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제설제 사용에 뒤따르는 포트홀·환경오염 대비책은 미비

정부선 친환경 제설제 사용 권장 ··· 값 비싼데다 눈 녹는 속도도 더뎌

<속보>=지구온난화 등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해 올겨울은 유난히 길고 폭설이 잦을 것이라고 예보됨에 따라 대전시는 강설 대책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소금과 염화칼슘 등 제설제가 포트홀(Pothole·아스팔트도로에 생긴 작은 구멍) 등 도로 파손과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본보 7월 29일자 1면, 3월 4일자 1면 등 보도>

19일 시에 따르면 겨울철 강설 및 도로 결빙에 대비, 신속한 제설작업으로 원활한 교통소통과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겨울철 도로제설 세부추진계획을 수립·시행한다. 특히 올해 기후변화에 따른 한파 등 극한 기상으로 기습적인 폭설이 예상됨에 따라 22억 1200만 원의 예산을 투입, 제설장비 구입 등 사전준비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는 제설장비 205대(제설차 93대, 염화용해액살포기 39대, 제설기 73대 등)와 제설자재(염화칼슘 3239톤, 친환경제설제 1272톤, 소금 4721톤, 모래 2957㎥) 등 전년대비 125% 추가 확보했다. 또 도심 주요 교차로 및 오지노선 외곽지역 등에는 제설함 1196개와 모래주머니 42만 5000개(87개 노선) 설치를 완료했고 고갯길, 교량 등에 자동염수분사장치 14개를 추가해 총 24곳을 운영한다.

하지만 폭설에 대비한 제설자재의 물량확보만 있을 뿐 제설제의 사용에 뒤따른 포트홀 등 도로파손과 환경오염에 대한 대비책이 미비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겨울 폭설과 한파가 지속되며 많은 염화칼슘이 도로 위에 뿌려졌다. 이로 인해 도로 위 눈이 녹으면서 많은 수분이 아스팔트로 침투, 사상 최대인 2500여 개의 포트홀이 발생했다. 포트홀은 여름철 높은 기온과 겨울철 낮은 기온으로 아스팔트가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면서 갈라지게 되며, 이 틈으로 물이 들어가 지반을 약화시켜 발생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제설제 피해는 이뿐만 아니다. 땅속으로 스며든 염화칼슘은 가로수나 농작물의 생육에 지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하천으로 흘러들어간 염화칼슘은 식수원 안전에 비상을 초래, 국민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 더욱 우려 되는 것은 염화칼슘이 토양에 축척되면서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정부는 소금과 염화칼슘 등의 제설제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제설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과 괴리감만 커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예산의 문제다. 1㎏당 소금은 80~90원이고 염화칼슘은 200~230원이지만, 친환경 제설제는 385~570원이다. 여기에 친환경 제설제는 소금과 염화칼슘에 비해 눈이 녹는 속도가 더디다.

시는 이러한 상황 때문에 딜레마에 빠져있다. 친환경 제설제를 사용해 눈이 녹지 않으면 교통정체가 심각해지고 이로 인해 많은 민원을 유발한다. 반대로 소금과 염화칼슘을 사용하면 눈은 빨리 녹지만 도로 파손과 환경오염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포트홀 등 도로 파손을 막기 위해선 미리 정비를 해야 하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쉽지 않은 상황”라며 “모든 도로를 시에서 완벽하게 치우는 것은 한계가 있어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보도, 이면도로 등에 대해 시민 협조가 절실히 필요하니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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