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설>참된 벗을 얻는 다는 것은 인생에서 천군만마를 얻는 것과 같다. 인생의 천군만마가 되는 벗을 구하고 그 관계를 잘 맺는 지혜, 방법을 살펴보기로 한다.

▲‘살펴 본 뒤에 벗을 택하라.’하는 것이다. ‘로요지마력(路遙知馬力) 일구견인심(日久見人心)’ 즉 ‘말의 힘은 먼 길을 달려보아야 천리마인지 비루먹은 말인지 알 수 있듯이 사람은 오래 사귀어 보아야 그 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람은 오래 사귀어 보아야 비로소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 수 있고 어려움을 겪어 보아야 그 사람의 진정성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새로운 사람과 친분관계를 맺고자 할 때는 무턱대고 관계를 맺지 말고 과연 친분 관계를 맺어도 좋을지를 살펴본 다음에 가려서 맺어야 한다. 문중자(文中子)라는 사람은 벗을 사귀는 태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군자는 벗을 사귀려 할 때는 먼저 그 사람의 됨됨이를 살펴본 다음에 택하고 소인은 일단 택하고 난 뒤에 살펴본다. 따라서 군자의 벗 택함에는 실수함이 적고 소인은 실수가 많다.’라 하였다. 그러므로 단순 지인(知人)의 관계에서 벗의 관계로 맺고자 하면 먼저 시간을 두고 그 사람의 됨됨이를 살펴보아야 후회함이 적을 것이다.

▲‘함께 술, 화투, 돈거래, 여행을 해 보아라.’하는 것이다. 벗으로 하고자 하려면 먼저 그 사람의 됨됨이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 한 방법으로서 사람의 속성이나 습관을 테스트 하는 방침을 소개 하겠다. 하나는 ‘술을 마실 줄 안다면 함께 술을 마셔보아라.’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 사람의 음주 습관이나 감추어진 성격을 알 수 있다. 두 번째는, ‘함께 화투를 쳐 보아라.’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 사람의 스케일이나 매너를 알 수 있다. 세 번째는, ‘돈거래를 해 보아라.’하는 것이다.그러면 그 사람의 신뢰도를 알 수 있다. 특히 돈거래가 불분명한 사람과는 절대 사업을 같이 해서는 실패한다. 끝으로 ‘함께 여행을 해 보아라.’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 사람의 평소 생활습관, 배려의 마음 등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술, 화투, 돈거래, 여행은 상대를 관찰 할 수 있는 방법이며 또한 내가 남과의 관계를 맺는데 있어서 항상 삼가고 조심하여야 할 항목이라 할 수 있다.

▲‘벗 앞에서 나를 내세우지 마라.’하는 것이다. 맹자는 벗을 사귀는 도리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불협장(不挾長) 즉 ‘나이가 많음을 내세우지 말며’, 불협귀(不挾貴) 즉 ‘귀한 신분임을 내 세우지 말며’ 불협형제이우(不挾兄弟而友) 즉 형제 또는 집안의 권세를 내 세우지 말고 사귀어야 하니라.’했다. 이처럼 벗을 사귀는 도리에 있어서는 절대로 자기를 내세우려는 마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또한 ‘우야자우기덕야(友也者友其德也)’ 즉 ‘벗을 사귄다는 것은 그 사람의 덕을 보고 사귀어야 하는 것이다.’라 했다. 다시 말해 그 사람의 돈이나 권세 등을 보고 사귀지 말고 오로지 그 사람의 덕을 보고서 사귀어야 하는 것이다.

맹자의 이 말씀은 오늘날 동창회나 친구들 모임에서 가슴에 새겨야 할 말이기도 하다. 동창회나 친구들 모임에서 간혹 보면 큰 부자가 되고 유명 인사나 권력자가 되었다고 뽐내며 거들먹거리는 자를 볼 수 있다. 또한 동창회나 친구들 모임이 마치 그들을 위한 모임으로 변질 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동창회나 친구들 모임은 그야말로 지난 학창시절 함께 했던 학우의 정을 나누고 친구의 우정을 나누는 순수한 모임이 되어야 한다. 이는 ‘벗을 사귈 때는 나를 내세우지 말고 오로지 덕으로 사귀라.’ 하는 맹자의 말씀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벗에 대한 잔잔한 감동의 글을 몇 편 소개 하겠다.

▲‘내 앞으로 걸어가지 마라, 나는 따라 가지 않을 테니 / 내 뒤를 따라오지 마라, 나는 이끌지 않을 테니 / 내 옆에서 걸으면서 친구가 되어다오.’(알베르 까뮤) ▲오! 자네 왔는가 이 무정(無情)한 사람아 / 그래 청풍(淸風)에 달려 왔나 현학(玄鶴)을 타고 왔나 / 자넨 먹이나 갈게 난 차(茶)나 끊임세 ▲여보게 지금 어떻게 사는가 자네 집사람도 안녕하신가 / 지난번 자네를 만난 그날을 손꼽아 보니 한 해가 넘어갔네 / 자네도 지금 힘들지 않는가 그래도 용기를 잃지 말게 / 다음 주 토요일은 시간이 어떤가 서울로 한 번 올라오게 / 세상살이 바쁘게 돌아가는 톱니바퀴 같은 거라서 잊고 살았네 모르고 살았네 앞만 보고 살았네 / 어느 날 문득 뒤돌아보니 소중한 자네가 거기 있더군 / 얼마만인가 자네를 그리며 편지 한 통 띄워 보내는 게 / 살다보면 좋은 날도 있고 지금처럼 힘들 때도 있지 / 여보게 친구야 다시 만날 땐 너털웃음 한 번 웃어보세 / (가수 남일해가 부른 ‘안부’의 노랫말 중에서) ▲부르면 달려가는 벗이 되고 기대면 가슴 주는 님이 되어 주소서 ▲그렇다. 의불여신, 인불여고(衣不如新 人不如故) ‘옷은 새 옷이 좋고 사람은 옛사람이 좋구나.’

- (인문교양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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