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말하는 정치 5덕목

<여설>2500여 년 전의 공자는 위정자가 인덕(仁德)정치를 펼치는 데 있어서 지녀야 할 정치 5덕목을 제시하였다. 공자가 제시한 경(敬), 신(信), 절(節), 애(愛), 시(時)의 정치 5덕목은 오늘날 우리의 정치 현실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치도(治道)의 지표(指標)가 됨이 아닌가 한다. 정치 5덕목을 오늘날의 정치현실에 맞춰 재조명 해 보겠다.

▲하나는, 경(敬), 다시 말해 경사(敬事)이다. 경(敬)자에는 ‘공경하다’, '삼가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경사(敬事)란 글자의 뜻대로 정치지도자가 백성을 대함에 있어서 항상 공경의 마음으로 대하며 나라 일을 맡아서는 항상 삼가는 마음으로 신중과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나라에서 하는 일을 믿고 따르게 하는 것이다. 오늘날의 정치 현실에 비춰 볼 때 진실로 국민을 위한 정치,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침으로써 국민을 공경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또한 정치적 야욕이나 사리사욕을 위한 꼼수를 버리고 진실로 청렴결백한 자세로 공평무사(公平無私), 공명정대(公明正大)하게 나라 일을 함으로써 삼가며 최선을 다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할 때 국민들은 국가와 위정자를 신뢰하고 따르게 되는 것이다.

▲둘은. 신(信), 다시 말해 민신(民信)이다. 공자께서 인덕정치 덕목의 으뜸은 민신(民信) 즉 백성들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라 하였다. 다시 말해 국민들이 위정자를 믿고 또한 나라에서 하는 일들이 진정으로 국민과 국가를 위하는 일이라고 믿는 것이 민신(民信)인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정치나 정책도 국민의 믿음을 얻지 못하면 펼쳐나갈 수 없다. 그래서 무신불립(無信不立) 즉 국민의 신뢰가 없으면 나라는 지탱해 나갈 수 없다 하였다.

민신(民信) 즉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위정자로서의 수신(修身)이 되어 있어야 한다. 즉 위정자로서의 도덕성, 청렴성 등이 갖춰 있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도 국민은 신뢰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수기(修己) 후에 치인(治人)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국정(國政)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도록 하는 데는 위정자의 솔선수범 리더십이 절대 필요하다.

솔선수범 리더십이란 남이 싫어하는 일은 내가 먼저 하고 남이 좋아하는 일은 남이 먼저 하게 하는 것이다. 국가의 정책에 있어서 부득이 국민에게 부담을 주게 되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경우가 있게 된다. 이 때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위정자의 솔선수범 리더십이다. 즉 이순신 장군이 제일먼저 적진 속에 뛰어들어 ‘나를 따르라’하며 앞장서서 병졸의 마음을 움직였듯이 위정자가 제일 먼저 그 부담을 떠안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은 믿고 따르게 되는 것이다. 이 나라 국회의원들이 세비부터 깎고 특권을 내려놓는 것이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솔선수범 리더십 아니겠는가.

▲셋은, 절(節), 다시 말해 절용(節用)이다. 제 나라의 ‘경공’이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 묻자 정재절재(政在節財) 즉 ‘정치의 요체는 재물을 절약하는 데 있다'라고 하였다. 이는 절도 있는 재정운용(財政運用)을 강조한 것이라 하겠다. 국가는 불요불급(不要不急)한 예산을 과감히 줄이고, 국민은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절도 있는 재정운용의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다.

▲넷은, 애(愛), 다시 말해 ‘애민’(愛民)이다. ‘서경 강고 편’에 임금은 백성을 돌보기를 어머니가 갓난아기 돌보듯이 하라(如保赤子) 하였다. 다시 말해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갓난아기는 어머니가 옆에서 자애롭게 보살펴 주어야하는 것처럼 능력이 없는 백성에 대해서는 나라의 힘으로 보살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맹자도 천하의 가장 궁핍한 백성인 환(鰥), 과(寡), 고(孤), 독(獨) 즉 늙은 홀아비와 홀어미, 고아와 늙어서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을 구휼(救恤)하는 것이 인정(仁政)의 시작이라 했다.

이처럼 위정자의 국민 사랑의 정치는 반드시 사회적 소외계층, 사회적 약자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국가의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정책, 가진 자의 ‘노블레스 오블리제’가 바로 오늘날의 애민(愛民)실천 방법의 하나라 하겠다.

▲다섯은 시(時), 다시 말해 사민이시(使民以時)이다. 즉 백성을 동원하여 성을 쌓는 등 나라 일을 시키게 될 때는 가능한 한 농번기를 피하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불가피하게 백성을 부리게 될 때는 백성들의 입장에서 생업에 지장이 되지 않도록 때를 가려서 하라는 것이다. 오늘날 조세(租稅)등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정책을 세우고 집행할 때는 항상 국민의 입장에서 신중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하여 국민에게 최소한의 부담으로 국민의 원성이나 불신을 사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그렇다. 공자가 제시한 정치 5덕목을 한 마디로 말하면 성(誠)이다. 위정자가 진심으로 국민과 나라 일에 정성을 다할 때 국민은 믿고 따를 것이다.

<인문교양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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