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의 교육 기부가 30명의 과학인재를 키운다"

대덕특구 출연연, 연구현장 체험프로그램 활발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들은 대개 부모를 귀찮게 할 만큼 질문도 많고 그 호기심을 해소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경우가 많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과학자들도 어린 시절에는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으로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품으며 자랐다. 에디슨이 달걀의 부화과정에 대한 호기심으로 달걀을 직접 품었다는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일화다.

이런 아이를 둔 부모는 쉬지 않고 쏟아내는 질문 공세에 지쳐버리기 일쑤다. 모든 질문에 대답을 해주기에는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만다. 이내 체념해버리고는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스스로 호기심을 해결할 것을 권유한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아이들은 호기심을 잃어가게 된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정규교육을 받고 난 뒤로는 모르는 것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지가 않다. 수업시간에 손을 들고 모르는 것을 질문하는 아이를 의아하게 쳐다봤던 경험이 누구나 있을 정도다. 모르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며 체험해 호기심을 해결할 수 있는 여건도 충분하지가 않다. 과학기술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것은 특히 더 어렵다.

최근 미래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과학기술을 여러 분야에 접목하려는 창조적 시도가 봇물 터지듯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공교육 안에선 첨단과학기술 시설과 장비를 체험해본다거나 유망분야 전문가의 조언을 듣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아이들이 과학기술에 대한 흥미를 갖지 못하고 어렵게만 느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학자의 꿈을 키우고 있는 아이들이 과학기술을 쉽고 재미있게 익히고 흥미를 갖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굳게 잠겨있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열어줄 열쇠가 될 것이다. “과학기술자 한 명이 나눈 30분의 교육기부가 30명의 과학인재를 키운다”는 말처럼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과학기술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다.

국가 연구개발(R&D)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연구활동 외에도 학교 밖으로 나온 아이들에게 시간과 애정을 쏟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각 출연연 연구자들의 역할은 하나다. 자신들이 배우고 몸으로 체득한 과학기술 지식을 ‘재능기부’ 형태로 아이들에게 돌려주는 것.

출연연의 재능기부 활동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우선 가장 보편적인 형태로 연구현장 체험프로그램을 통한 체험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대덕특구 출연연들은 각각의 현장 체험프로그램은 운영하고 있는데 대덕특구 연구현장체험 포털사이트 ‘위레카(http//:wereka.science.go.kr)’을 통해 13개 출연연의 17개 프로그램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위레카를 구축·운영해 종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국립중앙과학관은 창의적 인재양성과 학교 밖 창의체험활동을 활성화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책임운영기관 종합평가에서 최우수 책임운영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국내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 인프라가 구축된 출연연은 첨단 인프라를 활용한 교육기부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기부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교원연수 방식으로도 이뤄진다. 모든 학생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교사들을 통한 간접적인 과학기술 지식이 전달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출연연이 집적돼 있는 대덕을 찾아오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선 찾아가는 과학교육 수업이 준비돼 있다. 전국 5대 광역시를 비롯해 과학기술 교육을 접할 기회가 없는 산간·오지 학생들에게도 혜택이 주어질 수 있도록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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