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성 연구위원

국내 연구진이 혈관의 청소부 역할을 하는 일산화질소를 혈액에 효과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전달물질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조립연구단 이은성 연구위원팀은 유기물질인 카벤을 촉매로 이용, 기체상태 일산화질소를 포집해 고체상태 결합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고체상태 결합물은 열을 가하면 원하는 대로 일산화질소를 분리할 수 있어 치료용 일산화질소를 체내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혈액의 콜레스테롤이나 나쁜 화합물질이 혈관 내막에 쌓여 혈전 같은 응어리가 생기면 혈액이 제대로 흐르지 못해 뇌졸중, 동맥경화, 협심증 등 심뇌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인체는 혈관 확장, 세포신호 전달, 면역 등에 관여하는 일산화질소를 체내에서 만들어 혈관을 청소하는데 나이가 들거나 몸이 약해지면 일산화질소 생성능력이 떨어진다. 일산화질소의 혈관 확장 기능을 활용한 ‘비아그라’와 같은 약물을 통해 일산화질소 생성능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기존 약물로는 심뇌혈관계 환자에게 필요한 일산화질소를 적기에 충분히 공급하는데 한계가 있다.

일산화질소를 몸속 원하는 곳에 전달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하면 혈관과 관련된 질병 치료에 폭넓게 이용할 수 있어 일산화질소 전달물질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공기 중에 노출될 경우 순간 증발해 버리는 일산화질소의 성질 때문에 고체물질로 응집해 약물 안에 가둬놓기가 어려웠다. 중금속 촉매물질을 사용한 일산화질소 응집기술이 개발됐지만 높은 비용과 환경오염 문제가 걸림돌이었다.

연구팀은 질소를 함유한 고리형태 화합물인 N-헤테로고리 카벤을 활용해 일산화질소를 고체상태로 포획함으로써 난제를 풀어냈다. 여기에 열을 가해 일산화질소를 떼어낼 수 있다는 사실도 입증함으로써 체내 전달물질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은성 연구위원은 “유기물질 촉매가 금속 촉매를 대신해 일산화질소 전달에 응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첫 사례”라며 “이를 바탕으로 심뇌혈관질환 치료에 효과적인 다양한 방법을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JACS) 4월 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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