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자
흔히 뱀도랏이라 불리는 사상자는 이름이 독특하다. 한자의 뜻에서 보듯 이 풀은 뱀과 연관이 있지 싶다. 자료에 의하면 이 풀 주변에는 뱀이 항상 많은데, 이 풀 밑에서 똬리를 틀고 이 열매를 즐겨 먹는다고 하여 뱀도랏, 한자(漢字)표기로 사상자(蛇床子)로 불렀다고 한다.

한의 자료에는 사상자의 성숙한 열매를 가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 약재로 사용한다. 약리작용으로 피부진균 및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현저하게 억제한다. 또 자궁과 난소의 중량을 증가시켜 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효능으로는 신장(腎臟)기능을 개선시켜 남자는 정력을 증강시키고, 여자는 자궁(子宮)의 발육부전(發育不全)을 치료한다. 한편으로는 만성복통 설사를 낫게 하며, 회충(蛔蟲)의 구제, 음부(陰部)가 가려울 때 달인 물로 세척하면 낫는다. 내복(內服)하면 신장(腎臟)을 따뜻하게 하여 양기(陽氣)를 돋우고 자궁(子宮)이 냉(冷)한 것을 치료한다.

민간요법에서는 뿌리나 열매로 부인의 체력이 약해 병이 많고 자궁이 차서 생긴 불임(不姙), 유뇨(遺尿), 백대하 등을 치료했다.
절로 오르는 막바지 길이 가파르다. 그늘 아래 씨앗이 길쭉한 긴 사상자풀이 낮게 깔려 길게 이어져 있다. 주말이지만 산사(山寺)에 든 사람들이 적어 한가롭다.

스님들이 조용한 몸짓으로 삼삼오오 지난다. 윤선배가‘부처님 얼굴은 뵙고 가야지’하며 대웅전 옆문으로 들어선다. 법당에 들어 나란히 서서 합장을 하고 삼배를 올린다.‘시달리고 부대끼다 또 그렇게 쉬며 사는 것이 인생일세. 편히 쉬고 절 구경 잘하고 가게.’부처님이 내려 보며 하시는 말씀이다.

대학시절 어머님과 누님을 모시고 이곳을 다니러 온 적이 있다. 가파른 하산 길에 발을 잘 못 디뎌 두 분이 끌어안고 뒹굴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느 곳인지 전혀 감을 못 잡지만 기억 속에 어머님 모습이 선하다. 전혀 계획하지 않았던 깊은 골짜기의 사찰에 와서 어머님을 회억할 줄이야. 부처님 전에 어머님의 명복을 빌었다.

절벽 위에 아슬아슬하게 지어진 종각(鐘閣)에서 한 숨을 돌렸다. 깎아 지른 절벽에 지어진 산신각(山神閣)도 아찔하다. 산 아래를 내려 보니 햇살이 퍼지면서 낮게 깔린 안개가 승천(昇天)을 한다. 저 멀리 구름 위로 솟은 산그리메가 신선(神仙)의 세상 같다. 지금 이 순간, 이곳이 극락(極樂)이다.

<대전시 평생교육문화센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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