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용 교수, 작곡가 빅데이터 분석

▲ 박주용 교수

KAIST 문화기술대학원 박주용 교수 연구팀은 중세 르네상스부터 현대까지 500년이 넘는 서양 클래식 음악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서양 고전음악의 창작·협력·확산 원리를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아카이브뮤직(ArkivMusic)과 올 뮤직 가이드(All Music Guide)란 세계 최대 음반 정보 사이트에 담겨 있는 6만 4000장의 클래식 음반과 1만 4000명의 작곡가 데이터를 분석해 고전음악 작곡자들의 시대와 스타일이 어떤 패턴을 이루고 있는지 탐구했다.

그 결과 르네상스 시대 작곡가부터 2000년대 현존하는 작곡가까지 수 백 년의 차이가 있음에도 음악가들 사이에는 긴밀한 네트워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작곡자 간 평균 거리는 3.5명에 불과한 좁은 세상을 이루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직접 연결되지 않는 작곡가들끼리도 3~4명만 건너뛰면 연결돼 서로 가깝게 연관돼 있다는 의미다.

이 음악가 네트워크 안에서 각 작곡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곡가에 따라 매우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음악의 아버지인 바흐는 작곡가 1551명, 모차르트는 작곡가 1086명과 연결돼 있는데 작곡가 전체 평균 연결 숫자가 15명인 걸 감안하면 유명 작곡가들이 전체 네트워크에 미치는 영향력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소비자들의 음악적 취향이 고전음악 성장에 영향을 미쳤으며 다른 작곡가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음으로써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이 등장하고 발전했다는 것을 검증했다.
연구팀은 서양 클래식 음악 역사를 관통하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 고전음악 시장은 유명 작곡가들에게 집중되는 동시에 끊임없이 유입되는 새로운 음악가들로 인해 다양성이 유지되는 양면성을 갖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박 교수는 “창작자가 서로 깊게 연관돼 있는 문화의 발전 원리는 그 분야의 구성원 전체를 동시에 보는 게 필요하기 때문에 빅데이터 연구로 풀어내기에 적합하다”며 “고전음악 연구를 바탕으로 회화나 문학 등 다른 문화 분야로의 확장도 가능해 문화 전체의 발전 원리를 연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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