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인사청문회 D-2’ 여야 공방전 치열

여야가 오는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국정감사, 새해예산안 심의 등을 놓고 불꽃 튀는 격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국민정서에 민감한 병역제 및 징병검사 가필 의혹을 비롯해 재산·증여세 포탈 의혹, 누나가 총장으로 재직 중인 동신대에 대한 특혜 지원, 4대강 감사 발표 고의 지연 등 4대 의혹을 핵심 쟁점으로 꼽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야권이 제기한 의혹을 정치공세로 규정, 적극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양쪽 눈의 시력차가 큰 ‘부동시’로 병역을 면제받은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이를 집중 추궁키로 했다. 또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은진수 감사위원을 상대로 감사원이 4대강 사업 감사를 마치고도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것은 ‘정권 코드 맞추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칠 계획이다. 민주당 인사청문특위 소속 의원들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자 측이 자료를 불성실하게 내거나 아예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유정 의원은 “예금증식 의혹 등과 관련해 요구한 자료 130건 가운데 50건이 제출되지 않았고, 병역 면제 의혹과 관련된 자료는 한 건도 받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김 후보자가 내정되자 청와대와 민주당의 ‘뒷방 거래’라고 의혹을 제기한 자유선진당도 병역 문제에 초점을 맞추며 집중 공세를 이어갔다. 임영호 의원(대전 동구)은 “대통령에 이어 총리 후보자까지 군 면제를 받아 국민들의 우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1970년과 71년 무종 재신체검사대상으로 처분받은 사유인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실제로 앓았는지 의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임 의원은 특히 “이 질병은 신경과민, 불면증, 발한, 근력약화, 호흡곤란 등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나는데, 어떻게 이런 병을 갖고 고도의 집중력과 끈기를 요하는 고시공부를 할 수 있었단 말인가”라고 반문하고, ‘징병검사 (수검)대상자 명부’ 가필 의혹도 제기했다. 권선택 원내대표도 “항간에서 전임 총리를 ‘양파 총리’라고 불렀었는데 이러다가 ‘고구마 총리’라는 신조어가 생기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비아냥거리며 “의혹의 해소를 위해 ‘대국민 공개 신체검사’를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야권의 집중 공격에 한나라당은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야권의 의혹 제기에 적극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공정 총리’로 추대된 김 후보자가 각종 의혹으로 흠집날 경우 이 대통령의 하반기 국정기조도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인사청문특위 한나라당 간사인 김기현 의원은 “김 후보자를 비호하지는 않겠지만 과대 포장한 의혹에 대해서는 확실히 대응해 나가겠다”며 “야당이 제기하는 부풀리기 의혹과 만들어진 의혹에 대해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반격했다. 이런 가운데 내달 4일부터 23일까지 실시되는 국정감사는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여야 간 제2차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4대강 국민투표’라는 카드까지 꺼내든 민주당이 수도권 수해 폭우와 친서민 기조 등을 4대강과 연계시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부와 한나라당은 "수해 방지를 위해서라도 4대강 사업이 필요하다"며 기존 계획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여야 간 공방이 불가피해졌다.이와 함께 정기국회 하이라이트인 새해 예산안 심의에서도 4대강 예산, 친서민 정책 경쟁 등의 이슈를 놓고 여야 간 기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여 여야 간 ‘창과 방패’의 대결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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