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1] 소화불량에 효과, 복통·설사 치료

절기가 빠른지 올해는 벼가 고개를 숙이지도 않았는데 벌써 한가위다. 그래서 가을에 윤달이 있나보다. 한낮 햇볕은 아직도 더위가 기승을 부리듯 따끈따끈하다. 그런데도 길옆의 풀들은 시들어 말라가며 비실비실하다. 풀섶을 기는 방아개비도 보인다. 완연한 가을 모습이다.

벌초한 지 불과 열흘인데 산소에는 풀이 한 뼘씩 자란 것도 있다. 찬 이슬을 맞으니 성장속도가 빨라지는 것 같다. 성묘를 하고 마른 풀 위에 앉으니 풀냄새가 향긋하다. 아직도 푸름이 성하고 산소 옆 산초열매도 이제 갓 달린 것처럼 여리다. 열매를 터뜨려보니 영글지 않아선지 즙이 나온다. 가을임은 확실한데 절기에 따라 오곡이 무르익는 것이 예전과는 분명히 다르다. 요즘은 정말 계절의 오고 감이 헷갈린다.

조상님도, 산도, 들도 변함없이 항상 그 자리서 우리를 맞아준다. 내 모습만 변한다. 고향의 푸근함이란 이런 느낌인가 보다. 산소를 내려오는 산모퉁이 밭 가장자리에 개망초가 흰 꽃을 달고 활짝 피어 있다. 하도 흔해서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자세히 보면 꽃 하나하나가 아주 예쁘다. 꽃송이 가장자리에는 가느다란 흰색 꽃잎이 돌려나고 가운데에는 노란색 통꽃이 촘촘히 박혀 있다. 그 꽃 모양이 어느 시인의 표현대로 계란 후라이를 반숙하여 얹어놓은 듯하다. 그래서 계란후라이꽃이라고도 한다니 재미있다. 꽃의 생김새에서 붙인 이름인 것이다.

개망초는 국화과의 두해살이풀이다. 망국초, 왜풀, 개망풀이라고도 하는데, 북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이다. 주로 밭이나 들, 길가에서 자란다. 높이는 30~100㎝이고 전체에 굵은 털이 있으며 가지를 많이 친다. 뿌리에서 나는 잎은 꽃이 필 때 시들고 긴 잎자루가 있다. 줄기 잎은 어긋난다. 잎 양면에 톱니가 있으며 잎자루에는 날개가 있다. 위에 붙은 잎은 좁은 난형 또는 피침형으로 톱니가 있고 가장자리와 뒷면 맥 위에도 털이 있다. 8~9월에 백색 또는 연자줏빛 꽃이 두상꽃차례를 이루고 가지 끝과 줄기 끝에서 핀다.

한방 자료에 의하면 개망초의 지상부를 여름에서 가을 사이에 채취하여 말린 것을 일년봉(一年蓬)이란 생약명으로 약용한다. 혈당(血糖)강하의 약리작용이 있다. 효능으로는 청열해독(淸熱解毒), 조소화(助消化) 작용이 있어 소화불량에 효과가 있고, 장염(腸炎)으로 인한 복통, 설사를 치료한다. 또 전염성 간염, 림프절염, 소변 출혈 및 학질에도 유효하다. <대전시 평생교육문화센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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