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고성능 센서, 생체소자 등 첨단과학 분야에 핵심적인 소재로 활용되는 나노선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KAIST는 전기및전자공학과 윤준보(42) 교수 연구팀이 ㈜LG이노텍, 나노종합기술원과 공동으로 폭이 수십 나노미터(㎚) 정도로 매우 얇은 나노선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7월 3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나노선은 폭이 최대 100㎚ 정도에 불과한 긴 선 모양의 구조체로 기존에 발견되지 않았던 다양한 열적, 전기적, 기계적 특성을 보이는 다기능성 나노 소재다. 하지만 수 밀리미터를 성장시키는데 3~4일이 소요될 만큼 합성 속도가 매우 느려 대량으로 생산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또 제작된 나노선을 실제로 적용하기 위해선 복잡한 후처리가 요구되는 등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의 화학적 합성법을 사용하지 않고 반도체공정을 적용해 나노선 제작의 문제점을 극복했다. 연구팀은 직경 20㎝의 실리콘 웨이퍼 기판에 목표하는 주기보다 큰 패턴을 깎아낸 뒤 이 주기를 반복적으로 줄여가는 방법으로 100㎚ 초미세 선격자 패턴을 제작했다. 이 패턴을 기반으로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널리 쓰이는 박막증착공정을 활용해 폭 50㎚, 최대 길이 20㎝의 나노선을 완벽한 형태로 대량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이 기술은 장시간의 합성 공정을 거칠 필요가 없으며 별도의 후처리가 필요하지 않아 2시간이면 나노선 200만 가닥을 생산할 수 있다. 대량 생산은 물론 나노선을 완벽하게 정렬된 상태로 만들 수 있어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학계와 산업계는 평가했다.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연정호 박사과정 학생, LG이노텍 이영재 책임연구원 나노종합기술원 유동은 선임연구원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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