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양 강사

<여설>2500여 년 전 공자께서 주창한 덕치(德治)는 현실 정치에서는 실현 될 수 없는 하나의 이상일 뿐이다. 그러므로 현대 국가의 지도자들은 그 차선으로 법치(法治)를 택하여 나라를 경영하고 있는 것이다. 법치국가에서의 법은 국가와 사회질서를 유지 시키는 힘이요. 로드맵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잘 만들어진 법이라도 그것을 운용하는 자와 따르고 지키는 자의 덕목이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그 효력은 발휘할 수 없다. 다시 말해 법을 운용 집행하는 자는 항상 공평무사(公平無私)하고 공명정대(公明正大)의 덕목으로 법을 운용 집행하여야 모든 사람들이 믿고 따를 것이다.

또한 법을 따르고 지키는 자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의 덕목을 지녀야 사회질서가 유지 될 수 있는 것이다. 즉 사회 질서는 법으로 유지되지만 그 전제조건으로 사회구성원 각자마다 ‘수오지심’의 덕목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구성원 각자마다 지녀야 할 덕목인 수오지심(羞惡之心)에 대하여 살펴보겠다. 맹자의 성선설(性善說)에 의하면 ‘인간은 누구나 태어날 때 하늘로부터 착한 본성을 부여 받고 태어났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 모든 동물 중에 인간에게만 양심(良心)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그 착한본성 즉 양심을 인(仁), 의(義), 예(禮), 지(智)로 나누었는데 그 중에서 의(義)의 본성은 수오지심(羞惡之心) 즉 ‘내가 한 잘못에 대해서는 부끄러워하고 남이 한 잘못에 대해서는 미워하는 마음’에서 의(義)의 본성이 발현된다는 것이다.

▲수오지심의 본질은 ‘부끄러움(恥)’이며 또한 사회 질서 유지는 각자가 ‘부끄러움을 아는 데서부터 시작된다’할 수 있다. 보통 남의 잘못에 대해 미워하는 마음은 갖기 쉬우나 나의 잘못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갖기란 쉽지가 않다. 오히려 변명과 핑계로서 자기 잘못에 대하여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한다.

‘마치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말처럼’ 또한 ‘운전을 하다가 내가 잘못하면 운전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것’이고 남이 잘못 운전을 하면 ‘교통법규위반’이라고 하는 것처럼, 사회구성원 각자가 자기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 남이나 사회에 전가하지 않고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고 책임질 줄 아는 마음이 건강한 사회의 밑거름이 된다 할 수 있다.

▲‘집단적 타락 증후군’은 사회질서유지의 암이라 할 수 있다. ‘시카구치 안고’의 ‘타락론’에 의하면 사회적 위기는 ‘집단적 타락 증후군’에서 온다고 하였다. 쉽게 말해서 다른 사람 특히 사회 지도층 인사의 부정을 보고 오히려 자기 자신의 부정을 합리화 시키는 계기로 만들 때 사회는 타락하고 질서가 파괴되며 위기를 맞게 된다는 것이다.

‘나라 세금 훔친 저 높은 양반이 진짜 도둑 아니냐.’하는 좀 도둑의 변명처럼 모든 사회인이 범죄자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해 질 때 집단적 타락 증후군이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도층 인사의 범죄가 증가 할수록 일반 서민의 범죄도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예도 있다.

교통순경이 교통 법규를 위반한 여러 대의 차량 중 한 대만 딱지를 끊자 적발된 차량 운전자가 ‘저 차들도 위반인데 왜 내 차만 끊느냐’하고 항의하자 순경이 하는 말 ‘어부가 바다의 고기를 다 잡을 수 있나요.’ 그러니까 처벌 받은 사람은 법을 어겨서 끊긴 것이 아니라 재수가 없어서 끊겼다는 말이다. 이처럼 누구나 법을 어기며 사는데 단지 나만 재수가 없어서 걸렸다는 타락의식이 사회에 팽배해졌을 때 ‘집단적 타락 증후군’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집단적 타락 증후군’ 이야말로 법질서를 무너뜨리고 사회를 파괴시키는 암적 존재인 것이다. ▲그러면 사회구성원마다 수오지심 즉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고 집단적 타락 증후군이 사회에 팽배해지게 되는 원인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不信의 정치에서 온다고 할 수 있다.

국민이 정치지도자들을 믿지 못하고 그 들이 국민과의 소통이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정한 법이나 정책을 무조건 따르라고 강제 할 때 곧바로 국민적 불신과 저항을 받게 된다. 더욱이 지도자의 부도덕함과 법이나 정책이 정권유지를 위함이나 지도자의 정치적 야욕을 위한 것이라 할 때 그 불신의 불길이 사회전반으로 퍼져 사회구성원마다 수오지심을 느끼지 못하고 ‘집단적 타락증후군’이 사회 전반에 팽배해지게 되는 것이다.

지금 남미 여러 나라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소요사태나 무질서한 사회상황은 모두가 지도자에 대한 국민적 不信이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도자의 도덕성과 신뢰의 정치, 그리고 ‘수오지심(羞惡之心)’이 건전한 사회를 이루는 밑거름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 수오지심 즉 ‘부끄러움을 느끼고 책임질 줄 아는 사회구성원으로서의 덕목을 지니자!, 사회지도자는 신뢰의 덕목으로 믿음의 사회를 이끌어 가도록하자 !
- (인문교양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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