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필자부부는 정말 좋아하는 오향균 전 상임감사 부부와 함께 경기도에 위치한 M골프장에서 동반라운드를 하게 됐다.

그는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상임감사, 국방과학연구소 위촉연구원, 국군정보사령부 사령관, 제8보병사단 사단장, 대한킥복싱협회 수석부회장(WAKO KOREA),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김정일시대 북한군사지휘체계 연구로 박사학위 취득, 미국 알치데 데가스페리 대학원 국제정치학 석사취득, 민간주도로 발족하는 가칭 세종미래포럼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창립·발기대회를 갖고 정치, 경제, 문화, 교육, 사회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분열과 갈등을 극복해 21세기를 주체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자 한다며 창립 취지를 설명했다.

그의 부인 배현숙 여사 또한 남편이 사단장과 정보사령관으로 근무할 당시 평소 남편 못지 않는 투철한 국가관과 사병들에 대해 친자식처럼 사랑과 애정을 주며 배려하는 모습을 여러번 보았고 내조를 아주 잘하는 아름답고 지혜로운 부인이다.

라운드 전날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 염려스런 마음에 1시간정도 일찍 나가서 기다렸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안개가 짙게 끼어 모처럼 하는 동반라운드를 걱정하고 있는데 오항균 전 상임감사부부가 도착했다.

그들 부부가 클럽하우스에 도착 후 5분 정도 지나자 신기하게도 안개는 말끔히 걷혔다.

양잔디라 가을임에도 불구하고 푸른색의 잔디는 붉게물든 단풍들과 어울려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말끔히 걷힌 안개로 초록 카페트에 물감을 뿌려놓은 듯한 예쁜 골프장의 단아한 짜임새의 18홀 골프의 묘미가 무궁무진하다. 산속에 자리한 드넓은 정원인 듯 완만한 지형에 절묘하게 위치한 계곡과 바위, 연인과 데이트하듯 가슴설레는 라운드를 제공하는 에버리지 골퍼를 위한 리조트 코스로 섬세함과 정교함을 즐길 수 있는 여성적인 코스다.

전체적으로 코스는 무난했다. 초록 카페트 같은 양잔디에 적당한 언듈레이션, 무섭지 않은 해저드와 벙커, OB도 잘 나지않는 코스는 무난하다 못해 얌전하다는 느낌이며 아기자기한 멋을 살리면서 섬세함과 정교함이 요구되는 여성적인 코스로 코스이름은 불란서어로 오똔(Automne) 가을이라는 뜻과 이베르(Hiver) 겨울이라는 뜻으로 9홀씩 저마다 난이도와 특징을 지니고 있다.

부인 배현숙 여사가 페어웨이에서 샷을 하는 동안 아이언 미스샷이 2~3회 있었는데 누가 잉꼬부부 아니라고 할까봐 오항균 전 상임감사는 꼭 옆에 가서 이렇게 조언한다. “여보, 오랜만에 운동왔으니 점수에 연연하지 말고 당신이 한 샷이 잘 될때를 기억하면서 즐기세요”한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인다. “잘못한 샷은 잊어요. 알았지요.”하니까 부인께서는 “네, 알겠어요.”라고 대답한다. 골프와 운전은 남편이 부인을 가르치면 안된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다. 왜냐하면 잔소리로 알고 트러블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의 부인 배현숙 여사는 미스샷이 있을 때 남편이 몇 번 원포인트로 레슨을 해주는데 그럴때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네, 알겠어요.”라고 한다. 필자는 종종 결혼주례를 서는데 그때마다하는 이야기가 있다.

지혜로운 부인을 맞이하면 3대가 즐겁다고 주례사에서 이야기를 하는데 배현숙 여사가 정말 아름답고 지혜로운 부인인 것 같다. 왜냐하면 남편이 조언해 줄때마다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 때문이고 정말 내조도 잘하는구나 하는 것을 필자부부는 느꼈다. 필자 부부는 오항균 전 상임감사가 부인에게 한 말이 모든 사물을 긍정적으로 보라는 이야기의 뜻과 느낌으로 받아 들였다.

그가 한 이야기 한마디, “여보, 샷이 잘 될때를 기억하면서 즐기세요.” 우리 모두는 그의 이야기처럼 18홀 라운드를 정말 좋은 느낌과 함께 즐겁고 행복함으로 즐겼다.

-전 세종필드골프클럽 대표이사-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