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연합⑧
새정치국민회의와 공조체제 속 …영남 박태준 의원 당 총재 선출

1997년 11월 21일 자유민주연합 중앙위원회에서 신임 총재로 선출된 박태준(왼쪽) 의원이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총재, 자유민주연합 김종필 명예총재와 손을 맞잡고 15대 대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중앙선관위 제공

자유민주연합은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시작된 새정치국민회의와의 공조체제를 1997년까지 유지했다. 국회 활동에 있어 공동으로 여당에 대응하는 한편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야권 단일후보를 내세웠다. 그 결과, 1997년 3월 5일 실시된 인천 서구와 수원 장안구 보선에서 단일후보인 새정치국민회의 조한천, 자유민주연합 이태섭 후보가 나란히 당선되는 성공을 거뒀다.

이러한 양당 공조는 제15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 단일화와 연합 논의로 확대됐다. 계속된 협상 결과, 양당은 1997년 10월 27일 내각제 개헌을 전제로 한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합의 내용은 대통령 선거 단일후보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를 내세우는 한편 김종필 자유민주연합 총재가 차기 공동정부의 국무총리를 맡고 각료 배분 및 지방선거 공천 등에서 동일한 지분을 보장한다는 것, 그리고 1999년 말까지 내각제 개헌을 완료하고 대통령직과 총리직을 우선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는 것이었다. 양당은 11울 3일 야권 후보 단일화 합의문 선언 및 서명식을 가졌다.

후보 단일화를 이룬 자유민주연합은 대선 승리를 위한 또 다른 선택으로 박태준 의원을 영입했다. 과거 민주자유당 대표를 역임한 박태준은 당내 계파 갈등 속에 1992년 대통령 후보 경선을 거치면서 의원직을 사직했다. 이후 4년여의 공백기간을 거친 그는 1997년 7월 24일 경북 포항북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당선되면서 정계에 복귀했다. 김종필 총재는 대선 후보 단일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박 의원과 접촉, 당 총재직을 제안하며 입당을 권유했고, 박 의원이 이를 수용해 11월 4일 전격 입당했다. 이로써 자유민주연합과 새정치국민회의의 후보 연합은 충청·호남(DJ+JP)에 이어 영남(TJ)이 결합하는 이른바 ‘DJT연합’을 형성하면서 세력을 확대했다.

박 의원 입당 후 자유민주연합은 약속된 총재 추대 문제를 두고 그 형식과 절차에 있어 다소 논란을 벌였다. 애초 당무회의에서 당헌·당규를 고쳐 총재직을 이양하는 계획을 검토했으나 당의 해산이나 합당, 총재 선출은 당무회의에 위임할 수 없다는 조항이 발견되면서 총재 추대 방법을 적법한 공식 절차를 통해 선출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11월 13일 김종필 총재가 총재직을 사임한 후 11월 2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박 의원을 당 총재로 선출하고, 김 전 총재를 명예총재로 추대했다.
 

정리·해설=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자료 발췌=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한민국 정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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