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 고성능 클라우드 분산시스템' 개발…페타바이트 시대 열려

온라인상에서 언제 어느 때나 파일을 저장하고 불러올 수 있는 클라우드 스토리지(저장장치)의 저장용량을 간단한 소프트웨어(SW) 설치만으로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클라우드 스토리지의 용량을 크게 키우고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고성능 클라우드 분산 파일시스템 SW’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그동안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는 관련 기술의 대부분을 외산에 의존하고 있어 데이터 저장용량 확보와 유지·관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게다가 외산 제품은 하드웨어와 안에 탑재되는 SW를 일체형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어느 한쪽만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는 게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ETRI가 개발한 기술은 간단한 SW 설치만으로 저장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어 기존 온라인 저장장치를 보다 탄력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은 SW를 여러 대의 컴퓨터에 설치하기만 하면 온라인상에서 대용량의 하드디스크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물리적으로 다른 공간에 있는 각 컴퓨터의 디스크 조각들을 모아 하나의 거대한 단일 하드디스크인 것처럼 가상화하는 방식이다.

컴퓨터 1대에 내장된 하드디스크 1개의 크기는 수 테라바이트(TB, 1TB는 1024GB)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 기술을 적용하면 SW가 설치된 모든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공간이 하나로 합쳐져 수십 페타바이트(PB, 1PB는 1024TB) 용량의 가상 하드디스크로 나타난다고 ETRI는 설명했다.

특히 이 기술을 이용한 가상공간에 사용자가 자료를 업로드하면 원본은 자동 복제돼 일부 컴퓨터가 고장 나도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다. 또 많은 사람이 동시에 접속하더라도 서비스 품질 유지가 가능해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외산 제품보다 40~50% 수준의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다.

ETRI는 지난달 10일 LG유플러스의 ‘U+ BOX’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이 기술을 적용해 성공적으로 상용화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현재 PB급 수준에서 더 확장된 엑사바이트급으로 기술을 강화하는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영균 ETRI 스토리지시스템연구실장은 “엄청난 양의 스토리지 용량뿐만 아니라 12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대규모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도 기술의 품질과 안정성을 확인했다”며 “스토리지 관련 기술 국산화에 따라 적지 않은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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