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족·의료발전 도움" 세종 충남대병원보다 선호

세종시-충남대 갈등봉합 주문 "의료공백 막아야"

세종특별자치시 의료 인프라 확충 문제를 둘러싸고 빚어진 세종시와 충남대의 갈등과 관련, 지역민들 사이에선 ‘세종 충남대병원’보다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선호하는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파악됐다. <본보 1월 7·8·10·11·14일자 보도>

금강일보가 연중기획 ‘100인에게 묻다’를 통해 대전·충남·세종 100명의 모니터 요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세종시의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유치 움직임에 대해 ‘세종시의 자족성 확보, 명품도시로의 도약,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답변한 비율이 35%로 가장 높았다.

‘지역 의료계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응답자는 17%로 전체 설문 대상자의 절반 이상(52%)이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유치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반면 ‘권역별 응급의료체계(대전·충남권-충남대병원)에 위배되는 처사이며 세종시에 대해서도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에 우선권을 줘야 한다’며 충남대병원의 손을 들어준 응답자는 27%를 차지했다.

또한 ‘병원이 아닌 응급의료센터 설치는 실효성이 떨어진다’가 15%, ‘응급의료센터가 향후 병원 규모로 확대될 경우 지역 의료계의 우수한 의료진이 유출되고, 환자들이 대거 몰릴 것’이라고 우려한 응답자는 6%로 집계됐다.

충남대병원이 당초 당진에 제2병원 건립을 추진하다 황해경제자유구역 조성사업이 차질을 빚자 지난해 8월 세종시로 방향을 선회한 데 대해선 “충남도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충남 서부지역을 포기한 채 세종시로 선회한 것은 국가균형발전 이전에 지역균형발전부터 외면한 처사’라고 지적한 비율이 18%로 나타났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호하고, 수익을 확대하려는 충남대 측의 전략적 판단일 뿐’이라는 응답자는 6%였고, ‘반드시 서울대병원이 세종시에 들어서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울 종합병원(삼성의료원, 아산병원 등) 수준의 우수한 병원이 세종시에 건립돼야 지역 의료계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며 충남대병원 기득권에 반기를 든 응답자가 45%를 점유했다.

이에 반해 ‘충남대 제2병원 건립의 최적지는 세종시이고,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이 세종시에 들어서야 한다’는 16%에 그쳤고, ‘반드시 충남대병원이 세종시에 제2병원을 건립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도권 병원의 지역 진출, 특히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인 세종시로의 진출은 저지시켜야 한다’라는 응답자는 15%로 조사됐다.

유한식 세종시장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충남대 측의 온갖 로비에 의해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유치를 위한 정부 예산(45억 원) 배정이 좌절됐다”고 불만을 드러내자 충남대가 “세종시가 정상적인 행정절차를 밟지 않고 연말에 무리하게 ‘쪽지 예산’(지역별 민원사업 예산을 갑작스럽게 끼워넣는 행태를 지칭)을 시도하다 예산 확보에 실패한 것”이라고 반박한 데 대해선 48%가 ‘세종시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하루 빨리 앙금을 털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양자간 화합을 주문했다.

23%는 ‘세종시와 충남대가 상호간의 갈등을 외부로 표출시키는 행위는 잘못된 일’이라며 새해 벽두부터 대립각을 세우는 양 기관을 꾸짖었고, ‘모르겠다’며 판단을 유보한 응답자도 18%로 적지 않았다.

‘유 시장의 주장에 공감이 간다’는 7%, ‘충남대 측의 반론에 공감이 간다’는 4%에 불과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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