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해의 찬란함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지는 해의 노을이다

<여설>공자는 자신의 나이 70세를 회고하면서‘칠십이종심소욕불유구(七十而從心所慾不踰矩)' 즉 ‘나이 70이 되어 마음 내키는 대로 하더라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라고 술회하였다. 그래서 70세를 ‘종심’(從心)이라고 한다. 70세를 다른 뜻으로 고희(古稀)라고도 하는데 이 말은 당나라 시인인 ‘두보’가 그의 시(詩)에서 ‘사람이 70세를 산다는 것은 예부터 드물구나’라는 뜻의 인생칠십이고래희(人生七十而古來稀)에서 유래되었다. 이 말을 줄여서 70세를 ‘고희’(古稀)라고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칠순잔치를 고희연(古稀宴)이라고 한다.

▲공자는 14년에 걸친 주유열국(周遊列國)에서도 인덕(仁德)정치에 대한 이상을 펼치지 못하고 68세의 노구(老軀)를 이끌고 조국 노나라에 돌아왔다. 그리고 73세의 생을 마감할 때까지 오로지 제자교육과 시, 서, 예기의 고전을 정리하는 일에 전념하였다. 이 시기에 공자 자신은 ‘종심(從心)' 즉 ‘마음이 내키는 대로 하더라도 법도 즉 도리에 어긋나지 않았다’라고 하였다. 말하자면 세상사를 달관하거나 해탈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성인이라 추앙받는 공자께서도 70이 되어서야 세상사에 대한 달관의 경지에 이르렀다 하니 그야말로 달관의 경지에 이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새삼 알게 된다. 인생달관의 경지 즉 종심(從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공자도 15세에 지학(志學). 30세에 이립(而立), 40세에 불혹(不惑), 50세에 지천명(知天命), 60세에 이순(耳順)의 인생성숙 5단계의 삶을 성실하게 정진(精進)하고서야 마지막 6단계인 종심(從心) 즉 달관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평생 동안 자강불식(自强不息)하며 살아야 종심(從心) 즉 달관의 경지에 다다를 수 있게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은 후반기 인생을 잘 살아야 진정으로 성공한 인생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전반기 인생을 잘 살았다 해도 후반기 인생을 잘못 살면 그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청년출세보다는 대기만성(大器晩成)되어야 하는 것이다. 사람은 생을 마치는 순간까지 욕됨이 없어야 명예로운 인생이라 할 것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욕(辱)됨이 있었다면 그 인생은 욕됨의 인생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의 많은 지도자들이 공적을 쌓고 존경을 받아오다가 생의 끝자락에 다다라서 탐욕을 부리고 자기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여 그 쌓아온 공든 탑을 일순간에 무너뜨리고 추락하는 경우를 얼마나 많이 보고 있는가. 그래서 옛 사람들은 ‘살아서 백년 명예 지키기 어렵고 죽어서 백년 이름 지키기 어렵다’하였다. 또한 개관사정(蓋棺事定) 즉 사람에 대한 평가는 관 뚜껑을 덮은 뒤, 즉 죽은 뒤에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이라 했다. 그러므로 사람은 눈을 감기 전까지 자기 다스림에 철저해야 하는 것이다.

▲공자는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세속적인 욕망에 초연하고 오로지 하늘이 내려준 자신의 길에 성실하였기에 그가 말한 종심(從心) 즉 평생을 정도(正道)에 어긋나지 않은 삶을 살 수 있었음이 아닌가 한다. 그러므로 누구나 평생 동안 종심(從心)의 삶 즉 ‘정도(正道)에 어긋나지 않는 삶, 명예로운 삶, 아름다운 삶’ 성공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행백리자 반구십리(行百里者 半九十里)' 즉 백리 길을 가는 사람은 구십 리를 가고서도 아직도 절반이 남았구나 하는 각오로 남은 십리 길도 최선을 다하여야 하는 것처럼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인생의 정도(正道)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삼가고 조심해야 한다. 그리하여야 아름다운 인생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것이다. 뜨는 해의 찬란함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지는 해의 노을이 아니겠는가.

▲공자가 술회한 인생성숙과정마다 지녀야 할 6가지 덕목은 명예로운 삶, 아름다운 삶,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는 인생 지침이라 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새겨보면 △하나, 자기 인생에 대한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살아라. △둘, 평생 배움의 뜻과 노력을 게을리하지 마라. △셋, 자기 운명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라. △넷, 욕망의 유혹과 지나친 욕심을 경계하라. △다섯,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지혜로써 세상사와 인생사를 너그럽게 이해하고 받아들여라. △여섯, 생을 마감할 때까지 정도(正道)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삼가고 조심하라.

▲‘오호노의(嗚呼老矣)라, 시수지건(是誰之愆)고’ 즉 ‘아, 늙었구나. 이 누구의 허물인가’ 그렇다! 늙고 죽는 것은 누구의 허물도 아니다 다만 ‘어떻게 늙고 어떠한 삶을 살다가 마감하였느냐’가 허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정도(正道)에 어긋나지 않는 삶을 사는 것만이 허물되지 않는 삶이 아니겠는가. <인문교양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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