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활성에 도움, 생즙 내어 먹어도 좋아

[개망초-1] 소화불량에 효과, 복통·설사 치료

개망초는 민간에서 봄철에 연한 줄기와 잎을 따서 나물로 흔히 먹는다. 살짝 데쳐 소금만 넣어서 먹어도 색다른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다. 살짝 데친 것을 참기름이나 고추장에 무쳐 먹으면 또 다른 맛을 낸다. 그렇게 봄나물로 많이 이용하고, 생리활성에 도움이 되므로 생즙(生汁)을 내어 먹어도 좋다고 했다.

개망초는 봄에 올라오는 새순이 부드럽고 냄새가 향긋하여 봄나물로 인기가 있다. 우리 고장에서는 담배나물이라고도 한다. 너무 흔하다 보니 잡초로 취급 받는 풀이다. 이와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풀인 망초가 있다. 망초와 개망초는 이름은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식물인데 망초는 좀 더 늦게 핀다. 망초는 개망초에 비해 잎이 가늘고 꽃이 작으며 꽃의 개수가 많다. 망초 역시 어린 순을 나물로 먹는다.

개망초란 이름이 왜 붙여졌을까 궁금하다. 망초는 열매에 작은 갓털(冠毛)를 달고 바람에 날려 번식을 한다. 무수히 많은 씨앗으로 그 번식력이 엄청나다. 농사를 지을 밭에 이 풀이 번식을 하면 농사를 망친다 하여 망초(亡草)라 했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다. 게다가 이와 비슷한 개망초도 농사의 터전을 망치는 풀로 여겨 이름에 ‘개’자를 붙여 싸잡아 성가신 풀로 여긴 것이다. 이름 앞에 ‘개’ 자가 오면 '비슷한', '거짓' 등의 비하 또는 무시하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개망초는 그렇게 해서 억울한 이름을 갖게 되지 않았나 싶다.

자세히 보면 개망초꽃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수한 모습이 친근하면서도 예쁘다. 척박한 땅에서도 활발한 번식력으로 잘 살아가는데, 인간의 삶의 터전을 잠식하여 따돌림을 당하고 천대 받는 식물이 된 것이다. 그렇지만 고유의 개망초는 순박하면서 자태가 곱고 예쁜 들꽃인 것이다.

고향이다. 고샅고샅을 돌며 옛날을 추억해 본다. 소꿉친구들은 객지에서 자리를 잡고 살아서 만나 술 한 잔 하기도 쉽지 않다. 어느덧 이순(耳順)을 넘어 손주들을 보듬고 만나야 할 나이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세월은 우리와 상관없이 흘러간다.
하늘에 뭉게구름이 허허롭다. 차가운 구름 위의 하늘색이 처연한 느낌이 든다. 저 빈 공간과 우리 삶이 어떤 관계가 있을까 엉뚱한 생각을 해 본다.

화창한 가을날 온 가족이 조상님을 돌아보며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들판을 거닌다. 앞서 걷는 조카들의 뒷모습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를 말해준다. 다음 세대를 이어줄 중간 입장에서 어찌 살아야할지를 조상님이 말씀하시는 듯하다. 들판에 흐드러진 개망초꽃이 그 분위기를 더해 준다.

<대전시 평생교육문화센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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