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장 기능에 좋고, 생식기 계통 강정약으로 활용도 높아

새삼
이 풀은 성장방식이 특이하다. 씨에서 싹이 나오면서 곧바로 자기 자신을 지탱할 뿌리를 만든 후 가는 줄기가 숙주식물에 도달하여 줄기를 감싼다. 그 줄기에 흡기(吸器)를 내어 그 속으로 뚫고 들어간다. 줄기가 숙주에 닿은 뒤로는 그 뿌리가 썩어 없어진다. 흡기를 통해 숙주의 줄기와 물관부에서 물을 빨아들이고 영양분은 체관부로부터 흡수하며 성장한다. 이렇게 살아가는 새삼류는 농작물 등의 작물에 막대한 해를 입힐 수 있다.

한의 자료에 의하면 가을에 채취한 새삼의 성숙한 종자를 '토사자'라 하여 보익약(補益藥)의 약재로 사용한다. 심장의 수축력을 강화하여 혈압을 내리는 약리작용이 있다. 효능으로는 간(肝)과 신장(腎臟) 기능을 보하며, 생식기 계통에 강음익정(强陰益精)시키는 강정약으로 활용도가 높다. 특히 남자가 신(腎)기능이 허약하여 발기가 안 되고 유뇨(遺尿), 유정(遺精)이 있을 때, 여자는 백대하(白帶下)가 있을 때 효과가 있다. 또는 당뇨병에 단방(單方)으로 달여서 복용하거나 알약이나 가루로 만들어 사용한다.

민간요법으로는 새삼 씨는 정력을 증강시키고 기운을 북돋우며, 허리와 무릎이 시린 증상에 이용했다. 또는 덩굴줄기를 차(茶)로 달여서 여성이 오랫동안 복용하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냉증(冷症)에도 효과가 있다.

다른 자료에 의하면 토사자의 추출물이 혈당강하 작용이 우수하여 당뇨병 및 이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건강기능식품으로도 이용이 가능하다는 연구가 나왔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좋은 약용식물이기도 하다.

산행을 하다보면 간혹 이파리도 없는 얽히고설킨 줄기가 나무나 풀을 덮어 풀인지 나무인지 구분이 안 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실이나 철사줄기 같은 줄기가 집어삼킬 듯이 달려들어 숙주식물을 고사(枯死)시키기도 한다. 잎이 퇴화해 버려 줄기만 뻗는 새삼은 숙주식물에 마구잡이로 달려들어 대상 식물을 해하는 묘한 식물이다.

만에 하나 농작물을 재배하는 곳에 이 풀이 나타나면 일단 비상이다. 울안의 작은 텃밭에 올해 나타난 새삼이 마음 쓰인다. 우선 더 자라기 전에 퇴치작전을 펴야겠다. 깔끔하게 풀이라도 제거하며 관심을 가졌더라면 틈이 없었을 터인데, 방심하고 팽개친 결과다.

농부에겐 이 풀이 아주 골칫거리일 것이다. 허나 그 풀을 약용이라는 측면을 보면 그 효능이나 약리성이 아주 좋은 이로운 풀이기도 하다. 자연은 그렇게 태초부터 우리 인간에게 양면성을 갖고 존재하는 것 같다. 추후 어디서든 새삼을 만나면 기필코 뜯어다가 술이라도 담아 먹어보고 싶다.

 <대전광역시 평생교육문화센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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