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해양경비안전서 박경순 과장

인근 산자락의 개나리 가지 끝에 방울방울 꽃망울이 맺힌 걸보니 봄이 온 것 같다. 봄이면 봄 바다의 낭만을 즐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나간다.

반면 바다의 안전을 지키는 해경에게 봄은 긴장의 계절이다. 높은 파도보다도 무서운 게 짙은 안개이기 때문이다.

봄이면 관광객들은 낚시에 대한 환상을 몸소 체험하고자 바다로 나간다. 그들 대부분은 바다 한 가운데서 고기를 잡아 회를 뜨고 매운탕을 끓여 먹을 생각에 여러 가지 위험요소를 안고 바다로 나간다.

해상사고는 육지의 사고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참혹하다. 다행히 정확한 사고위치를 파악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망망대해에서 기관고장이나 암초에 부딪혀서 사고가 났다고 상상해보라. 2010년 경비함정 근무할 때 안개가 얼마나 무서운지 통감한 적이 있다. 앞이 보이지 않으면 인간에게 두려움을 준다는 점을.

바다의 낭만도 좋고 펄펄 뛰는 고기도 좋다. 바다에서의 안전은 바다를 즐기는 사람이 잘 지켜야 한다.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커 순식간에 고립되는 경우도 많아 물때를 확인하고 수시로 주변을 확인하는 등 스스로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구명동의 착용은 물론 정원초과를 요구하는 등 무리하게 낚시 배를 운항해서도 안 된다.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바다 나들이가 사고로 얼룩져서 모두에게 고통을 주어서도 안 된다. 바다의 안전을 책임지는 해경도 더욱 사명감을 가지고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은 두 말할 것도 없다.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봄 바다를 만끽하기 위해선 안전장구를 챙기는 일부터 잘해야 한다.

올 봄엔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모두가 안전한 봄나들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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