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후 전남 해남군 산이면 덕호리의 간척 농지에 메뚜기떼가 출현해 농로를 이동하다 사람이 다가가자 일제히 뛰어오르고 있다. 사흘 전부터 출현한 이 메뚜기떼는 0.5~4cm의 크기로 수십억 마리에 이르며 현재도 부화가 진행돼 인근 농가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연합뉴스

수십억 마리로 추정되는 메뚜기떼가 전남 해남군 산이면 덕호마을에 난데없이 나타나 수확을 앞둔 벼를 습격했다.

이 메뚜기떼로 마을 앞 논 2㏊가 직접 피해를 봤다. 일부 논은 벼 잎은 물론 한창 영그는 낟알까지 갉아먹어 수확도 어렵게 됐다.

메뚜기는 0.5㎝에서 큰 것은 4㎝에 이른다. 지금도 부화가 진행 중이어서 셀 수가 없을 정도다.

이병길(53)씨는 "처음 본 메뚜기떼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새까맣게 벼에 달라붙어 잎이며 줄기, 심지어 낟알까지 갉아먹어 쑥대밭이 됐다"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사흘 전부터 출현한 메뚜기떼로 피해면적이 4000여㎡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메뚜기떼는 논 5㏊와 친환경 간척농지 20㏊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마을 앞 논 2㏊가 직접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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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군농업기술센터 안병용 작물환경담당은 "메뚜기떼는 허물을 벗고 막 나온 유충 형태로 날개 없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벼 등을 닥치는대로 갉아먹고 있다"면서 "어떤 종인지 정확한 분석을 위해 농업과학기술원에 의뢰해 놨다"고 설명했다.

안 담당은 "25㏊ 농경지에 메뚜기떼가 시커멓게 무리지어 뛰어다니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수십억 마리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벼메뚜기의 한 종(種)으로 '두꺼비메뚜기'로 추정했다.

과거 문헌에는 이 메뚜기가 '황충'이며 농사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고 기록돼 있다. 날씨가 건조해지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집단으로 이동하며 먹을 것을 찾는 습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남군은 메뚜기떼 피해가 늘어나자 29일 오후 친환경 살충제로 긴급 방제 작업을 했다. 메뚜기떼 이동 길목을 차단,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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