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호에서 우리 민족의 운명은 거시적으로 볼 때 우리의 영토가 중국 대륙까지 뻗쳤던 환국, 배달국, 단군 조선시대를 거쳐 발해가 망할 때까지를 민족 흥성의 시대라 구분하였다. 그 이후 한반도로 영토가 축소된 조선시대를 거쳐 일제강점기, 6·25때까지를 쇠퇴기라 구분하였다. 그러나 이제 우리민족의 국운은 6, 70년대를 기점으로 다시 흥성의 기운으로 들어가고 있고 그 국운 흥성의 정점은 남북통일이 되어 우리 한 민족 문명 문화가 세계를 주도해 나갈 때라고 가설하여 보았다.

또한 그 흥성국운의 열쇠는 바로 3·8선이라 하였다. 지금부터 3·8선이 단순한 전쟁이나 정치의 산물이 아니라 우리 한 민족 운명의 선이요 흥성국운의 열쇠가 된다는 가설을 해 보겠다. ▲하나, 1300여 년 전 ‘원효대사’, 450여 년 전 ‘남사고’가 이미 3·8선을 예언 하였다. 원효대사의 비결서인 ‘원효결서’(元曉訣書)에 보면 孤角分土……三八中分(고각분토……3.8중분)이라는 글귀가 나온다. 고각(孤角)이란 ‘신성동물인 天牛(천우)’의 뿔로서 우리나라 지형을 뜻한다.

그러므로 ‘고각’의 땅 즉 우리나라가 3·8선에서 남북으로 갈라질 것이라는 예언의 뜻이라 할 수 있다. (김중태의 ‘원효결서’에서) 또한 450년 전 조선 명종시대의 학자이며 조선시대 최고의 예언가인 격암 ‘남사고’선생이 쓴 격암유록 40장에 예언시인 38가(三八歌)가 나온다. 그 시(詩)의 한 구절을 파자하여 풀어보면 ‘3·8선에 판문점(板門店)이 생긴다.’는 것을 예언한 내용이 나온다. 또한 시(詩) 내용 중에 ‘동방조선이 3·8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 바라만 보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라는 예언의 대목도 나온다. 이처럼 우리 한반도의 3·8선은 이미 하늘의 뜻에 의하여 예언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역사의돌부리, 국민 힘모아 치워야 할 때

▲둘, 3·8선은 우리 민족의 의지와 관계없는 민족운명의 선이다. 우리역사에 기록된 3·8선의 내력을 살펴보기로 한다. 3·8선의 역사적 사연은 지금부터 420여 년 전인 임진왜란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1592년 임진왜란 때 명나라가 조선을 지원하여 당시 일본이 전세가 불리해지자 일본이 명나라에게 강화조건으로 서울 이남의 4개도를 분할하자고 제안하였다. 이것이 3·8선 역사의 조짐이라 하겠다.

1896년 러시아 황제 대관식에 참석한 일본의 외무대신이 러시아 외무대신에게 3·8도선을 경계로 이북은 러시아가, 이남은 일본이 점령하자고 제의한 바가 있었다. 그 후에도 러시아는 일본의 ‘이등박문’을 초청하여 같은 제안을 하려 했으나 ‘이등박문’이 모스크바로 가는 도중 안중근 의사에게 암살되어 이 계획은 무산되고만 역사적 사연이 있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만약 안중근 의사가 아니었다면 일찌감치 우리는 러시아와 일본에 의해 3·8선을 기준으로 국토가 갈라졌을 것이 아닌가. 지금부터 70여 년 전 미국과 소련에 의해 3·8선이 그어진 역사적 배경과 과정을 살펴보면, 8·15해방이 되기 전인 1945년 7월 27일 독일의 ‘포츠담’에서 연합국 정상들이 만나 일본에 대하여 무조건 항복을 권하였고 한국의 독립을 재확인 하는 선언을 하였다. 그러나 일본은 이러한 연합국 제안을 거부하였고 결국은 이로 인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함으로서 일본이 항복을 하게 된 것이다.

그 후에 소련과 미국이 우리나라에 진군하여 자국의 팽창전략을 위한 분단의 3·8선을 그어 놓았으니 이야말로 우리는 국제정치의 희생물이 된 셈이다. 역사에 가정이 없다 하지만 만일 일본이 그 당시 연합국의 제안에 따라 무조건 항복만 하였더라면 일본이 원폭으로 비참한 항복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고 무엇보다 미국과 소련이 우리나라에다 자기네들의 팽창전략을 위한 3·8선을 그어 놓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로 인해 65년간 이어지고 있는 민족의 분단도 없었을 것이다.

어찌하겠나, 이것이 바로 우리의 의지나 선택과 관계없는 이 나라의 운명인 것을, 이처럼 3·8선의 역사적 사연의 발단은 모두 일본이었으니 일본은 우리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아니겠는가! ▲그렇다, 3·8선은 하늘이 내린 天命의 선이니 그것을 거둬들이는 것도 오로지 天命에 의할 뿐이리라 그리고 그때(詩)는 인간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는 천기(天機)임이다. 그러나 우리민족의 국운은 지금 흥성의 역사로 상승하고 있으니 天命으로 3·8선이 거두어 질 때 하늘은 우리민족에게 새로운 문명 문화를 이끌어 갈 새 지휘봉을 내려 주리라.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흥성의 역사위에 놓여진 이 돌부리를 우리 국민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 치워야 할 때 이다. 저 멀리 보이는 희망봉도 거센 파도를 헤쳐가지 않고는 갈 수 없지 않는가.

-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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