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2017년 50개 연구단과 한살림

과학벨트 핵심 시설 중이온 가속기

세계적 기초연구 거점기능과 과학기반 산업을 융합해 혁신활동이 촉진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본격적으로 조성된다. 과학벨트의 핵심기관인 기초과학연구원(IBS)의 부지 문제로 홍역을 앓았던 과학벨트 조성사업이 물꼬를 트게 됐다. IBS는 지난해 7월 대전시와 미래창조과학부의 협약체결에 따라 도룡지구(엑스포과학공원)에 둥지를 틀게 됐고 도룡지구에는 사이언스센터와 한국특허정보원 등 창조경제 전진기지 주요시설이 들어선다.

IBS를 비롯해 사이언스센터와 특허정보원은 내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각종 인허가 절차와 함께 설계 준비가 진행 중이다. 엑스포과학공원 내 있는 기존 시설에 대한 철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과학벨트 조성을 위한 첫 삽을 뜨게 된다.

세계적 수준 과학자 영입 총력
기초과학 분야 노벨상 도전

◆기초연구 산실이 될 IBS

과학벨트는 세계적 수준의 기초연구환경을 구축하고 기초연구와 비즈니스가 융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국책사업이다. 창조적 연구환경 조성을 통해 세계적 두뇌가 모이고 과학과 비즈니스가 융합된 국가성장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이를 위해 기초연구의 거점기능을 수행하는 거점지구와 여기에서 도출된 연구성과를 연계·확산하는 기능지구가 조성된다.

첨단과학기술을 통한 국가 신성장동력을 창출할 거점지구의 핵심에는 IBS가 있다. 2017년까지 상근인력 3000명 규모의 50개 연구단을 단계적으로 설치해 연구단별로 고유 테마의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IBS 본원에 15개 안팎, 충청권의 KAIST연합 캠퍼스와 호남권의 GIST(광주과기원) 캠퍼스, 영남권의 DUP연합 캠퍼스(DGIST, UNIST, POSTECH)에 각각 10개, 5개, 10개 안팎의 연구단이 설치된다. 나머지 10개 안팎의 연구단은 국내·외 대학·연구기관의 우수 연구 집단을 선정해 외부 연구단으로 운용할 예정이다.

연구단은 연구테마와 계획에 따라 다양한 규모와 형태로 운영된다. 평균 규모는 50명 내외, 연간 100억 원 내외의 연구비가 지원된다. 연구단별로 연구성과의 과학적 가치와 연구주제의 발전 가능성, 연구단 운영의 효율성 등에 대해 3년 단위로 평가해 차기 3년간의 연구비 규모를 조정한다.

특히 세계적 수준의 과학자를 연구단장으로 유치하는 ‘사람 중심’ 방식으로 연구단이 꾸려진다. 일부 이론분야에만 적용되던 공동연구단장 제도가 전 분야로 확대된다. 연구단 내 복수 연구단장을 허용해 석학급 과학자 영입을 유도한다는 복안이다. 연구단 구성형태를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고 공동연구단장·1인 연구단장·혼합형 형태 중 하나를 연구단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중대형 집단연구를 이끄는 연구단장을 돕는 부연구단장을 선정할 계획이다. 부연구단장은 연구 잠재력이 큰 중견급 연구자로 연구단 내 연구그룹을 독립된 연구비로 운영하게 된다. 부연구단장과 유사한 기존 그룹리더 제도는 2~5년 내에 점진적으로 폐지한다. 이와 함께 연구를 담당할 부원장급 직위를 신설해 연구의 전문적 관리를 맡도록 할 예정이다.

대학, 정부출연연구기관과의 협력도 탄력을 받는다. IBS는 각 연구단별로 1개 이내의 ‘IBS 파트너 랩’을 대학이나 출연연에 설치해 지원할 계획이다. 기초 연구성과를 응용·개발 연구로 확산할 수 있는 분야나 대형 장비·시설 활용을 위해 공동연구가 필요한 분야 등이 해당된다.

현재 신희섭 연구단장이 이끄는 인지및사회성연구단을 필두로 21개 연구단이 꾸려졌으며 연구단별 테마연구에 착수했다. 세계 정상급 과학자와 창의력이 풍부한 신진 연구자의 상호교류를 통해 노벨상에 도전한다는 각오다.

중이온가속기 조감도
입자를 빛의 속도로 충돌시켜
원자보다 작은 희귀동위원소 연구

◆과학벨트 전제조건 중이온가속기
과학벨트를 비롯해 IBS를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중이온가속기의 존재 여부다. 희귀 동위원소 빔을 생성해 물질의 근원과 원리를 탐구할 수 있게 하는 중이온가속기를 통해 배출될 수많은 연구성과들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2019년까지 총 4604억 원이 투입돼 구축되는 빔에너지 200MeV/u(핵자당 에너지), 빔출력 400㎾급으로 현재 운영되고 있거나 건설 중인 가속기 중 최고 수준이다. 특히 세계 최초로 두꺼운 표적에 양성자를 충돌시켜 대전류 저에너지 동위원소빔을 생성하는 ‘ISOL방식’과 얇은 표적에 중이온을 충돌시켜 소전류 고에너지 동위원소빔을 생성하는 ‘IF방식’을 결합한 희귀동위원소 가속기로 탄생할 전망이다.

중이온가속기 초전도 가속관 시제품 제작에 돌입함으로써 국내 개발·제작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국산화 제작에는 한국기계연구원 출신 연구원이 창업한 대전 테크노벨리의 강소기업 LN레이저㈜가 맡는다. LN레이저㈜는 반도체 제작에 쓰이는 전자빔을 활용한 초정밀 진공 용접기술을 초전도 가속관에 적용해 생산한다. LN레이저㈜는 시제품을 제작한 뒤 약 10개월간 성능시험을 거쳐 품질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가속관 시제품의 형상파트는 충남 아산에 있는 SFA사가 담당하기로 했다.

중이온가속기 초전도 가속관 시제품 모습
초전도 가속관은 장애없이 전류를 흐르게 하는 능력을 가진 나이오븀(Nb) 재질의 직경 56㎝의 금속 동공(cavity)이다. 영하 265도(절대온도 9.2도)에서 저항이 0이 되는 초전도 현상을 가속장치 제작에 활용하게 된다.

초전도 가속관 외에도 저온유지모듈 등 가속기에 사용되는 주요 장치는 국내 개발·제작하며 중이온가속기 구축 완료시까지 국산화 60~70%를 달성할 계획이다.

중이온가속기에 장착될 가속장치의 국내 제작비용은 약 2000억 원이다. 부품 국산화를 이루게 되면 약 310억 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초전도 가속관 제작기술은 미국과 일본, 캐나다 등 전 세계 6개국만 보유하고 있는 최첨단 기술이다. 중이온가속기가 국내 개발·제작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 기술보유국이 된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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