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상에서 학력위조 루머에 휘말렸던 가수 타블로가 결국 진실을 확인 시켜준 경찰의 수사로 마음고생에서 풀려나게 됐다. 이번 타블로의 미 스탠퍼드대 학력 의혹 파문은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검증되지 않은 루머와 그에 따른 부작용의 심각성을 또 한 번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사이버 상의 괴담수준 자료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포장돼 악성 댓글로 확산되고, 이를 여과 없이 언론에서 확대 재생산하는 악순환으로 하여금 한 개인의 명예가 얼마나 크게 손상되는지, 다시 한 번 경종을 울려주었다. 더구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 가운데는 이런 사이버 상의 악성 루머에 시달리다 못해 자살을 불러오는 가슴 아픈 사례까지 보아왔으나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비단 연예인의 사적인 영역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8년 화장품과 생리대 등을 통해서도 광우병에 걸릴 수 있다는 이른 바 ‘광우병 괴담’을 비롯하여 올해에는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음모설’이 인터넷 공간을 통해 날개 돋친 듯 확산됐다. 그 배경에는 사이버 공간의 익명성을 악용한 일부 악성 네티즌들의 분별력 없는 말장난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벌떼처럼 달려드는 네티즌들이 허위사실을 퍼뜨려 단 5분 만에 한 사람을 사회적으로 완전히 매장시킬 수 있다”는 경찰청 사이버테러 대응센터 관계자의 걱정이 그래서 충격적이고, 간과하기 어려운 사회적 과제가 되고 있다. 명예훼손은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도록 규정된 `반(反)의사 불벌죄`인 만큼 작은 피해일지라도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기 이름을 걸고 글을 쓰게 하는 인터넷 실명제와 더불어 ‘선플(아름답고 긍정적인 댓글) 달기’ 운동을 확산시켜 사이버 공간을 깨끗이 정화해야 한다.‘선플운동’도 한 때 신선하게 받아들여지는 듯했으나 참여도 미약과 추동력이 부족해서인지 일부 분별력 없는 네티즌들에게는 잘 먹혀들지 않는다. 사이버 공간의 명예훼손 사건은 해마다 늘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따르면 2006년 4006건에서 2008년 5005건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지난 8월 현재 3712건이 발생했다. 남의 명예를 훼손하고도 ‘인터넷에 떠도는 글을 옮긴 것이 무슨 큰 죄인가’라고 오히려 항변하거나 ‘표현의 자유’를 무기 삼아 맞서려는 악성 누리꾼들을 이제 국민들이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선플’로 이끌고 따끔하게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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