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충에 물렸을때, 피부 가려움증에 잎 즙 바르면 효과

계요등
한의 자료에 의하면 뿌리와 지상부를 계시등(鷄屎藤)이라 하여 약재로 쓴다. 풀을 달인 물은 진통작용이 현저하고, 관절염을 억제하는 약리작용이 있다.

그 효능으로는 황달형 간염, 장내의 기생충 제거, 부인 생리불순, 이질 등에 효과적이다. 또한 신경성 피부염에 어린 싹을 환부에 붙이면 치료되었고, 소염, 이뇨작용으로 관절마비, 신경통에 유효하며, 만성골수염에도 응용되었다.

민간요법으로 계요등의 뿌리와 줄기를 달여 마시면 갖가지 독을 풀고 염증을 삭힌다고 했다. 특히 독충(毒蟲)에 물렸을 때나 피부가려움증에 잎의 즙을 내어 바르면 잘 나았고, 혈액순환, 소화에도 효과가 있다.
하필이면 닭의 오줌 냄새가 나는 덩굴이란 이름을 지어줬는지 선인들의 해학(諧謔)에 웃음이 나온다. 하지만 줄기나 잎과는 달리 꽃에서는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는다. 줄기나 잎에서는 독한 냄새를 내어 벌레의 접근을 막고, 꽃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벌이나 나비를 불러 종족(種族)을 보존하려는 계요등의 지혜가 아닐까 싶다.

약용식물 공부를 하며 사람이 보기엔 잡초지만 끈질긴 생명력으로 자신의 영역을 지키며 넓혀가는 식물을 보면 경외감을 느낀다. 복분자나무의 덩굴과 온갖 잡초가 무성한 척박한 환경에서 꿋꿋하게 사는 계요등은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경지를 넘어선 식물 같다. 사람도 식물에게 배우며 살아갈 부분이 참 많은 것 같다.

수년 전 서해 난지도에 친구들과 나들이를 했었다. 그곳에서 계요등을 한 뿌리 캐어 집에다 심었었다. 잘 자라다가 추위에 얼어 실패를 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여름에 꽃이 핀 상태였으니 꽃의 형태만 기억에 있지 잎과 줄기는 희미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어남동 단재(丹齋)선생 생가에서 우연히 계요등 꽃과 조우했다. 이곳에도 그 풀이 있음을 알고 반가웠다. 식물 공부가 어려운 것은 우선 식물을 가려 볼 줄 알아야 하고 또 성장기마다 모습이 변화하는 것과 사계절에 따라 형태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임도를 따라 산자락을 거닐며 우거진 식물들을 관찰해 본다. 갖가지 풀과 나무가 어우러져 한 시절을 살고 있다. 우리의 삶도 다를 바가 없다. 비탈진 산기슭에 노부부(老夫婦)가 고구마 줄기를 따고 있다. 불과 백여 년 전에 이곳에서 살았던 단재(丹齋)선생이 살아계셨어도 저 모습이란 생각이 든다.

공간은 변함없고 시간만 흘러버린 것이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할 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대전광역시 평생교육문화센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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