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술, 색 … 미혹의 미끼를 항상 경계하라

<여설> 공자께서는 사람의 근본도리이며 남과의 관계에서 지녀야 할 기본 덕목을 충(忠)과 신(信)이라 하였다. 그래서 ‘주충신즉본립’(主忠信則本立) 즉 자기 자신과 남에 대해 ‘진심과 정성 그리고 믿음을 다해야 근본이 선다’라 하였다.

▲ 충(忠)에는 ‘진심’과 정성의 뜻이 담겨있다. 진심이란 무자기(毋自欺) 즉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 다시 말해 양심을 속이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충(忠)이란 자기 자신에게 항상 진실하고 그 진실된 마음으로 남에게 정성을 다하는 것이다. 그 진실된 마음으로 국가와 국민에게 정성을 다하면 ‘충’(忠)이 됨이요, 그 진실된 마음으로 부모에게 정성을 다하면 ‘효’(孝)가 됨이요, 그 진실된 마음으로 자식에게 정성을 다하면 ‘자’(慈)가 됨이요, 그 진실된 마음으로 남에게 정성을 다하면 ‘신’(信)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의 근본 도리이며 남과의 관계에서 지녀야 할 기본 도리를 충(忠)이라 한 것이다.

▲ 신(信)을 자전에서 찾아보면 ‘사람(人)의 말(言)은 心中에서 우러나오는 거짓 없는 것이라는 데서 ‘믿다’의 뜻을 나타낸다’라 하였다. 다시 말해 진심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이라야 신(信)이 되는 것이다. 나아가 말이 행함과 일치되는 언행일치(言行一致)가 되어야 신(信)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心)과 말(言)과 행(行)이 모두 일치 되어야 ‘믿음’ 즉 신(信)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신(信)의 덕목을 지니고 남과의 관계를 맺을 때 신의(信義)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부모, 자식과 같은 혈연관계에 있어서 굳이 신의(信義)가 없다 하더라도 그 관계가 끊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남 즉 지인(知人)과의 관계에 있어서 신의(信義)는 그 관계를 이어주는 끈인 것이다. 붕우유신(朋友有信) 즉 벗과의 관계에서 신의(信義)가 없다면 단 한시도 그 관계를 유지될 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신의(信義)는 남과의 관계에서 지녀야 할 필수 덕목이다. 소인배의 분노는 맑은 호수 물을 온통 흐려 놓지만 성인의 분노는 역사를 맑게 정화시키는 힘을 발휘한다고 하였다. 2500여 년 전 공자는 당시 흐려진 세상에 대해 분노하면서 주충신(主忠信) 즉 ‘충(忠)과 신(信)을 개인과 정치의 근본덕목으로 삼으라’고 질타하신 것이다.

오늘날을 사는 우리 역시 주충신(主忠信)을 실천하지 못하고 스스로가 불충(不忠), 불신(不信)의 삶을 살면서 그러한 정치, 사회를 만들고 있으니 2500여 년 전 공자의 질타가 아직도 우리의 가슴을 때리고 있음이 아닌가 한다.
▲충(忠)은 가운데 마음 즉 중심(中心)이다. 중심(中心)은 본 마음이요, 본 마음은 정심(正心)이다. 이 정심(正心)이 흐려져 사리분별력을 잃게 되는 것을 혹(惑) 또는 미혹(迷惑)이라고 한다.

▲그러면 무엇이 사람의 마음을 혹(惑)되게 하는 것일까? 사람이 지니는 감정이다. ‘공자’께서는 혹(惑)을 이렇게 설명하셨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죽었어도 그를 살리고 싶어 하고 누군가를 미워할 때는 살았어도 그가 죽기를 바라니 이처럼 누군가를 살리려하고 또 죽기를 바라는 것이 혹(惑)’이라 했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다 천명(天命)에 달려있는데 이것을 인간의 감정 즉 사랑과 미움의 감정으로 죽고 살기를 바라는 것이 혹(惑)됨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희(喜), 노(怒), 애(哀), 락(樂)의 감정이 지나치면 마음이 흐려져 사리분별력을 잃게 된다. 즉 혹(惑)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낙이불음(樂而不淫) 즉 즐기되 빠지지 말고, 애이불상(哀而不傷) 즉 슬퍼하되 상처받지 말라’하였다. 사람의 감정도 중용지도(中庸之道)로서 다스릴 줄 알아야 혹(惑)되지 않게 되는 것이다.

▲혹(惑)되지 않으려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본 마음 즉 정심(正心)을 잃지 말아야 한다. 시경(詩經)에 나오는 어느 시 구절에 보면 ‘남자가 본처를 미워하고 다른 여자를 사랑함은 돈 때문만이 아니요, 단지 색다른 여자의 맛 때문이지’라는 내용이 있다. 다시 말해서 새 여자에게 본마음 즉 정심(正心)을 빼앗겨 혹하게 되어 본처를 미워하게 된 것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술을 알맞게 마실 때는 정심(正心)의 상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술이 지나쳐 술이 사람을 마실 지경이 되면 이미 술에게 정심(正心)을 빼앗긴 혹(惑)한 상태가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 주위에는 돈, 술, 색(色) 등 정심(正心)을 잃게 하는 혹(惑)의 미끼들로 가득 차 있다. 미혹에 빠지면 정심(正心)을 잃게 되고 정심을 잃으면 욕(辱)됨으로 이어지니 항상 혹(惑)의 미끼들을 경계하고 삼가야 할 것이다.

▲그렇다. 자나깨나 충(忠)과 신(信)을 가슴에 새겨 행하고 또 행하여야 할 것이다. 돈, 술, 색 등 미혹의 미끼를 항상 경계하고 삼가여 정심(正心)을 잃지 않도록 내공을 튼튼히 하여야 할 것이다.

<인문교양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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