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폭우 등 자연재해 경고 감시체계 가동 대비책 세울 상설 전담기구 설립 필요

올해는 기록적인 더위와 함께 가을장마가 추석에까지 내습하였다. 특히 급작스런 9월 태풍과 초가을 폭우는 수해와 농작물 피해까지 남겼다. 이 모든 것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라고 한다. 계절과 기후의 주기성이 깨지면서 농업과 산업의 피해로 이어지고, 또 우리의 건강과 생활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이미 한반도 연안해안의 수온이 상승하여 해양생물의 분포가 달라졌고 해양생태계의 변화와 그 우려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온난화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달 파키스탄에는 대규모 폭우가 내려 국토의 20%가 물에 잠기기도 하였고, 수많은 자연재해가 세계 이곳저곳에서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석유와 같은 탄소연료를 태우면서 발생한 탄산가스가 열에너지를 많이 흡수하여 공기를 덥힌 것으로 보고 있다. 어쩌면 소리없이 다가온 온난화는 21세기 인류사회가 직면할 가장 큰 도전이고 또 요물일지도 모른다. 기온상승은 대기권의 수분 함유량을 높였고, 또 그 유동성을 증대시켰다. 특히 습하고 더운 공기덩어리와 건조하고 찬 공기덩어리들을 이리저리 빠르게 움직이면서 엉뚱한 지역에 수해와 가뭄을 몰고 다닌다. 최근 기후변동과 자연재해의 발생빈도가 높아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지난 4월말 많은 농작물과 식물에 피해를 입힌 기습적인 한파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자연재해들은 우리에게 대비하라고 울리는 경고음일지도 모른다. 이미 기술선진국은 기후변동의 예측기술을 높이고 있고, 또 국가 기반시설에 대한 안전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우리도 체계적인 대비태세를 갖출 때가 되었다. 우선 국가의 건설과 토목의 안전기준을 높여야 한다. 예로 건물과 하천의 안전기준을 강화해야 하고, 물의 유연한 수급관리체계와 함께 하수와 관개수로의 확충도 필요하다. 그리고 해양수면의 상승으로 저지대의 농지에 대한 수방대책도 세워야 하고 거주민의 이주계획도 생각해야 한다. 바닷물의 염분농도도 고려대상에 넣어야 할지 모른다. 자연재해와 수해가 많은 일본은 수년전부터 제도적으로 대비하고 있는 것도 참조할 만하다. 또한 식량과 농산물의 자급력도 높여야 한다. 기후변동에 대비한 농작물 재배품목의 다변화와 대체작물의 개발도 추진해야하고, 또 전천후 경작재배시설도 확충하고, 해외에서 경작지 확보방안도 함께 따라야 한다. 여기에다 생물자원 보존은행의 역할을 보강하고 종자개량의 높은 기술력도 요구된다. 온난화에 따른 불규칙한 기후로 자생생물의 생태균형이 깨질 수도 있고 특정생물은 멸종위기에 닥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식량뿐만 아니라 바이오산업의 원료수급에도 직결되는 사항이기도 하다. 여기에다 기후변동에 따른 곤충과 해충들이 대규모로 출몰하여 농작물과 산림의 피해발생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온대와 아열대를 아우르는 농작물의 재배기술을 높이고, 해양생물자원의 다양성을 확대하면서 첨단 해양생물산업의 육성계획도 수립해야 한다. 아열대 기후를 잘 이용하면 농업의 새로운 출구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더 직접적으로 기온상승과 습한 공기는 미생물과 병원균의 생육을 크게 증대시킨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새로운 감염질병의 창궐도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수인성 질환과 새로운 아열대성 질병의 등장인데 대표적인 예로 말라리아와 콜레라, 이질 그리고 각종 바이러스 질환 등이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백신과 항생제의 개발과 확보는 필수적이고, 병원균과 새로운 슈퍼박테리아에 대한 대처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전문연구기관의 설립도 필요하다. 잘못 대처하면 재앙수준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앞으로 자연재해의 상시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또 관련정보를 수집하여, 발생추이의 예측과 함께 정책적으로 대비책을 마련하는 상설 전담기구의 설립도 검토할 시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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