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硏-부경대 공동…인공 구조물로 음향신호 증폭 성공

송경준 박사
국내 연구진이 전력을 사용하지 않고 인공구조물을 활용해 음파를 대폭 증폭시켜 송·수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자연모사연구실 송경준·허신 박사팀은 부경대 기계공학과 김제도 교수팀과 함께 지그재그 형태의 인공구조물을 통해 음파의 경로를 제어해 음향 신호를 최대 10배까지 증폭시키는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소리의 파장보다 작은 초소형 인공구조물을 지그재그 형상으로 설계하고 외부 음파 신호가 이 구조물을 통해 센서에 전달되도록 했다. 이 경우 구조물을 통과하는 음파의 진행경로가 증가해 공기나 물 등 신호를 전달하는 자연계 매질이 갖지 못하는 고굴절률과 고임피던스(매질 내 속도와 음압 사이의 비율) 특성이 나타나게 된다.

고굴절률과 고임피던스를 동시에 구현하면 음파의 진행속도를 줄여 소리를 작은 공간에 집중시킬 수 있어 음압 증폭이 가능하다. 특히 별도의 전원 없이 인공구조물만 활용해 음압을 증가시킬 수 있어 기존 음향 시스템의 송·수신 감도를 10배 끌어올리는 한편 기존 장비로 감지가 어려웠던 미세 신호까지 감지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인공구조물의 형상을 변화시켜 신호의 증폭률과 공진주파수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호 파장의 10분의 1 수준으로 인공구조물을 제작했기 때문에 초음파 등 파장이 극히 짧은 송·수신 시스템의 초소형화가 가능하다.
송 박사는 “이 기술은 앞으로 초음파와 의료기기, 비파괴검사를 비롯해 플랜트 안전진단 분야, 수중통신 분야 등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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