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술 소주 꺽은 '와인'
'신의 물방울' 매혹적인 향과 맛의 유혹
국민의 술 소주 꺽은 '와인'
'신의 물방울' 매혹적인 향과 맛의 유혹
  • 김현호 기자
  • 승인 2012.12.20 0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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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초 국내 종교용 와인 첫 선 ··· 정부 과일주 권장 대중화 불지펴

80년대 말 주류 수입자유화에 시들 90년대 후반 제2 전성기 맞으며 부활

전 세계의 축제인 크리스마스가 불과 5일 앞으로 다가와 전국이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젖어 있다.

크리스마스에 소중한 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패밀리레스토랑 등은 예약이 이미 다 찼고 집에서 조촐하게 파티를 하기 위해서 마트의 주류코너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평소 같으면 맥주나 소주를 판매하는 판매대에 많은 이들이 몰려야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바뀌었다. 올해 와인이 소주보다 4.6% 더 많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특히 와인의 성수기인 크리스마스와 신년 시즌이 기다리고 있어 와인과 소주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한 날에만 마시고 비싼 가격 때문에 와인은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아직까지 팽배해 있는 것이 사실이고 와인바보다 소주를 파는 일반음식점에 더 많은 인파가 몰리지만 와인시장은 계속해서 성장을 하고 있다.

◆한국을 사로잡은 와인
20세기 초, 프랑스의 ‘안토니오 콩베르’ 신부가 교회를 짓기 위해 안성으로 들어왔다. 이때 콩베르 신부는 미사용으로 사용하려고 와인을 가져왔는데 이 와인이 인기를 끌면서 와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당시 콩베르 신부가 가져온 와인은 미사용으로 쓰이는 달달한 맛이 강한 디저트 와인으로서 정식 와인으로 분류하긴 어렵다.

와인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시기는 1970년부터 90년까지이다.
디저트에 쓰이는 달달한 미사용 와인이 인기를 끌자 와인공장이 생기기 시작했고 근대화시대에 들어서는 정부가 식량 부족 등의 이유로 곡주보다는 과일주를 권장하면서 와인의 대중화는 빠르게 번져갔다.
와인전쟁에 불을 지핀 지역은 바로 대전. 지난 1969년 국내에서 최초로 국내포도로 만들어진 ‘선리포트와인’이 대전 월평동에서 만들어졌다. 한국산토리㈜가 일본 ‘산토리’와 기술제휴를 통해 저장시설 등 주요시설을 월평동에 세우고 와인을 판매했다.

뒤를 이어 당시 굴지의 주류회사인 동양맥주와 백화양조, 해태주조가 와인을 생산키로 하면서 와인은 전성기를 맞는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끈 와인은 동양맥주에서 생산한 포도주 ‘마주앙’. ‘마주 앉아서 즐긴다’는 뜻의 이 와인은 당시 와인 시장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판매고를 보였고 국민들도 와인을 즐겨 찾으면서 와인은 우리나라에서 황금기를 맞이하게 된다.

◆주류수입자유화로 인한 와인의 몰락
영원한 것은 없다고 했던가. 한국에서 잘 나가던 와인은 1980년대 말 주류수입자유화로 인해 위기를 맞는다.

국산와인 대신 해외 와인들이 줄기차게 들어오자 소비자들은 오리지널 와인으로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비싸도 원산지에서 나는 와인을 마셔봐야 한다’는 인식으로 국산와인은 몰락의 길을 걸었고 IMF가 터지자 수입와인은 비싼 가격으로 인해 ‘사치의 술’이라는 오해를 사게 됐다.

때문에 ‘특별한 날, 특별한 이와 마시는 술’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와인은 점점 소주와 맥주에 밀려나기 시작했다.

◆국산와인의 부활과 되살아난 와인시장
1990년대 후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국산 식용 과일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자 정부 및 지자체에서 전통 과일주 생산을 장려했다. 이는 와인 부활의 씨앗이 돼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올 들어 10월까지 와인 수입액은 1억 1784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2.8%가 늘었고 올해 연간으로는 작년보다 9.9% 증가한 1억 45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사상 최대였던 2008년(1억 6651만 달러)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다른 주류와 비교해보면 와인의 성장세는 더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유통업계의 올해 10월까지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다. 동기간 소주와 막걸리는 각각 1.2%, 6.2% 감소했다.


같은 기간 편의점의 와인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40.5%나 성장했다. 와인의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집에서 조용히 와인을 즐기려는 싱글족이나 커플들이 주요 구매층으로 급부상하면서 와인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와인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이유로 와인 수입 5대국(칠레,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중 하나로 꼽히는 칠레, 미국과의 FTA 체결이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와인을 소재로 한 만화 ‘신의 물방울’도 와인 르네상스를 주도했다. 이 만화는 전 세계에 1000만 부 이상이 팔렸고 만화에 소개된 와인은 예외 없이 유명세를 치렀다.

소개된 와인은 재고가 바닥날 정도로 불티나게 팔리는가 하면 가격이 치솟기까지 했고 실제로 프랑스산 명품 와인인 ‘샤토 르 퓌’는 만화에서 400년 동안 단 한 방울의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궁극의 신의 물방울’로 소개된 뒤 가격이 100배 가까이 뛰기도 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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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잔의 와인 어디에 좋을까?

하루 한 잔의 와인은 건강에 좋다는 말은 누구나 들어봤지만 정확히 어떤 효능에 좋은지는 모르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1979년 학자들이 허혈성 심장병에 대한 역학조사를 발표했는데 18개 선진국의 55~64세의 중·장년층을 표본으로 조사한 결과, 심장병 사망률과 국민소득, 의사와 간호사의 비율, 지방 섭취량 등은 별 관계가 없는 반면 알코올 소비량, 특히 와인 소비량이 많은 나라일수록 심장병에 의한 사망률이 낮다는 점이 밝혀졌다.

적당량의 알코올은 동맥경화증의 위험이 줄어들며 와인은 일반 알코올보다 그 효과가 두 배 정도 뛰어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와인만이 가지고 있는 이 독특한 작용은 와인에서 붉은 색깔과 씁쓸하고 텁텁한 맛을 주면서 와인을 맑게 만드는 폴리페놀(Poly phenol)이란 물질 때문이다. 폴리페놀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활동력이 좋은 것은 카테킨, 케르세틴, 에피카테킨, 레스베라트롤, 타닌 등으로 포도의 껍질과 씨에 많이 들어있다. 또한 이것들은 오크통에서 숙성할 때 오크통에서도 우러나오므로 껍질과 씨를 함께 발효시키고,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레드 와인에 많이 들어있다. 레드 와인을 화이트 와인에 비해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는 까닭도 바로 이 페놀 화합물이라는 성분에 있다.
또 와인은 긴장과 걱정에 대한 온화한 진정작용을 하며,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대화하는 능력을 향상시킨다.

이 작용이 낮은 혈중 알코올 농도에서도 상당 기간 유지된다는 것은 많은 실험에 의해서 확인된 바 있다. 물론 이 작용은 와인의 알코올에서도 나오지만, 와인은 같은 농도의 알코올에 비해 작용이 느리고 오래 지속된다. 실험에 의하면 한 잔의 와인은 긴장도를 35%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양에서 일반 의사들이 ‘와인은 노인의 간호사’라고 말하듯 와인은 노인들에게 가장 효과가 크다.

육체적인 질병의 예방은 물론 주변의 소외감, 인생에 대한 허무감 등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와인 한 잔은 온화한 진정작용을 함으로써 수면제의 표면적인 수면효과와 비교되지 않는 효과를 발휘한다.

와인은 칼슘을 비롯한 무기질이 풍부하고, 음식에 있는 무기질의 흡수를 돕기 때문에, 식사와 함께하는 와인은 칼슘의 가장 좋은 공급원이자 보조제라 할 수 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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