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원도 그룹리더

국내 연구진이 빛으로 뇌 신경세포 성장인자수용체를 원격 제어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인지및사회성연구단 허원도 그룹리더(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광유도 뇌신경세포 성장인자수용체(OptoTrk)’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기술은 신경세포에 별도의 물질 처리를 하지 않고 빛만을 사용해 세포막에 위치한 특정 수용체를 원격조정할 수 있는 광유전학 신기술이다.
그동안 뇌 세포막에 있는 특정 수용체를 조절하는데 생체작용물질이 널리 사용됐지만 이 방법으론 수용체를 시공간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불가능했으며 시간 소요로 인해 세포 내에 역동적인 신호망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미생물이나 식물에서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인간이나 동물세포에 적용해 세포의 여러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광유전학’ 기술을 도입해 난제를 해결했다.
새롭게 개발된 기술은 빛을 쬐어 주는 순간 수용체가 순식간에 활성화되고 신경세포의 신호전달을 유도함으로써 신경세포의 성장과 분화를 유도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신경세포에 별도의 물질처리를 하지 않고 이 기술을 신경세포에 적용해 세포의 분화를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형광등의 전원을 켜고 끄는 것처럼 단순하게 빛을 쬐어주고 끄는 방법을 통해 세포막 수용체를 조절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또 빛의 쬐어주는 빈도에 따라 하위 신호전달의 지속성도 조절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세포의 분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허 교수는 “현재 여러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이 기술을 이용한 뇌과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뇌의 복잡한 신경망 구조에서 신경세포가 어떠한 기능을 하는지 규명하는데 획기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권위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6월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한편 허 교수는 빛을 이용해 세포 내 특정 단백질의 기능을 원격 조정해 암세포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지난 5월 ‘네이처 메소드(Nature Method)’에 발표했으며 이달 말 또 한 편의 관련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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