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장만·저축·여행·빚상환 順

경기불황 세태 고스란히 반영

‘만약 내가 로또(LOTTO) 1등에 당첨된다면?’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상상해 본적 있을 것이다.

‘로또 덕에 한 주간 희망을 갖고 산다’는 우스갯소리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나올 정도다.

한 때 로또가 사회현상 중 하나로 떠오를 당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를 ‘로또공화국’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로또가 본래 갖고 있던 복권의 의미를 뛰어넘어, 사람들에게 ‘한탕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면서 사회 각계로 번져 ‘로또수능’, ‘로또분양’ 등과 같은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경제적 약자들이 다달이 급여를 받고 부지런히 적금을 붓는다 해도 큰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로또 1등에 당첨되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을까?

금강일보는 ‘만약 당신이 로또 1등에 당첨됐을 때 가장 하고 싶은 일’이란 질문을 언론인과 지역민 200명에게 던졌다.

설문 결과, ‘내 집 마련’(46명, 23%)이란 답변이 가장 많이 나왔다.

다음으로 ‘저축’(노후준비, 재테크 등) 37명(18.5%), 세계여행 28명(14%), 퇴사(프렌차이즈 창업, 벤처기업 등) 25명(12.5%), 부채 탕감 25명(12.5%), 이민 17명(8.5%), 차 구입(고가의 외제차, 차량 교환 등) 13명(6.5%), 사회복지시설 기부 및 설립 9명(4.5%) 등의 순이었다.

노후 준비, 재테크, 부채 탕감 등이 매우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경기불황의 심각성에 대한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직장인 강 모(30) 씨는 “서민 월급으로 뛰는 물가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로또에 당첨되면 재테크와 내 집 마련 등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미래를 위한 준비들이 높은 비율을 차지한 가운데 ‘퇴사’라는 답변이 의외로 선전(?)했다.

퇴사라고 답한 응답자들은 ‘프렌차이즈 창업’과 ‘아이디어 구상 후 벤처기업 창업’, ‘빌딩 구입 후 여가를 즐기겠다’, ‘괴롭힌 직장상사에게 욕하고 그만두기’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내용들이 있었다.

직장인 김 모(30) 씨는 “로또에 당첨되면 회사를 굳이 다녀야 할 필요는 없지 않냐”며 “그냥 빌딩 몇 채 구입해 월세나 받으며 여가를 즐기고 싶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직장인 박 모(42) 씨는 “대부분의 직장인이 로또가 되면 괴롭혔던 직장상사에게 욕한바가지 하고 그만두는 상상을 해봤을 거 같다”며 “나도 로또가 되면 매일 야근시키고 못살게 굴었던 상사에게 욕을 퍼붓고 당당히 사표를 던져보고 싶다”고 소박(?)한 희망을 이야기 했다.

이민을 가겠다고 응답한 직장인 최 모(28·여) 씨는 “한국에서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노력해도 어느 선이 정해져 있는 것 같다”며 “로또가 당첨되면 일말의 후회 없이 이민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사회복지 시설 건립, 기부 등의 의견도 잇따라 사회의 훈훈한 마음도 나타났으며, 고가의 외제차 구입 등 다양한 소망이 쏟아져 나왔다.

서지원 기자 jiwon40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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