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硏 '화학분자 교환법' 제조공정 개발 …20.1% 효율 구현

 석상일 박사
국내 연구진이 제조 단가가 저렴하지만 효율이 낮았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을 상용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석상일 박사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 향상을 위해 화학분자 교환법이란 새로운 제조공정을 개발, 세계 최초로 20.1%의 효율을 구현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저널인 사이언스(Science) 5월 21일자 익스프레스판에 게재됐다. 익스프레스판은 정식 출판되기 전 시간을 다퉈 미리 알려야만 하는 중요한 논문들만 편집자가 특별 선정해 미리 온라인으로 출판하는 형태로 향후 사이언스 온라인판과 저널에도 실릴 예정이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부도체·반도체·도체의 성질은 물론 초전도 현상까지 보이는 특별한 구조의 금속 화합물이다. 태양전지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실리콘 태양전지는 효율이 높지만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고가인 문제가 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제조 단가가 저렴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주목받고 있지만 효율이 낮아 상용화하는데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2012년부터 무·유기물을 화학적으로 합성한 태양전지 소재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보다 효율이 높은 무·유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합성하는데 성공하고 지난 1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신규 페로브스카이트 조성을 설계·합성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소재를 적용한 태양전지 효율은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약 20%)와 비슷한 수준인 18.4%의 광전변화 효율을 냈다.

연구팀은 한 발 더 나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추가 효율 향상을 위해 화학분자 교환법을 이용해 태양광을 더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고품질의 박막을 제조했다. 화학분자 교환법은 서로 다른 화학분자가 순간적으로 교환될 수 있는 공정으로 결함이 적고 결정성이 우수한 화학물질을 제조하는 방식이다. 용액공정을 이용해 대규모로 제작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 공정으로 제작된 태양전지는 상용화된 실리콘 태양전지와 맞먹는 광전변화 효율 20.1%를 기록, 미국 재생에너지연구소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증 받았다. 석 박사는 “미래 신재생 에너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이 공정기술은 대규모 연속공정에 쉽게 적용할 수 있어 빠른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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