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열의 힐링여행(45) 도심속 낙원 서울숲
정승열의 힐링여행(45) 도심속 낙원 서울숲
  • 정승열
  • 승인 2014.07.02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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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이 있는 녹색길, 함께 걷고 싶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서울숲은 사실 서울시민들이라 해도 젊은이들이 아니면 그리 잘 알지 못하는 시민공원이다. 1960년대 이래 성장위주의 개발정책으로 경제가 크게 발전했지만, 산업화의 이면에는 심각한 도시 환경오염과 자연파괴를 가져왔다. 최근 과거 압축 성장에 대한 반성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서울시가 중랑천과 한강이 합쳐지는 지점인 성수동 일대 35만평에 커다란 인공 숲을 만들었는데, 사실 이곳은 1960~70년대 어린이대공원을 비롯하여 보트를 타던 ‘뚝섬유원지’로 잘 알려진 서울의 변방지대였다. 도시가 점점 확산되면서 연탄공장 등 온갖 산업시설에서 시커먼 연기를 뿜어내던 공장들이 밀려나고, 또 1954년 개장했던 서울경마장도 1989년 9월 경기도 과천으로 이전하면서 서울시가 2005년 6월 약2352억 원의 예산을 투자하여 시민공원으로 개발했다.

서울숲은 뚝섬을 재개발하면서 만들어진 숲으로 약116ha의 거대한 공간을 숲으로 만들고 그안에 테마공원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공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은 서울숲의 산책길.

세계 10위의 대도시이자 전 국민의 1/5이 밀집한 서울시에서 비좁은 주거공간 해결을 위한 아파트 같은 주택건설이 아니라 공원을 만든 것은 확실히 인간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훌륭한 선택이라고 평가할 일이지만, 아직은 개장된 지 겨우 7~8년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숲’이라고 말하기에는 크게 미흡하다. 서울시는 서울숲을 뉴욕의 센트럴파크(Central Park)와 런던의 하이드파크(Hyde Park)에 버금하는 공원으로 만들겠다고 하지만, 마포구의 월드컵 공원(100만평)과 송파구 올림픽공원(50만평)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 큰 시민공원인 서울숲의 미래는 물량이 아닌 품질로서 평가해야 할 것이다.

서울숲은 남쪽으로 한강 강변북로와 동쪽 고산자로, 그리고 서쪽으로 동부간선도로를 경계로 한 사이에 있어서 자동차 접근이 편리하지만, 정작 주차장은 겨우 자동차 177면에 불과하고, 주차비도 5분마다 150원씩이나 되어서 지하철이나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낫다. 또, 사방에 16개의 출입문이 있어서 지하철이나 대중교통이 아니더라도 어느 곳에서든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 입장료도 무료여서 누구든지 잠시 들러서 산책할 수도 있다. 또 퇴근길에 젊은 연인들이 데이트 코스로도 안성맞춤인데, 지하철 2호선 뚝섬역이나 분당선 서울숲역 3번 출구를 나서면 곧바로 서울숲 공원 입구이고, 시내버스도 동서남북 사방의 공원 출입구와 가깝게 있다.

넓은 서울숲을 산책하는데 어린이나 노약자가 있다면, 또 시간을 절약하려고 한다면 자전거 하이킹도 좋다. 서울숲 입구 주변에는 관람객들의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자전거대여점이 여럿 있는데,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같은 신분증은 물론 신용카드나 학생증 같은 신분증을 내고 빌릴 수 있다. 대여료는 1인용자전거는 시간당 3000원, 2인용은 6000원, 어린이가 탑승이 가능한 자전거는 5000원인데, 그밖에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인라인스케이트(4000원), 배드민턴(3500원)도 대여가 가능하다.

분당선 지하철 서울숲역에서 공원으로 가는 표지판을 따라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이곳이 예전의 뚝섬 경마장이었음을 알리듯 달리는 경마와 기수들을 새긴 청동군마상이 생동감 있게 부조되어 있다. 1970년대 중반 아직 20대 중반에 이곳 경마장에서 마권을 산 뒤 경주마를 향해서 환호성을 올리기도 했고, 또 경마장 골프장에서 골프채를 휘두르고 승마공원에서는 승마를 배우기도 했던 아련한 추억의 뚝섬 경마장이 이제는 1000만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서울숲은 문화예술공원, 자연생태숲, 자연체험학습원, 습지생태원, 한강수변공원 등 5개의 테마 공원으로 나눠져 있는데, 청동군마상과 분수대를 중심으로 남쪽에는 어린이전용 모래놀이터, 물 놀이터, 숲속 놀이터, 소규모 공연을 할 수 있는 가족마당, 수변휴게실, 야외무대 등이 있고, 북쪽에는 조각공원, 체육공원, 조류장, 습지원 등이 있다.

청동군마상 뒤에는 보는 눈을 시원하게 해주는 분수대와 겨울연못이 있는데,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바닥분수에서는 1시간 간격으로 바닥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뿜어져 나온다. 그리고 10m의 초대형 미끄럼틀이 있는 놀이터도 아이들에게 인기인데,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는 젊은이들에게 2백 평 규모의 엑스게임장은 다른 공원과 달리 안전요원들이 대기하고 있어서 걱정이 없다.


한강과 중랑천을 그대로 이용한 자연생태 숲에서 가장 볼거리는 꽃사슴, 고라니, 다마사슴 등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던 야생동물농장이다. 그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자연체험 학습원은 곤충 식물원, 야생초 화원, 테마초 화원 등으로 나눠져 있는데, 나비정원에는 도심에서는 보기 어려운 서울시지정보호종인 산제비나비를 비롯하여 호랑나비, 암컷의 날개 끝이 검다고 해서 붙여진 암끝검은 표범나비, 큰주홍부전나비, 노랑나비, 배추흰나비 등 10여종에 2000여 마리를 볼 수 있다. 나비정원에는 애벌레가 성체가 되기까지 필요한 먹이식물(황벽나무, 케일, 종지꽃, 소리쟁이 등)과 흡밀식물(유채꽃, 난타나, 참나리, 부들레이아 등)을 심어서 먹이식물을 열심히 갉아먹는 나비 애벌레, 번데기가 나비로 탈피하는 나비의 일생을 한 번에 관찰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이 나비정원에서는 특정기간 동안 실시하는 이벤트가 아닌 1년 연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는 것에 의미가 크다. 나비정원은 10월까지 운영되며, 동절기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유리온실인 곤충식물원에서 운영한다.

특히 응봉산이 바라보이는 서쪽에서 공원에 들어서면, 무성한 메타세콰이어 나무숲에 육교처럼 높은 나무 산책길 스카이로드(sky road)를 만들어서 스카이로드를 걸으며 서울숲을 내려다보게 한 것도 이채롭다. 금년 10월 청계천 복원공사가 완료되면 광화문에서부터 서울숲까지 인라인과 자전거 등을 이용하는 그린웨이(Green Way)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아직은 숲으로서의 기능이나 공원으로서의 기능은 크게 미숙할 뿐만 아니라 테마공원의 배치도 조금은 엉성해 보인다. 무엇보다도 한강이 있는 남쪽 공간에는 예전의 서울시민의 상수를 공급하기 위한 정수시설인 뚝섬 정수시설이 지금도 가동하고 있고,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시설을 부단하게 새로이 확장하고 있지만, 그것은 서울시가 지향하는 선진국의 공원이 아니라 오히려 잡탕식 공원이 되는 것은 아닐는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우리보다 훨씬 선진국으로서 산업화된 도시인 영국 런던(5100명), 일본 도쿄(4750명), 프랑스 파리(3550명), 미국 뉴욕(2050명) 등을 제치고 서울시가 1㎢당 1만 6700명의 시민이 숨 막히게 사는 OECD 30개국 중 1위라는 부끄러운 현실에서 서울시가 주거지역으로 개발할 경우 얻게 될 약4조 원가량의 개발이익을 포기하고, 시민을 위한 공간 개발에 나섰다는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이지만, 너무 많은 것을 공원에 담으려고 시도한 것이 매우 조잡하게 느껴진다. 차라리 단순하게 울창한 자연숲으로 관리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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