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 첫 헌혈 이후 사명감 느껴…한 달에 1~2차례씩 총 562회 헌혈

최문희 팀장
‘1979년’, ‘562회’, ‘37년’,‘511매’, 300ℓ.
최문희 충남도 지속가능발전담당관실 개발정책팀장의 헌혈 관련 기록들이다.
지난 1979년 첫 헌혈을 시작한 최 팀장은 현재까지 562회의 헌혈을 했고, 기간만 해도 37년이다. 지금까지 기증한 헌혈증서만 511매, 이제껏 몸에서 뽑은 피만 해도 300ℓ에 이른다. 이는 1.5ℓ 페트병으로 계산하면 200병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다.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는 헌혈은 멀쩡한 혈관에 상처를 내고 피를 뽑아 수혈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환자에게 나눠줌으로써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는 고귀한 희생이다.
하지만 헌혈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겨울철이면 심각한 혈액 수급난에 시달리게 된다.
인간의 힘으로 인공혈액을 만들어낼 수 없고, 의학은 나날이 발전해 사람의 생명을 살릴수 있는 의술은 갈수록 발달하고 있지만 피는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 해결방법은 단 하나. 헌혈자를 늘리는 수밖에 없다.
죽어가는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헌혈은 참으로 소중한 행동이다. 최 팀장은 37년째 생명을 살리는 헌혈을 하고 있다.

그의 생애 첫 헌혈은 고교 재학 시절 학교에 찾아온 헌혈차에서 시작됐다. 헌혈차를 처음 보고 호기심에 가장 먼저 헌혈을 하고 빵과 우유를 받는 것이 마냥 좋았다고 한다. 10년 후인 1989년 충남도청에서 공직에 입문하면서 본격 궤도에 올랐다.
1979년부터 1992년까지 13년간 2개월에 한 차례 헌혈대에 올라 소매를 걷었다. 헌혈은 2개월에 한 번씩 할 수 있지만 혈장 헌혈은 2주에 한 번씩 할 수 있어 이웃사랑 실천은 1개월에 두 차례씩으로 늘렸다.
22일 내포신도시 도청사에 만난 최 팀장은 전날에도 공주에서 헌혈을 하고 왔다고 했다. 헌혈은 그에게 습관이자 버릇이다.

최문희 팀장
아쉬운 것은 내포신도시에 아직 헌혈의 집이 없는 것. 이에 따라 외부 출장이 있을 시, 잠시 시간을 내 헌혈을 하고 올 정도로 그는 사랑 나눔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헌혈을 하고 100회, 200회, 300회, 400회 등 횟수가 늘어나면서 그는 20여 회의 수상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청백봉사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청백봉사상은 1977년부터 봉사와 헌신을 실천하는 등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되는 공무원에게 매년 수여되는 상으로, 공직사회에선 최고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한다.
최 팀장은 도청 공무원들 사이에서 ‘사람 좋다’고 소문이 나있다. 1998년 자신의 골수를 기증했고, 2008년부터는 가슴으로 낳은 아이를 양육하고 있기도 하다.

최 팀장은 “도경이가 첫째 아들 어릴 적 모습과 꼭 닮았다. 사주를 보니 자식이 3명이라고 하더니 이 아이를 만난 것이 천운이 아니겠느냐”라고 웃었다.
그는 헌혈과 관련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내포신도시에도 헌혈의 집이 하루 빨리 들어서면 좋겠습니다. 헌혈은 혈액을 필요로 하는 환자에게는 혈액으로, 수혈이 필요한데 병원비가 부족한 환자에게는 헌혈증서로, 헌혈하는 본인은 정기적인 건강 확인까지 할 수 있는 다다익선의 행동입니다. 헌혈은 절대로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약간의 시간과 관심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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