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과학은 어렵다고 말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과학은 친근하게 느끼기에는 멀리 있다는 사실이다. 복잡한 공식과 생소한 용어들이 뒤엉켜 있는 교과서나 전문서적에서만 접할 수 있는 과학은 과학자들만 이용하는 차가운 존재로 인식되기 쉽다.

그러나 그런 과학이 교과서 밖으로 나오면 상황은 달라진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직접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과학의 모습은 친근하고 따뜻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과학소풍에 참가한 학생들의 모습
따뜻한 과학나눔·과학소풍 등
18개 과학교육기부 프로그램
교육기부 대상 이름 올리기도

◆한국표준과학연구원-따뜻한 과학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따뜻한 과학기술 실현’을 모토로 과학기술 커뮤니케이터로 앞장서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하는 표준연 연구원들은 과학교육기부사업을 통해 실험실에서 벗어나 학생들을 비롯한 국민들과 과학을 공유하고 있다.

표준연은 보다 효과적인 과학교육기부를 실현하기 위해 주제·계층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 중이다. 지난해 ‘따뜻한 과학나눔’, ‘과학소풍’, ‘중등교원 측정표준연수’, ‘꿈나무과학멘토’ 등 18개 과학교육기부 프로그램은 운영했으며 올해에도 유관기관과 지역사회와 연계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소리과학의 세계’란 주제를 접목해 과학교육기부 프로그램을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과학창의재단에서 공모한 융합인재교육(STEAM) 사업 참여기관에 선정되면서 음향과학을 통해 소리의 과학적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체험물을 제작했다. 소리(음향)를 연구하는 다양한 연구자들이 직접 참여해 만든 결과물이다. 이 프로그램은 강연과 토론, 체험, 실습 등의 유형으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현장 상황에 맞는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표준연이 과학 대중화를 위해 자체적으로 제작한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전국 과학교육 소외지역을 방문해 강연·실험·교구 등을 기증하는 ‘따뜻한 과학나눔’이 매년 진행되고 있으며 충청 낙후지역 학생을 연구원으로 초청하는 ‘과학소풍’도 아이들에게 인기다. 복지관과 아동센터 등 지역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과학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생활과학교실’에도 지난해 180명이 참여했다.

이러한 교육 나눔 활동은 자연스럽게 결실로 이어졌다. 지난해 교육부에서 선정한 ‘교육기부 개인부문 대상’에서 과학교육기부 프로그램을 총괄 지휘한 직원이 영예를 안았으며 전국 공공기관 중 12개에 불과한 ‘교육기부 대상’ 기관에 표준연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화학연구원 교원연수 프로그램인 케미드림스쿨에 참가한 교사들의 모습
38년간 축적 첨단인프라 환원
블루케미토피아 등 운영
체험 위주 케미드림스쿨 인기

◆한국화학연구원-첨단 인프라 활용
한국화학연구원은 지난 38년 동안 거둔 연구성과 함께 축적한 첨단 연구 인프라를 교육기부로 환원하고 있다. 다양한 물절·인적 인프라를 토대로 화학에 대한 지식과 질 높은 교육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고 있다.

화학연은 견학 프로그램은 물론 중·고등학생 맞춤형 영상 교제, 학생-교사 간 소통의 장인 ‘블루케미토피아’ 등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매학기 방학마다 열리는 케미드림스쿨 교원연수의 호응이 뜨겁다. 케미드림스쿨은 일방적 강의 형식의 연수와 달리 연구현장 체험·실습으로 구성된 교육기부 프로그램이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5차례 연수가 진행됐으며 132명의 교사가 참가했다. 한 기수마다 20명 안팎의 교사들이 2~4개의 조를 이뤄 소규모의 집약된 실습을 진행한다. 케미드림스쿨은 화학연구현장의 생생함을 활용한 콘텐츠가 강점이다.

탄소 소재, 신약 개발 등 중·고등학교 교과과정과 연계돼 있는 연구 테마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돼 있다. 이 내용을 다시 한국교원대학교의 자문을 받아 10여 분의 영상교재와 책자로 재구성했다. 중·고등생의 눈높이에서 흥미있게 접근할 있도록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시나리오를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출연연 최초로 시도된 영상교재 5편은 화학연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연수 참여 교사들에게도 파일로 제공되고 있다.

이와 함께 화학연은 국가 현안과 사회 이슈 해결형 교육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화학 실험시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사고가 빈번한 가운데 화학연은 학생들에게 실험실 안전 규칙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실험실 안전 실전가이드’ 책자를 펴냈다. 실제 실험실 안전 장비 사용법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담고 있으며 전국 학교에 배포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학생과 교사를 위한 사이버 공간도 구축했다. ‘블루케미토피아’ 홈페이지에는 중·고등학교 교과단원별 학습 지도와 영상 자료 등이 실려 있으며 교사와 학생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향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전국 학교의 화학 동아리를 연결하고 학생과 교사 간 소통을 위한 구심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TRI 발명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 멘토 연구원과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모습
7년간 '금요일에 과학터치' 운영
일상생활 속 과학기술 소개
이동 과학교실도 꾸준한 사랑

◆한국연구재단-금요일에는 과학을 만지다
과학 꿈나무들은 금요일이 기다려진다. 한국연구재단의 ‘금요일에 과학터치(금과터)’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창의적 연구와 인재양성 지원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연구재단은 2007년부터 ‘금과터’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과 부산, 대전, 광주, 대구 등 5개 지역별로 국가 연구개발 사업의 우수성과를 매주 금요일마다 정기적으로 강연하고 있다.

7년여 동안 매주 강연을 진행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그것도 국가 연구개발 사업 수행 연구자가 직접 강연에 나서기에 그렇다.

금과터는 도입강연과 본강연으로 진행된다. 일단 본강연 전 30분 동안 일상생활 속의 쉽고 재미있는 과학기술을 소개하는 도입강연을 통해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이어 연구책임자가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연구활동과 주요 연구성과를 주제로 본강연을 진행하고 참여자와의 질의·응답으로 마무리한다.

2007년 2월 서울에서 가장 먼저 첫걸음을 내딛었고 이어 같은 해 5월 부산과 대전, 10월 광주에서 차례로 열렸다. 대구에선 2009년 1월부터 매주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흐른 세월만큼 금과터를 통해 재미있게 과학을 배운 참석자가 14만 1402명(2013년 기준)에 이른다. 첫해인 2007년에 1만 4147명으로 시작해 매년 꾸준히 참석인원이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214회 강연이 열려 2만 3425명이 금과터를 거쳐갔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가장 많은 3만 7689명의 참석자를 기록했고 부산(3만 1495명), 대전(2만 8962명), 광주(2만 2427명), 대구(2만 829명) 순이다.

금과터가 대도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라면 ‘우수 연구자가 찾아가는 특별 강연회’는 지방 중소도시와 산간벽지 아이들을 위한 교육기부 프로그램이다. 연간 10차례 진행되는 특별 강연회는 강연 기회를 접하기 힘든 소외지역 아이들을 위한 배려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소외지역 32개 초·중학교를 방문해 2700여 명에게 과학교육을 실시했다.

전교생 100명 이하의 소규모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즐거운 이동 과학교실’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국가 R&D 성과에 대한 설명과 함께 간단한 과학원리를 익힐 수 있는 만들기 체험도 병행된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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