 명(明, 1368-1644)과 청(淸, 1636-1912)이 이어서 이곳을 수도로 삼았으며, 현재 중화인민공화국 역시 수도를 이곳에 두고 있다.북경의 첫 느낌은 역시 중국의 수도답게 ‘웅장’하다라는 것이다. 높게 솟은 현대식 빌딩, 10차로를 넘어서는 넓은
제국의 수도 서안 ② (지난편에 이어서) 이제 본격적으로 역사 유적이 있는 교외로 떠나 보자. 먼저 동쪽으로 가면 여산(驪山) 자락에 있는 진시황릉이 보인다. 춘추전국 약 550년의 대분열기를 통일하고, 중국 최초로 ‘황제’를 칭했던 진시황제(BC 259-BC 210)가 묻힌 능인 만큼 그 규모 역시 어마어마하다. 높이 51m, 길이 1700m인데, 더 놀라운 것은 현재도 큰 이 능이 수천 년간의 풍화작용 때문에 대폭 작아진 것이란다. 현재 발굴은 진행되지 못한 상태인데, 일설에 의하면 중국의 ‘영원한 총리’ 주은래(周恩來, 189
새해를 맞아 금강일보에서 연락이 왔다. 중국 역사와 관련한 칼럼을 써달라는 요청이었다. ‘중국 역사 이야기를 쉽고 재밌게 할 수 있을 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한참을 고민했다. 몇 가지 안을 제안했고, 중국 명승고적과 관련한 역사 이야기를 쓰기로 했다. 중국 유명 도시 속 명승고적을 살펴보며 그와 관련한 이야기를 능력껏 재미있게 써보겠다.제국의 수도 서안 ① 먼저 중국의 역사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도시로 떠나보자. 과연 어디일까? 서안(西安, 시안)이다. 혹자는 왜 수도인 북경(北京, 베이징)을 두고 서안부터 가냐고 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